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부부, "물을 찾기 위해 모이자 그들은 우리를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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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부부, "물을 찾기 위해 모이자 그들은 우리를 쐈다"
  • 박주범
  • 승인 2022.03.2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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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니아와 드미트로 쉬베츠 부부는 지난 18일 마리우폴에서 탈출했다./ 사진=CNN 캡처
타니아와 드미트로 부부는 지난 17일(현지 시각) 마리우폴에서 탈출했다./ 사진=CNN 캡처

우크라이나 정부가 남동부 주요 교전지이자 요충지인 마리우폴에서 철수하라는 러시아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22일(한국 시각) CNN은 마리우폴에 거주하는 한 부부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부부인 드미트로와 타니아 쉬베츠는 마리우폴의 한 지하실에서 부모와 7살 딸과 숨어 지냈으며 지난 17일(현지 시각) 이 도시를 탈출했다. 그들의 부모는 피란하지 않고 현지에 남았다.

우크라이나 북동쪽 도시인 드니프로로 도망친 타니아 부부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폭격으로 마리우폴이 지도에서 사실상 사라졌고 우크라이나의 다른 도시들도 같은 운명에 직면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거기에는 더 이상 도시나 마리우폴은 없다. 주거용 건물은 단 한 채도 남아 있지 않다. 그곳에는 10%의 사람들만 남았다. 돈 없는 퇴직자나 차가 없어 탈출할 수 없는 사람들 그리고 걸을 수 없는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타니아가 지하실에서 쓴 일기에는 '3주 동안 목욕을 하지 않았고 양동이와 가방을 들고 화장실에 갔다'고 적혀 있을 정도로 주변 상황은 상당히 열악했던 것으로 보인다.

부부 가족들은 지하실을 나온 순간은 음식과 물을 찾을 때나 러시아 포병에 사망한 이웃을 매장하기 위한 때일 뿐이라고 밝혔다.

드미트로는 "문제는 우리 도시에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 모바일도 인터넷도 없다. 모든 것이 끊겼다. 가스 공급, 수도 공급, 조명..."이라며 "공원에서 장작을 가져와 불을 지피고 이웃과 음식을 나누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전했다.

부부는 러시아군이 음식, 물이나 약을 사기 위해 줄을 선 민간인들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러시아군이 우리를 죽이고 있었다. 우리가 물을 찾기 위해 모이면 그들은 우리를 쐈다"라고 말했다.

박주범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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