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요린이·주린이' 표현, 아동에 대한 고정관념 및 차별 조장할 수 있어"

2022-05-03     김상록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요린이(요리+어린이의 합성어로 요리에 서툰 초보자를 뜻하는 말)' 등 각 분야에서 사용하는 '~린이'라는 표현이 아동에 대한 부정적인 관념과 차별을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3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공공기관 공문서 등에 '~린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도록 홍보하고 교육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앞서 진정인은 방송이나 인터넷 등에서 '어떤 것에 입문하였거나 실력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뜻에서 요리 초보자를 '요린이', 주식 초보자를 '주린이', 토익 입문자를 '토린이'라고 일컫는 등 여러 분야의 초보자를 '~린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아동에 대한 차별적 표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 아동권리위원회는 "진정이 인권위의 조사대상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인권침해의 구체적인 피해자 및 피해사례가 존재해야 한다"며 "진정의 경우 피해자가 특정되거나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워, 인권위의 조사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각하했다.

다만, 아동 비하 표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는 등 개선 방안(관련 홍보, 교육, 모니터링)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의견표명을 검토했다.

인권위는 "여러 분야에서 '~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아동이 권리의 주체이자 특별한 보호와 존중을 받아야 하는 독립적 인격체가 아니라 미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라는 인식에 기반한 것으로, 아동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조장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이와 같은 표현이 방송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확대‧재생산됨으로써 아동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평가가 사회 저변에 뿌리내릴 수 있고, 이로 인해 아동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비하하는 유해한 환경 속에서 성장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