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일한 케이뱅크 서호성대표, 직원보다 스톡옵션 '224배' 더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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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일한 케이뱅크 서호성대표, 직원보다 스톡옵션 '224배' 더 챙겨
  • 박주범
  • 승인 2021.07.2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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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대표 90만주, 일반 직원 평균 4019주
행사조건도 차별...임원은 월별, 직원은 연별
케이뱅크 서호성 대표이사(왼쪽)과 서울 을지로 본사 전경/ 사진=케이뱅크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최근 임직원들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하면서 대다수 직원보다는 일부 임원들에게 대부분을 몰아줘 회사 직원들 사이에서 형평성 문제로 불만이 팽배하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케이뱅크는 서호성 대표이사를 포함해 임직원 321명에게 스톡옵션 300만주를 부여했다고 공시했다.

서 대표이사가 90만 주를 받았고, 김기덕 마케팅본부장이 18만 주, 장민 경영기획본부장이 10만 주 등 임원 9명에게 85만 주가 부여됐다. 임원 1인당 평균 부여 주식 수는 9만 4444주이다.

일반 직원 311명에게는 총 125만 주가 부여돼 1인당 평균 4019주이다. 서호성 대표이사는 일반 직원의 224배, 임원은 평균적으로 23.5배를 더 부여 받은 것이다.

케이뱅크는 2017년 4월에 출범했다. 최근에 입사한 직원을 고려해도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최소 2~3년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스톡옵션을 받은 대표이사 등 임원 10명 중 9명이 올해 입사했다. 서호성 대표이사는 올해 2월, 이풍우 본부장은 3월, 차대산 본부장과 한진봉 P&O는 각각 5월에 케이뱅크에 새로 합류했다.

양영태 전략투자총괄를 제외한 이들 9명의 대표이사와 임원의 총 근속기간을 합하면 37개월이다. 1인당 평균 4.1개월 근무한 셈이다. 수 년을 근무한 사람은 4000여 주 받고, 4개월 남짓 일한 사람은 90만 주에서 8만 주를 받았다.

케이뱅크 서호성 대표이사의 스톡옵션 행사 공시 내용
케이뱅크 서호성 대표이사의 스톡옵션 행사 공시 내용

케이뱅크 관계자는 "더 많은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려고 했으며, 이번에는 성과보상이라는 의의도 있지만 동기부여 측면도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임직원 보상 프로그램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몰빵' 부여에 그치지 않고, 2년 후 스톡옵션을 행사할 때의 조건에도 직원과 임원 간 차별이 있다는 점이다.

모든 스톡옵션은 부여일부터 2년이 지난 2023년 7월부터 3년간 균등 행사할 수 있다. 행사 시작일까지 재직해야 하며, 회사가 자기자본 2조 원, 법인세차감전이익 1000억 원 이상을 달성해야 행사할 수 있다.

그런데 대표이사를 비롯해 임원들은 행사일 이후 퇴직하면 근무한 개월수에 따라 잔여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일반 직원들은 3년 연간 분할 받는 조건으로 중간에 퇴직하면 그 직전 연도 스톡옵션 권리까지만 행사할 수 있다. 만약 어느 해 행사일이 7월 9일일 때 스톡옵션을 위해서라면 가급적 7월 10일에 퇴직해야 최대한 챙길 수 있다. 7월 8일 퇴직은 최악이다.

케이뱅크 직원들은 온라인 익명게시판을 통해 '앞으로 임원들이 말할 때 그만한 가치를 가졌는지 잘 지켜볼 것', '비루한 직원들이 감히 임원분들 건드리면 안되죠' 등의 불만을 쏟아 내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케이뱅크 임직원은 370명이다. 지난 5월 입사해 2개월 근무한 임원들에게 8만 주를 줬다면 370명 전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해야 '보다 많은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주려고 했다'는 케이뱅크의 설명이 말이 된다.

회사의 형평성 잃은 정책과 앞뒤 맞지 않는 해명을 들은 케이뱅크 직원 중 어느 누가 회사에 로열티를 갖고 일할 것인지 의문이다.

박주범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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