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중량' 발표에 "남다른 조리방식" 해명한 교촌치킨…비호감 되는 건 한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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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중량' 발표에 "남다른 조리방식" 해명한 교촌치킨…비호감 되는 건 한순간
  • 김상록
  • 승인 2022.11.22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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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교촌치킨의 한 마리 중량이 다른 치킨 브랜드보다 적다는 한국소비자원의 발표가 나온 가운데, 교촌치킨은 '남다른 조리방식'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얇은 튀김 옷과 수분이 빠지면서 생기는 중량 손실로 간혹 고객 오해도 받는다. 한 마리 기준으로 10호닭 이상을 사용함에도 남들보다 작은 닭을 쓴다는 오해"라는 것이 교촌치킨의 주장이다. 구구절절하게 설명을 늘어놓았으나 이를 소비자들이 얼마나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 18일 한국소비자원 발표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치킨 10개 브랜드의 24개 제품 중 중량이 가장 적은 것은 한 마리에 625g인 '교촌 오리지날'로 확인됐다. 중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된 네네치킨의 '쇼킹핫치킨'은 1234g에 달했다. 가격은 교촌 오리지날이 1만6000원, 쇼킹핫치킨은 1만9000원이다.

교촌치킨은 한 마리에 대략 1㎏(951~1050g)짜리인 10호 닭을 사용하고 있다. BBQ, bhc, 굽네, 네네치킨 등 다른 치킨 브랜드들도 10호 닭을 쓴다.

교촌치킨은 다른 브랜드들과 같은 크기의 닭을 사용하는데도 중량이 적은 것은 '남다른 조리법의 차이'라고 강조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22일 한국면세뉴스에 "교촌치킨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유난스럽다 할 정도로 꽤나 복잡하다"고 했다.

24시간 이상 하루 꼬박 숙성시킨 닭으로 조리를 하며 숙성과정을 통해 육질을 연하게 하고, 원육 냄새를 제거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원육 표면의 물기를 제거해 추후 조리 과정에서 튀김 옷이 육질에서 떨어지지 않게 하며 튀김 옷을 얇게 입히고, 두 번의 튀김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촌 블랙시크릿콤보.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교촌 블랙시크릿콤보.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교촌치킨 관계자는 "이런 조리 과정은 튀김 요리의 느끼함은 줄이고 소스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교촌만의 스타일을 만들었다"며 "특히 교촌치킨의 주요 메뉴들은 원육에 염지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소스와 육질의 조화가 맛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또 "양념치킨의 경우 버무리는 형태의 소스 도포 방식이 일반적인데 반해 교촌은 조각 하나 하나 일일이 붓질을 통해 정성껏 소스를 바른다. 이런 방식은 소스가 육질에 잘 스며들게 함은 물론이고 양념치킨임에도 튀김 옷이 바삭하게 살아 있도록 해준다"고 설명했다.

저중량 이슈와 관련한 교촌치킨의 이번 입장을 정리해보면 우리는 치킨을 정성스럽게 조리했을 뿐이라는 것처럼 여겨진다. 같은 크기의 닭으로 조리를 하는데, '남다른 조리 방식' 때문에 중량이 적은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남다른 조리 방식'을 타 브랜드들은 왜 도입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몇몇 네티즌들은 교촌치킨의 중량 손실 관련 기사에 "조리법이 다르면 뼈도 줄어드나", "비둘기를 튀긴거냐", "병아리 닭을 배달비까지 받아먹나" 등의 댓글을 남겼다. 반면 "중량이 적으면 사먹지 않으면 된다. 물건이 좋으니 많이 팔리는 거다", "튀김옷 얇게 입히면 같은 중량대비 더 쪼그라드는건 맞다" 등의 반응도 있었다.

대다수 소비자들은 식품의 위생, 가격 대비 양에 대한 문제를 민감하게 받아 들인다. 특히 부정적인 이슈가 생기면 소비자들의 머릿 속에 한 번 각인된 이미지를 바꾸기란 쉽지 않다. 교촌치킨의 맛이 타사 제품 대비 탁월하다면 가격이 비싸거나, 양이 적다는 이슈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소비자들이 특별히 교촌치킨을 사먹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한편, 교촌치킨은 3분기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교촌에프앤비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은 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66% 감소한 수준이다. 이 기간 매출액은 4.24% 감소해 1252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79.40% 줄어든 23억원이다.

이에 교촌치킨 관계자는 "소비침체 및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따른 원·부자재 가격 부담 영향이 있었다. 다만 해외 및 신사업의 성장은 이어졌으며, 4분기는 11월 월드컵 및 연말 성수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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