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또 패소...2심, "한미약품 늑장 공시, 손해 배상해야"

2021-08-23     박주범

항소심 재판부도 한미약품 소액주주들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등법원 제 18민사부(재판장 정준영)는 김모씨 등 투자자 120여 명이 한미약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지난 20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한미약품이 늑장공시를 하는 바람에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미약품은 2016년 9월 29일 주식시장 마감 후 오후 4시 33분 '1조 원대 항암제 기술을 글로벌 제약업체에 수출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 9월 30일 오전 9시 29분경 '8500억 원대의 또 다른 기술수출 계약이 파기됐다'는 악재성 공시를 냈다. 

수출 공시로 전날 대비 5.5% 오른 한미약품의 주가는 또 다른 수출 파기 공시에 18.1% 급락했다. 

소액주주들은 “한미약품은 30일 개장 전에 악재성 뉴스를 공시해야 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총 청구금액 13억8700여만 원 중 13억7200여만 원을 한미약품이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 항소심 재판부 역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다만 투자자들이 공시내용에만 의존해 주식거래를 한다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근거로 손해배상 책임을 원심에서 인정한 손해액의 70%로 제한했다.

원고를 대리한 법무법인 창천 윤제선 변호사는 “1심과 마찬가지로 한미약품이 공시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사실을 명확히 확인했다는 점에 그 의미가 있다, 상장회사는 투자자의 투자 판단에 필요한 내용을 신속, 정확히 공시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박주범 기자 kdf@kdf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