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 사라진 영연방의 미래 불투명, 촬스 3세 가능할까? [kdf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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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 사라진 영연방의 미래 불투명, 촬스 3세 가능할까? [kdf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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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9.19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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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가 19일(현지시간) 영원한 안식에 들면서 영연방(Commonwealth of Nations)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세계 많은 나라가 추모했지만 이미 일부 영연방 국가들 사이에서는 연방 탈퇴와 공화국 전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외신들은 앞다퉈 영연방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여왕에 대한 공식적인 애도가 끝나면 영연방의 미래에 대한 논의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952년 즉위 후 여왕은 영국과 영국의 식민지였던 독립국 56개국으로 구성된 영연방의 강력한 구심력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영국은 차츰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잃었고 패권국의 모습도 퇴색했다.

(좌로 부터) 영연방 왕국 15개국과 생전의 여왕과 촬스 황태자, 여왕 장례식이 진행된 웨스트민스터 사원, 케냐의 '마우마우 봉기'를 무력 진압했던 영국. 연합뉴스

이에 옛 식민지국들은 여왕의 죽음에 조의를 표하면서도 과거 식민지배의 아픔을 상기하는 전환점을 맞고 있다. 특히 카리브해 국가에서는 영국 왕을 수장으로 하는 입헌군주제를 폐지하고 노예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배상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해 바베이도스가 독립 55년 만에 처음 대통령을 선출한 데 이어 자메이카, 바하마, 벨리즈에서도 군주제를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메이카에서 지난달 시행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6%가 영국 왕을 원수로 삼는 군주제의 폐지에 찬성했다. 카리브해 섬나라 세인트루시아 총리를 지낸 앨런 채스터넷은 로이터에 "공화국이 되는 것을 확실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앤티가 바부다도 3년 내 군주제를 폐지하고 공화국으로 전환할지를 묻는 국민투표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케냐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지역 영연방 국가들에서도 제국주의 군주였던 여왕의 모습을 반추하는 분위기다. 특히 여왕 통치 시기였던 1950년대 '마우마우 봉기'가 일어난 케냐에서는 유족을 중심으로 영국에 대한 책임 논쟁이 심화하고 있다.

1960년까지 지속된 이 독립 투쟁으로 약 1만5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100만 명이 넘는 케냐인들이 집단수용소에서 고문과 강간 등 인권 유린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작가인 시포 흘롱과네는 아파르트헤이트 시절 상당수 정책이 영국에서 유래했고 오늘날 빈부격차는 대체로 인종에 의해 나뉘었으며, 영국인과 그 후손이 여전히 남아공의 광산 산업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왕의 타계를 계기로 대영제국 시절 약탈한 보석을 본국에 돌려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여왕의 서거 소식과 함께 영국 왕실이 소유한 105.6 캐럿짜리 다이아몬드 '코이누르'가 영국이 인도에서 훔친 것이라며 이제 원래 주인한테 돌려줘야 한다는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다. 코이누르 다이아몬드는 역대 영국 왕비의 왕관을 장식해왔다.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중 하나로 '아프리카의 거대한 별'로 불리는 컬리넌 다이아몬드도 또 다른 논쟁거리다. 컬리넌 다이아몬드는 1905년 남아공 백인 소유의 광산에서 발견돼 현지 정부가 사들였고, 이후 영국 국왕 에드워드 7세의 생일에 맞춰 선물로 건네져 영국 왕실 소유가 됐다.

마야 재서노프 하버드대 역사학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여왕은 떠났고, 제국주의 군주제도 끝나야 한다"며 "후계자인 찰스 3세는 여왕의 역할이 세습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호주에서도 여왕의 서거를 계기로 군주제 폐지 논의가 불붙는 추세다. 현지 언론은 영국에서도 군주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애정이 갈수록 퇴조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여왕의 뒤를 이은 찰스 3세는 여러모로 어머니보다 카리스마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故다이애나에 대한 국민의 사랑도 여전한 상태다. 

찰스 3세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미약하기에 이참에 군주제를 폐지하자는 공화주의자들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린다. 영국의 정치운동 단체 '리퍼블릭'의 그레이엄 스미스 대변인은 가디언에 군주제 철폐의 분위기는 여왕의 장례식을 전후해 많이 가라앉겠지만 머지않아 왕실의 장래에 관해 새로운 차원의 논의가 진행되면서 되살아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한국면세뉴스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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