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게 술 권하는 현혹 주류마케팅 [안창현의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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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에게 술 권하는 현혹 주류마케팅 [안창현의 돋보기]
  • 한국면세뉴스
  • 승인 2022.10.1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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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깡 맥주’, ‘사이다 맥주’, ‘죠리퐁 막걸리’

내로라하는 식품 대기업들이 주류업계와 손잡고 청소년에게 술을 권하는 마케팅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주류업계는 농심의 새우깡,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 오뚜기의 진라면, 파리바게뜨, 크라운제과의 죠리퐁, 대한제분의 곰표 등 청소년에게 친근한 식품, 생필품, 캐릭터, 게임 등과 함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 협력, 협업)하는 주류마케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과도한 마케팅이 청소년에게 자칫 음주를 미화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국회의원(서울송파구병, 보건복지위원)은 지난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현장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에게 ‘사이다 맥주’, ‘새우깡 맥주’ 등 친근한 식품을 활용한 맥주 캔들을 직접 보여주면서 “청소년에게 음주에 대한 친화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현장 원장은 “신주류 마케팅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협업 상품이나 연예인을 동원한 새로운 마케팅들이 앞서가면 저희가 뒤따라가는 상황”이라며 “현재 이 부분에 대한 규제 법안도 없고 예산도 많지 않아 애로사항이 크다”고 토로했다.

남인순 의원은“국민건강증진개발원 원장으로서 보건복지부 및 재정당국과 함께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면서 음주 폐해 예방 예산과 인력을 확충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현재 일반 음식점에서 물병, 앞치마 등에도 주류 광고를 하며, 심지어는 주류에 현금을 끼워 판매하고 있기까지한다”며, “일반 음식점에서의 음주 조장 환경에 대해 전반적으로 조사하여 개선방안과 지침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일명 ‘박재범 소주’로 불리는 증류소주(원소주)가 “온라인에서 판매돼 청소년들도 쉽게 구매할 수 있다”며 “전통주 기준을 이용한 온라인 주류 판매가 청소년 주류 접근성을 교묘하게 높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조현장 원장은 "이번 기회에 주류 광고에 대한 가이드라인 개선도 고민해보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현재 주류는 ‘주류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국세청)’에 따라 온라인 판매를 제한하고 있지만, 영세한 전통주를 보호하고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전통주의 경우 예외적으로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정부와 보건복지 당국은 청소년 음주에 대한 과도한 마케팅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규제 방안을 마련함과 동시에 이참에 주류 광고 전반에 걸친 가이드라인의 개정도 생각해볼 시점이다.

이와 함께 우리 사회에서 사업을 하면서 사회적 책임도 함께 져야 할 대기업들이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이야 어찌 되든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식의 무책임한 발상과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한 처사다.

아직 가치관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은 청소년에게 술을 권해 얻는 이익보다 사회적 책임도 다하지 못하고 회피하며 얄팍한 상술로 이익만을 탐하는 기업은 결국 소비자에 의해 엄중한 심판을 받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일제 강점기 엄혹한 시대에 나온 현진건의 단편소설 ‘술 권하는 사회’에 나오는 구절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이 사회란 것이 내게 술을 권했다오!”라는 남편의 말에 아내는 “그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고!”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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