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의 유족이 일부 악성 댓글에 대해 "같은 공기를 마시고 같은 공간을 살고 있는 시민들이 맞나 싶을 정도"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피해자의 큰아버지인 A 씨는 20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악성댓글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대응하실 예정이라고 들었는데 이런 비극적인 사건에도 피해자에 대한 악성 댓글이 달리나"라는 질문을 받자 "혹시 별다른 기사가 있나 싶어서 검색을 하다 보면 한 번씩 악성댓글이 나온다"고 답했다.
이어 "한녀, 한녀 하면서 한녀가 죽는데 무슨 이유가 있느냐, 이런 식으로. 너무 가슴 아프다"라며 "정말 같이 이렇게 숨 쉬고 있는 시민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악성 댓글들이 한두 개씩 보이더라. 대부분은 많은 선플을 해 주셨는데"라고 전했다.
또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까 여러 가지 폭력적인 대응을 남자 직원이 한 것 같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상훈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에 대해서는 "마주치면 드잡이라도 하고 싶은데 초기에 언론에서 약간 왜곡된 보도를 했기 때문에 그 여론을 바탕으로 이 사람들이 잘못된 인식을 갖고 그런 발언을 했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그는 "둘이 사귀다가 깊은 관계를 가졌던 영상을 확보하고 얘가 그걸로 협박을 하지 않았겠느냐. 그런데 지금 계속 확인된 바로는 그게 아니고 역 구내에서 일어난 불법 촬영물로 이렇게 협박을 했다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며 "같은 역에서 근무할 때 이 친구가 여자 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했는데 그거를 조카가 최초 발견해서 경찰에 신고했다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최초 일간지 보도에서는 둘이 어떤 은밀한 공간에서 이루어진 촬영물을 가지고 협박을 했다는 식으로 이렇게. 확인된 기사인지 추측성 기사인지는 모르겠다"며 "어디에서도 아직까지 그런 부분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그런 보도를 하면 일반적인 사람들이 선정적인 상상 내지는 인식으로 해서 그런 망언이 나올 수밖에 없었지 않냐"라고 지적했다.
A 씨는 "일반 시민이 해도 말이 안 되는 얘기인데 정책을 다루는 시 의원 입장에서 그런 얘기를 했다는 게 한편으로는 측은한 생각이 든다"며 "어떻게 저런 인간이 저런 자리에 앉아서...정말 한심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A 씨는 이 시의원을 상대로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