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 '골라태우기' 정황 확인…평일 단거리 호출 성공률 23%-장거리는 54%
상태바
카카오택시 '골라태우기' 정황 확인…평일 단거리 호출 성공률 23%-장거리는 54%
  • 김상록
  • 승인 2022.02.24 0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카오택시가 승객을 골라 태우는 것으로 일부 확인됐다. 그간 짧은 거리를 이동하거나 요일, 시간에 따라 카카오택시 호출이 잘 안된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서울시는 지난해 10~11월 카카오택시 운행 실태 조사를 한 결과, 목적지에 따라 택시 기사가 승객을 골라 태우는 정황이 일부 포착됐다고 23일 밝혔다. 카카오택시는 택시 플랫폼 시장에서 9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평일 밤시간대에 도심에서 비도심으로 가는 단거리’ 통행의 호출 성공률이 23%로 가장 낮았다. 같은 조건에서 장거리를 이동하는 경우에는 호출 성공률이 54%로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서울시는 "택시 승객이 많은 평일 밤 시간대에 장거리 승객일수록 호출 성공률이 높다는 것이 실태조사를 통해 실제 확인된 것"이라며 "'카카오택시'가 승객 목적지를 기사에게 제공하는 것이 골라태우기와 관련이 있다고 의심이 가는 대목"이라고 했다.

카카오택시로 일반택시를 호출해 배차 성공된 건을 분석한 결과, 장거리(81.8%)보다는 단거리(66.4%), 주말(88.1%)보다는 평일(63.3%), 아침(79.0%)‧저녁(83.2%)보다는 밤시간대(58.6%)일수록 호출 성공률이 낮았다. 목적지별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태 조사를 자문한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장거리 호출 성공률이 높고 단거리는 낮은 점, 밤시간대 호출 성공률이 낮고 배차실패횟수도 타 시간대보다 높은 점을 고려할 때 목적지를 보고 골라 태운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도 "단거리 호출 실패율이 장거리보다 높은 것은 승객 골라 태우기를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택시 유형별 호출 성공률.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최근 택시업계에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카카오택시의 자사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에 대한 실태조사도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일반택시를 호출해 배차에 성공한 경우 중 약 39%는 가맹택시(카카오T블루)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평일보다 주말, 장거리보다는 단거리, 저녁‧밤보다는 아침일수록 가맹택시의 배차 비율이 높았다. 

승객이 많은 '평일 밤시간대 도심에서 비도심으로 가는' 호출의 경우 가맹택시 비율이 16.7%로 가장 낮은 반면, 승객이 상대적으로 적은 '주말 아침 도심에서 도심으로 가는' 호출은 86%로 가맹택시 배차 비율이 가장 높았다. 

서울시는 "택시업계에서 제기하고 있는 것과 같이 일반호출시 일반택시가 아닌 가맹택시가 배차되고 있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며 "다만, 카카오택시의 배차 알고리즘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콜 몰아주기'에 대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시, 카카오모빌리티, 정부 등 각 주체별 개선방안을 마련해 추진한다.

호출 성공률이 가장 낮아 택시잡기가 어려운 평일 밤시간대의 경우 택시 부족 요인도 있는 만큼, 택시 공급 확대를 위해 부제해제, 전기택시 보급확대 등 시 차원의 다양한 대책을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다. 카카오택시에는 승객의 목적지를 구체적인 위치가 아닌 자치구 단위까지만 포괄적으로 표출하고, 장기적으로는 목적지를 미표기하는 내용의 단계적 개선방안을 올해 초 요청했다.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의심을 해소하기 위해 승객이 일반호출을 했을 때 우선 일반택시가 호출을 받을 수 있는 시간(5분)을 주고, 이후 가맹택시에도 콜을 주는 방식도 요청했다.

아울러 카카오택시 콜 몰아주기를 조사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번 실태조사 자료를 제공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에는 가맹‧중개택시 인‧허가 등 관리 권한을 시도지사에 위임해줄 것을 건의하고, 가맹‧중개 택시 사업 분리, 목적지 미표기 등 제도개선을 요청할 예정이다. 

백호 도시교통실장은 "카카오택시는 택시 플랫폼 시장의 90% 가까이를 점유할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만큼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택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민들의 택시 이용 편의 증진과 공정한 택시산업 발전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관련기사
더보기+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