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스타트업 마켓컬리의 빛과 그림자 [안창현의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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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스타트업 마켓컬리의 빛과 그림자 [안창현의 돋보기]
  • 한국면세뉴스
  • 승인 2022.10.20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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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는 신선식품 새벽 배송이라는 비즈니스 모델로 돌풍을 일으키고 ‘유니콘 스타트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1조 원) 이상이고 창업한 지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대표 이슬아, 이하 컬리)’는 최근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 같은 급성장의 빛 이면에 노동자들의 고통이 있었다는 숨겨진 어두운 그림자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유니콘 스타트업 마켓컬리의 산업재해 피해자가 지난해에 비해 4배 이상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컬리는 ‘일용직 블랙리스트’ 건에 이어 산업재해 폭증도 확인되면서, 노동자 보호 의지가 전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국회의원(민주연구원장, 서울 마포 갑)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에서 올해 6월까지 산업재해 피해자는 총 8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컬리의 지난해 동기간 산재 피해자 21명에 비해 4배나 폭증한 것이다. 기업의 성장세를 감안하더라도 이처럼 1년 만에 산재 피해자가 몇 배나 폭증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산재 피해자의 증가뿐 아니라 발생한 산재의 유형도 심각하다. 구체적 재해 발생 내역을 살펴보면, 절단이나 베임부터 깔림, 끼임, 떨어짐, 넘어짐, 부딪힘 등 자칫 인명피해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사고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고 업무상 질병도 7건이 인정되었는데 이 중에는 내혈관성 질환 등 위험한 질병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컬리의 산업재해 피해자가 많이 늘어난 것은, 최근 추진하고 있는 기업상장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이 노웅래 의원의 시각이다. 

컬리가 상장을 앞두고 무리하게 매출을 늘리기 위해 프로모션과 할인 이벤트를 남발하면서, 노동환경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산재사고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나스닥에 상장한 쿠팡 역시 상장을 앞두고 무리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배송기사와 노동자에 무리한 작업을 지시해 유사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노 의원은 “컬리는 임금체불 등 근로기준법 뿐 아니라 산업재해 발생에서도 타 스타트업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위반 사례가 적발되고 있다”며 “젊은 여성 대표한테 기대한 도덕성보다는, 오히려 노동 감수성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실망이 크다”고 평가했다.

또 “상장을 하기 위해 무리한 적자 이벤트를 강행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협력업체와 소속 노동자들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라며 “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해 희생되는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컬리에 대한 노동부 특정감사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컬리는 지난 3월 유가증권 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8월 22일 심사를 통과했고 이후 6개월 이내에 상장을 마쳐야 하는데 상장을 목전에 둔 시점에 악재는 또 있다.

‘일용직 블랙리스트 사건’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이며 한 시민단체는 컬리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한 냉동 간조기를 ‘전통방식으로 자연 건조한 영광굴비’라고 광고한 것을 두고 허위광고로 부당 이익을 챙겼다며 김슬아 대표를 상습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유니콘 기업을 많이 배출하는 것이 국가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는 본보기가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지만, 컬리가 무엇보다 근로자의 희생과 고통을 바탕으로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발상으로 사업을 한다면 이는 사회적 악영향을 넘어 사회의 해악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도 있다는 준엄한 이치를 파악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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