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에게 '부부란 무엇인가', 노소영에게 666억...바이든과는 "로미오와 줄리엣 같았다" 회상 [박홍규의 딴짓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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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에게 '부부란 무엇인가', 노소영에게 666억...바이든과는 "로미오와 줄리엣 같았다" 회상 [박홍규의 딴짓딴지] 
  • 박홍규
  • 승인 2022.12.0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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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이 좌절된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관련 뉴스가 단연 눈길을 끈다. 법원은 6일 최태원 노소영 이혼 관련한 반소 1심을 선고했다. 골자는 665억원과 그에 따른 위자료 1억원을 지불하라는 내용이다. 가정법원 송사로 5년이나 진행된 결과치고는 '의외'라는 시각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부부가 결혼 34년여 만에 이혼 판결을 받았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김현정 부장판사)는 6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이 서로를 상대로 낸 이혼 소송을 받아들여 "두 사람은 이혼한다"며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 원, 재산분할로 665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취임 첫해인 1988년 9월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슬하에 세 자녀를 뒀으나 파경을 맞았다. 최 회장은 2015년 혼외 자녀의 존재를 자인하면서 노 관장과 성격 차이로 이혼하겠다고 언론에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어 2017년 7월 이혼 조정을 신청하면서 본격적인 법적 절차에 들어갔다.

이후 양측은 조정에 이르지 못해 결국 이혼은 소송으로 이어졌다. 이혼에 반대하던 노 관장은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고 입장을 바꾸고 맞소송(반소)을 냈다. 노 관장은 위자료 3억 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그룹 지주사 SK㈜ 주식 가운데 42.29%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최 회장은 SK 주식의 17.5%인 1297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판결에 따라 노 관장이 분할받게 될 665억원은 SK㈜ 주식 약 31만주에 불과하게 됐다. 

공교롭게도 이날 최태원 회장은 한국에 없었다. 그는 선친이 세운 최종현학술원 포럼이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한 포럼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5일(현지시간) 한일관계에 문제가 있지만 양국 간 미래 협력을 위한 어젠다가 적지 않다면서 양국이 미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인에게, 예민하지만 가까운 앞날에 대한 확신을 옅볼 수 있는 발언이었다. 

최 회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인근 샐러맨더 리조트에서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열린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rans-Pacific Dialogue) 포럼의 한일 협력 특별 세션 환영사에서 "우리는 한일관계에서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 이번 행사에서 "의미 있는 일에 대한 생산적인 토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역사학자 E.H 카의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를 거론 "그는 역사는 과거와 미래의 대화라고 했다"며 "지난해 우리가 (이 행사에서) 공급망과 경제안보 문제에 대해 논의했던 것처럼 (양국) 사람들은 미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우리는 미래 협력을 위한 많은 어젠다를 갖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최 회장은 취재진을 만나 "동맹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끼리 지금 처해 있는 문제가 뭔지 서로 이해의 깊이를 더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미일 3국이 과거보다 협력을 위해 더 나은 기반에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낫다고 얘기할 순 없다. 낫다 아니다가 아니라 더 강화돼야 한다"며 "동맹 강화 얘기가 아니라 이해를 토대로 해야 하고, 상대를 얼마나 잘 아느냐는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 및 마켓 상황이 다 다르다면서 "이를 수용하고 이해해야 한다"며 "우리도 우리의 얘기를 상대에게 이해시켜줘야 얘기를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한편 최 회장은 이날 마지막 세션 인사말에서 지난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면담하기 위해 백악관을 찾은 얘기를 꺼냈다. 때마침 최 회장 뒤의 대형 화면에는 당시 바이든 대통령과 최 회장이 백악관에서 화상 면담을 마치고 먼 발치에서 서로 손을 흔들며 헤어지는 장면의 사진이 띄워져 있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한 최 회장을 대면 면담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에 걸려 화상 면담으로 대체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최 회장이 백악관을 나설 때 멀리 발코니에서 손을 흔들어 환송했다.

최 회장은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상황이었다"면서 누가 로미오이고 줄리엣인지는 모르겠다는 취지로 언급했고 좌중에선 폭소가 터져 나왔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최 회장은 화상 면담에서 220억 달러(약 29조 원) 규모의 신규 대미 투자 계획을 소개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역사적 발표"라며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었다. 

하지만 이날 최 회장의 '로미오-줄리엣' 발언은 바이든만을 얘기하는 것 같지는 않다. 또 '역사란 무엇인가'를 언급했다는 전언인 '부부란 무엇인가?'라는 내용으로 들리는 아이러니한 겨울이었다. 

박홍규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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