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인공관절수술 로봇으로 정확도 높여 [healthy K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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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인공관절수술 로봇으로 정확도 높여 [healthy KDF] 
  • 박홍규
  • 승인 2022.12.2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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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와 마찬가지로 인체관절도 많이 사용하거나 나이가 들면서 쉽게 탈이 난다. 걷기와 뛰기를 비롯해 다양한 동작을 취할 때 충격을 흡수하는 무릎관절은 그만큼 손상되기 쉽다. 가만히 서 있어도 온전히 체중을 지탱하는 무릎은 격렬한 스포츠를 하다 다칠 수 있고 나이가 들어 찾아오는 퇴행성 변화로 관절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연골이 손상되고 닳아 관절뼈끼리 부딪혀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통증을 유발한다. 연골 손상 정도나 증상에 따라 운동 및 약물, 주사, 관절내시경, 교정절골술 등 보존적 치료가 가능하지만 연골이 전부 닳아 다리까지 심하게 변형됐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 중인 목동힘찬병원 남창현 원장

인공관절 수술의 정확도는 수술 성패를 가늠할 만큼 중요하다. 목동힘찬병원 남창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부위를 정밀하게 깎아내고 환자에게 가장 맞는 인공관절을 정확한 각도로 삽입할 수 있다”며 “특히 로봇을 이용해 다리 축을 맞추면 기존 육안으로 하는 방법과 달리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수치로 확인할 수 있어서 더욱 정교하게 교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리 정렬이 일자로 바르게 되면 체중을 고르게 분산시켜 인공관절의 조기 마모를 방지해 더 오래 쓸 수 있고 무릎의 운동범위도 커져 관절의 기능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전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3차원으로 변환해 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무릎관절 구조와 질환의 진행상태를 파악해 절삭할 범위와 인공관절의 크기 및 삽입 위치 등 사전 수술계획을 세울 수 있다.

수술이 시작되면 집도의는 환자의 무릎을 굽혔다 펴면서 컴퓨터로 계산된 수치를 보면서 관절 간 간격과 다리 축, 인대 균형을 맞춘다. 기존에는 이 부분을 의사의 경험에 의존했지만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계산해낸 정확한 수치를 참고해 수술을 시행한다.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연구팀이 지난 10월 국제학술지인 JEO(Journal of Experimental Orthopaedic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일반 인공관절 수술보다 인공관절의 삽입위치, 수술 후 다리 축 정렬 등에서 정확도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로봇을 이용한 슬관절 전치환술이 기존 테크닉에 비해 다리의 기계적 정렬과 인공관절 삽입의 정확도가 향상됨(Robot‑assisted total knee arthroplasty improves mechanical alignment and accuracy of component positioning compared to the conventional technique)’이라는 제하의 논문에서는 2020년 7월부터 12월까지 목동힘찬병원에서 로봇 인공관절 수술과 일반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각각 110명씩 총 220명의 엑스레이 영상 자료를 토대로 수술 후 인공관절 삽입 위치와 다리의 기계적인 축을 비교해보니 로봇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더 정확하게 삽입되고, 다리의 정렬도 더 바른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관절은 고관절(엉덩이관절)부터 슬관절(무릎관절), 발목의 중심까지 잇는 뼈의 정렬이 일직선 상에 놓이는 것이 핵심이다. 축이 틀어지면 인공관절이 한쪽만 닳아 불편함과 통증이 발생하고 심한 경우 재수술을 해야 할 수 있다.

논문의 제1저자인 남창현 원장은 ”기존 수술에서는 다리 축 정렬을 위해 허벅지 뼈의 골수강 내에 긴 구멍을 뚫어 절삭가이드 기구를 삽입해 육안으로 보면서 맞추게 되는 반면, 로봇 수술은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환자의 다리에 센서를 부착해 로봇 프로그램이 계산해낸 수치를 보면서 맞추기 때문에 다리 축을 더욱 바르게 교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인공관절 수술에서 다리 축 정렬을 맞추기 위해 허벅지 뼈에 구멍을 뚫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많은 출혈이 따를 수밖에 없었지만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구멍을 뚫지 않고 센서를 부착하기 때문에 출혈을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한편, 인공관절을 오래 쓰기 위해서는 수술 후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인공관절도 실제 연골처럼 쓸수록 닳기 때문이다. 무릎을 많이 굽히는 자세나 무리를 주는 활동은 가급적 하지 않도록 한다. 누웠다 일어나기 편한 침대를 사용하고 다리를 무리하게 굽히는 바닥보다는 테이블과 의자를 사용하는 등 입식 생활로 전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박홍규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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