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반지하층=기생층' 거주민 조롱?...여론 질타에 안쓰기로

2020-05-01     황찬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다세대·다가구 반지하 개선사업의 이름인 '기생층'(기회가 생기는 층) 관련 논란이 일자 앞으로 해당 이름을 쓰지 않겠다고 사과했다.

SH공사는 지난달 29일 보유 다가구·다세대 주택의 반지하 공간에 거주하는 세대를 지상층으로 옮기고, 빈 반지하 공간을 창업교실이나 주민SOC 등 다양한 공간복지시설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반지하는 습도가 높아 누수·결로·곰팡이 등이 쉽게 발생할 수 있어 더 나은 환경에서 거주민을 살게 할 계획이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정책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기생층'이라는 명칭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해당 명칭은 반지하 거주민에게 모멸감을 줄 수 있고 반지하 거주민을 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SH공사 관계자는 "주택의 반지하 공간을 이용해 청년층에게 창업 등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기회가 생기는 복지 공간'을 의미하고자 영화 '기생충'을 차용했다"며 "저희의 의도와 무관하게 시민들의 오해를 사게 돼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기생층 단어를 빼고 본래 사업 이름인 다세대·다가구 주택 반지하 공간복지·공간개선사업 등으로 부를 예정이다. 시민들께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생각까진 미치지 못해 저희의 사려심 부족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 공간복지사업과 관련해 기생층이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황찬교 기자 kdf@kdfnew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