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지 모르는 대통령과 국민의힘[안창현의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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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지 모르는 대통령과 국민의힘[안창현의 돋보기]
  • 한국면세뉴스
  • 승인 2022.09.2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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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미국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주최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떠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주변 참모진을 향해 ‘(미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과 자막을 달아 보도한 MBC를 향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여권 주변에서 이슈를 키우며 확전이 불가피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대통령실에서 출근길 약식회견을 통해 미국 순방 시 막말과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논란이라기보다 제가 이렇게 말씀을 드리겠다”며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상 김은혜 홍보수석과 일부 여당 의원들이 미국 의회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것이 아니라 우리 국회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발언이라는 해명과 같은 맥락이어서 앞으로도 논란과 파장은 더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ㆍ미국ㆍ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지난 24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과 차례로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거기에 국민의힘 이종배 서울시의원은 이날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허위 방송한 MBC 박성제 사장, 편집자, 해당 기자 등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한다”며 “국익을 위해 순방 중이던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사실확인을 거치지 않고 특정 자막을 넣어 단정적으로 보도한 것은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의 고의가 있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폈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이 모닥불에서 산불로 번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

엉겁결에 비속어 논란의 대상이 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도청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비속어 발언 논란 후 대통령의 ‘핫 마이크’는 ‘먹통’이 되었다”며 “귀국길 기내 기자간담회도 생략하고, 실무진이 브리핑하던 순방 평가도 3장짜리 서면으로 대체했다. 온 국민은 대통령의 진솔한 사과를 기대했지만, 대국민사과는 끝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윤석열 정부의 실수와 무능도 큰 문제지만, 보다 심각한 것은 국민과 야당을 상대로 한 ‘거짓과 기만’”이라며 “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다는데,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겹겹이 거짓말’로 ‘불신’이란 감당 못 할 빚을 국민께 안겼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대통령의 실언에 대해 정쟁할 의사가 추호도 없다.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실과 여당이 나서서 국민의 청력을 시험하며, 사슴을 말이라고 우기는 행태를 반복했다”며 “이번 순방의 총책임자인 박진 외교부 장관을 즉각 해임하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1차장, 김은혜 홍보수석 등 외교안보 ‘참사 트로이카’를 전면 교체할 것”을 촉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만약 오늘까지도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무너진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대한민국 외교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내일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미국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주최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통령과 여당이 막말과 비속어에 대해 사과 한마디면 모든 논란이 수그러들 수 있는데도 대통령조차도 사실과 다른 보도라고 공표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표방하며 언론을 향해 전쟁을 선포함으로써 논란은 언론과 야당을 향한 대통령과 여당의 진실 공방을 넘어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달으며 결국 어느 한쪽은 치명상을 입을 공산이 커졌다.

이는 물 한 바가지면 쉽게 진화할 수 있는 불씨에 기름을 붓고 부채질까지 해 불씨를 대형 산불로 키운 격이어서 앞으로 내달 초에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대통령과 정치권이 비속어 논란으로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지 모르는 격’으로 정신을 못 차리는 동안 한국경제는 안팎에서 악재에 시달리며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31.3원으로 마감돼 지난 2008년 외환위기 이후 13년 6개월 만에 1,430원을 돌파했고 코스닥은 692.37로 5% 이상 폭락했으며 코스피도 2220.94로 3% 이상 주저앉은 채 마감돼 국내 금융시장이 붕괴 조짐을 보이며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외교 안보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임계점에 다다른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된 경제 위기의 쓰나미를 어떻게 극복할지 시험대에 올랐다.

지금은 막말과 비속어로 시간과 정력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언론을 향한 비생산적인 진실 공방의 선전포고를 당장 멈추고 국민 앞에 비속어 발언에 대한 즉시 사과와 함께 야당과의 협치를 통해 경제 위기라는 국난 극복에 힘을 모아야 한다.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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