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환 광부 "매몰 열흘째 동료한테 희망 없다는 얘기했다…발파 소리 들리자 엉엉 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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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환 광부 "매몰 열흘째 동료한테 희망 없다는 얘기했다…발파 소리 들리자 엉엉 울어"
  • 김상록
  • 승인 2022.11.0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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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달 26일 경북 봉화 광산 사고로 지하 갱도에 고립됐다 221시간만에 구조된 박정하 씨가 "구조되기 직전에 같이 있던 동료한테 '이제 희망이 없다'라는 얘기를 처음으로 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 7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헤드램프가 남아 있을 때 마지막으로 갱구에 다녀와보자 해서 올라가는 도중에 헤드램프가 깜빡거리기 시작하더라. 그때서부터 조금 불안감이 밀려오더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고 나서 한 20분도 채 안 돼서 발파라고 외치는 소리가 저한테 그렇게 크게 들릴 수가 없었다"며 "안전 모자를 쓰고 10m 정도 뒤로 후퇴를 했다. 후퇴를 하고 있는 도중에 꽝 하면서 불빛이 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형님' 하면서 뛰어오는 친구가 저를 막 부둥켜안고 엉엉 울고, 저도 부둥켜안고 엉엉 울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가장 힘들었던 건 배고픔이다. 추위는 좀 피할 수 있었는데 먹을 수 있는 게 없지 않나"라며 "그냥 끓이지 않은 물을 먹어봤다. 저는 괜찮았는데 옆에 친구는 계속 토하고 그러더라"고 전했다.

또 박 씨는 동료들이 자신을 구하러 올 것이라는 믿음을 한 번도 놓지를 않았다고 했다. 

끝으로 "저도 이렇게 살아왔는데 힘든 분들도 이번 일을 계기로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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