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학교폭력 피해자 父 "아이 자다가 소리 지르며 깨…협회 회장은 덮자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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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학교폭력 피해자 父 "아이 자다가 소리 지르며 깨…협회 회장은 덮자고 하더라"
  • 김상록
  • 승인 2021.08.2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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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1 캡처
사진=KBS1 캡처

경북 예천의 한 중학교에서 양궁부 선배 학생이 후배의 등에 활을 쏴 상처를 입히는 일이 발생했다. 피해 학생의 아버지는 "(아이가) 잠을 자다가도 소리 지르면서 깬다"며 상담 치료를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피해 학생의 아버지 A 씨는 23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상처는 아물고 많이 좋아졌지만 정신적인 고통은 아직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피해 학생의 상처에 대해 "척추에서 1cm 정도밖에 안 떨어져 있다. 옷 사이로 정확하게 구멍을 뚫고 들어온 것"이라며 "하루종일 코치한테도 얘기 안 하고 그 몸으로 훈련을 다 하고 저녁에 들어욌다. 선배가 무서우니까 누구한테도 말을 못한 것"이라고 했다.

A 씨는 "저희 아들이 가해 학생에게 '새끼야'라는 욕을 했다고 한다. 설령 욕을 했다고 해도 어떻게 사람한테 활을 쏘나. 나중에 자기가 거짓말 한 거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 이유가 없다고 한다. 심심하다고 그동안 애들을 하루도 빠짐없이 거의 매일 괴롭힌 것"이라며 "때리고 활을 쏘고 애 발목을 잡고 빙빙빙 돌려서 던진다"고 주장했다.

진행자인 김현정 아나운서가 "공론화한 후에 주변의 다른 피해학생들이 나타났나"라고 묻자 A 씨는 "안 그래도 뭔 일이 있으면 자기들도 다 증언하겠다고 했다. 전화로 위로해주셨다"고 했다.

A 씨는 양궁협회가 이런 상황에 대해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그는 "도대체 협회라는 데가 뭐 때문에 존재를 하나. 회장이라는 사람은 그 상황에서도 이렇게 축제 분위기인데 분위기 흐려셔야 되겠냐고 그냥 묻고 넘어가자고 했다"며 "어느 날 제가 찾아갔더니 우연치않게 만난 자리에서 그렇게 얘기를 했다. 그냥 덮고 넘어가자는게 제일 좋다더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학교 측에서도 더 신경써야 한다. 지금 이런 코치들 밑에서 양궁을 배우고 있는 꿈나무들이 있다는 게 정말 안타깝다"며 "지금 청와대 게시판에도 글이 올라와 있는데 학교폭력 뿌리 뽑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아나운서는 A 씨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만약 가해자 측의 반론이 있다면 그 역시 저희는 문을 열어놓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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