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큰 두 팀의 축구 경기 후 양측의 극렬 팬 클럽 간 폭력 사태로 최소 127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1일(현지시각) 발생했다.
CNN과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경기는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말랑 리젠시의 칸주루한 스타디움에서 홈팀 ‘아르마 FC’와 원정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 간의 경기가 끝나고 나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레마 FC 홈팀이 원정팀 페스세바야 수라바야에 2-3으로 패한 뒤 이에 흥분한 아레마 서포터스 수천 명이 경기장으로 난입했고 상대편 응원단도 이에 발끈해 경기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이 과정에서 현장에 있던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고 이에 당황한 일반 관람객들은 경찰의 진압과 폭력 사태를 피해 좁은 출구 쪽으로 몰리며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말랑 리젠시 당국자는 “인파가 서로 깔리고 질식하면서 사망자가 다수 나왔다”며 “수백 명은 다쳐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축구 협회(PSSI)는 이번 참사로 아레마 FC의 남은 시즌 경기를 모두 취소했으며 앞으로 치르게 될 경기도 잠정 중단했다.
PSSI 회장 모캄아드 이리아완은 2일 성명에서 "이번 폭력 사태로 인도네시아 축구의 명예가 실추됐다"며 "칸주르한 경기장에서 아레마 서포터즈의 과격한 행동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희생자 가족과 모든 당사자에게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PSSI는 즉시 조사팀을 구성하고 폭력 사태를 주도한 클럽과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진=CNN 뉴스 캡처
민병권 기자 kdf@kdf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