남양주시, 부영 눈치 보나...고발 장담했지만 검토조차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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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시, 부영 눈치 보나...고발 장담했지만 검토조차 안해
  • 박주범
  • 승인 2021.06.0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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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0일 발생한 남양주 다산동 주상복합 도농 부영애시앙 화재 피해 복구가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주무 관청인 남양주시와 시장이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조광한 남양주시장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화재 발생 일주일 후인 지난 4월 18일 화재와 관련해 "책임 소재가 분명한 건설사가 (피해 대책에) 미온적이다. 시 대책회의 등을 통해 부영에 대한 '형사고발'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영은 화재 발생 이후 이재민들을 소홀히 하는 등 부도덕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공익을 위해 주저하지 않고 강경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남양주시는 부영 고발 방침을 철회한 것으로 밝혀졌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고발 검토 등 진행된 사항은 없다. 피해자분들의 복귀가 우선이며, 부영을 고발하면 오히려 (피해자분들의) 협상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전했다. 이어 "대책회의는 내부에서는 열리지 않았고 현장에 나가서 살펴본 게 전부"라고 말했다.

조 시장의 호언장담이 무색할 정도로 시는 관망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 시장은 지난해 5월 관내 육교를 무단 철거한 건설사를 형사고발할 정도로 시민 피해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보인 점과 비교하면 부영 고발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건물이 패쇄되는 바람에 피해상인들이 지내고 있는 텐트들
건물이 패쇄되는 바람에 피해상인들이 지내고 있는 텐트들

정의당 장형진 남양주 지역위원장은 "시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 피해상인들과 소통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부영을 고발하지도 않겠다는 것은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소방청에 화재 관련 자료를 요청했을 때 소방청에서 '이 지역구도 아닌데 왜..'라고 의아해했다. 남양주 국회의원도 시장도 이번 화재에 관심이 없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전했다.

정 위원장은 '정의당이 부영이나 시 등에 피해자들을 대신해 보상 등을 요구할 수 있지 않나"라는 질의에 "피해자들이 당에 요청을 하면 함께 하는 것을 충분히 고려할 예정"이라며, "다만 요청하지 않았는데 나서면 오히려 협상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부영은 현재 아파트 입주민 피해자들과 보상 협의를 마친 상태다. 하지만 생계를 이어가야 할 피해상인들과의 협상은 한발짝도 나아가지 않고 있다. 피해상인들은 화재로 인한 건물 폐쇄로 장사를 하지 못하고 있어 하루 하루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다.

상가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협의에 진척이 없다. 지난 1일 집회를 했으나 부영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주까지 답변을 기다린 후 앞으로 1인 시위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크게 원하는 게 아니다. 합리적인 보상과 빠른 복구를 통해 하루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영은 협상할 의지가 없다. 최근 건물 내 철거와 공사를 할테니 우리에게 동의해달라고 했다. 보상책은 일절 제시하지 않고 자기네가 원하는 것만 받으려고 한다. 이게 무슨 협상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부영 관계자는 "입주민들과는 합의를 했지만 상가분들과는 현재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만 답했다.  

최근 파악한 바로는 남양주 시청의 일부 공무원들은 피해주민과 상인들이 지원금 등을 받게 하려고 동분서주하고 있어 많은 관련자들이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앞장서 시민들의 고충을 처리해야 할 조광한 시장이 애초 장담한 것과 달리 피해 회복과 협상 상황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모습을 일각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편 남양주 도농 부영애시앙 화재는 지난 4월 10일 상가 1층 한 식당 조리기구에서 발생해 아파트 30여 곳, 상가 40여 곳에 피해를 입혔다. 현재 건물이 폐쇄되는 바람에 상가 140여 곳이 영업을 하지 못해 상인들과 그 가족들의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다.

사진=YTN보도 캡처, 남양주시 홈페이지, 사진 DB

박주범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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