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탐구] ‘키엘 약국’에서 시작한 160여년 전통, 세계인의 삶과 숨 쉬다

2016-03-26     김선호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100여개 키엘 제품 영구 보존
키엘 미션, “기업의 이윤은 반드시 지역사회에 환원”

화장품 브랜드로 알려진 ‘키엘’의 시작은 1851년 콜롬비아 약대를 졸업한 존 키엘(John Kiehl)이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오픈한 ‘키엘 약국’에서부터다. 조제 약국에서 시작, 160여 년을 거쳐 세계 뷰티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얻은 것이다.

O_004 사진제공: 키엘/ 과거 뉴욕 이스트 빌리지 키엘 조제약국 모습.


1851년
, 뉴욕 ‘배나무 모퉁이’로 알려진 3rd 애비뉴와 13번가 109번지 교차로에 약국이 자리잡았다. 이 키엘 약국은 ‘로우 이스트 사이즈’ 지역 주민들에게 각별한 서비스를 제공, 뉴욕 시에 빠르게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특히 독특하고 희귀한 약재를 사용해 더욱 각광을 받았다.

1920년, 창립자 존 키엘의 조수 어빙 모스가 키엘 약국을 물려 받았다. 허브에 관해 전문 지식을 지닌 어빙 모스는 세계 각지의 뛰어난 효능을 지닌 식물을 구해,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몇 년 후, 어빙 모스의 아들 아론 모스가 일에 참여하며 ‘남성 케어의 역사’를 열었다. 남성용 쉐이빙 제품을 비롯 앤디 워홀이 사용한 ‘블루아스트린젠트 허벌 로션’을 탄생시켰다. 아론 모스는 ‘엔틱 할리데이비슨’을 수집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었으며, 각종 엔틱 오토바이를 약국 앞에 전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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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스미소니언 학술협회 국립 역사 및 과학 박물관의 라무나스 콘드라투스 박사가 뉴욕 출중 중 키엘 약국을 방문했다. 그는 키엘을 둘러본 후,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영구 보존 콜렉션으로 키엘을 전시하고 싶다고 편지를 보냈다. 그리고 키엘의 블루 아스트린젠트 허벌 로션, 크렘 드 꼬르, 오리지널 머스크 오일 등을 포함해 100여 개가 넘는 키엘 제품을 영구 보존품으로 스미소니언에 전시했다.

1980년대, 아론 모스의 딸 제이미 모스가 키엘 약국의 주인이 됐다. 이때부터 ‘사용해 보시고 구매하세요(Try before you buy)’라는 샘플링 서비스가 시작됐다. 또한 꿀을 비롯해 여러 차(tea) 성분을 제품에 이용해 인기를 얻었다.

O_002 사진제공: 키엘

키엘 브랜드는 대중들에게 ‘미스터 본’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미스터 본’은 키엘 브랜드 매장 앞에 놓인 해골 모형으로, 키엘의 2대 계승자 아론 모스가 소비자에게 피부나 골격에 대해 좀 더 잘 설명하기 위해 실제 인체 사이즈의 모형을 가져다 놓게 되면서 시작됐다.

O_005 사진제공: 키엘

이는 키엘 매장을 잘 알아볼 수 있는 이정표자, 브랜드 가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160여 년의 약국 전통,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스킨케어 전문성,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키엘만의 노력이기 때문이다.

현재 키엘은 전세계 100여 개 지역 커뮤니티들과 함께 ‘Youth AIDS 후원’, 아동 보호, 아마존 밀립 보존, 오래된 나무 살리기 등 여러 사회 공헌을 통해 ‘더 나은 사회’ 구현에 앞장서고 있다. 아론 모스는 ‘키엘의 미션’을 정리해 발표한 바 있다. 그는 “기업의 이윤은 반드시 지역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선 2008년 배우 이범수와 함께 ‘그린 콘서트’를 시작으로 환경 보호를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2009년부터 ‘울트라 훼이셜 크림’의 점보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해 판매 수익금 일부로 한국의 유서 깊은 오래된 나무를 보호하는 ‘오래된 나무 살리기’ 캠페인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키엘과 창덕궁의 인연은 특별하다. 2011년은 키엘은 브랜드 160 주년을 기념, 한국의 전통과 역사의 현장 삼청동에 부티크를 오픈했고, 이곳에서의 판매 수익금 일부를 창덕궁을 위해 기부한 바 있다. 이 기부금은 창덕궁 후원에 있는 부용지의 수질 개선과 연못 주변 환경의 정비, 그리고 연못 중앙에 위치한 오래된 나무들을 보호하고 가꾸는데 사용됐다.

2012년 4월에는 키엘 가족이 창덕궁의 환경을 정비하는 자원봉사 활동, 2014년에는 헤리티지 캠페인을 통해 다시 한 번 창덕궁 자연환경을 위해 기부금을 전달했다.

2015년에는 1세기 넘게 이어온 키엘의 철학을 지켜 나가고자 ‘키엘 울트라 러브 캠페인’을 진행했다. 울트라 러브 캠페인에는 울트라 훼이셜 크림을 사랑하고 키엘과 뜻을 함께하는 30명의 키엘 프렌즈가 캠페인에 동참했으며, 2015년 울트라 훼이셜 크림 점보 사이즈 한정판은 총3가지 컬렉션으로 울트라 훼이셜 크림을 애용해 온 대한민국 대표 아역 스타 박민하, 안리환, 김효우 어린이 3인과 함께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울트라 러브 메시지를 라벨 디자인으로 재현하여 탄생했다. 이 리미티드 에디션의 판매 수익금 중 일부는 비영리 공익 법인인 ‘푸르메 재단’을 통해 어린이 재활 병원 건립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됐다.

O_001 사진제공: 키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