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 점주 배달팁·프로모션 비용 전가 논란에 석연찮은 해명 "가맹점 자율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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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킹, 점주 배달팁·프로모션 비용 전가 논란에 석연찮은 해명 "가맹점 자율로 선택"
  • 김상록
  • 승인 2023.03.21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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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킹이 할인행사를 벌이며 발생하는 비용을 점주들에게 떠넘기고, 배달팁 무료 정책을 고수하며 배달팁을 전부 부담시키는 등 본사 차원에서 '갑질'을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이에 대한 해명 입장을 발표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19일 한겨레에 따르면 버거킹은 '1+1' 행사 등의 프로모션을 1년 내내 진행하고 있는데, 본사 지원 금액이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4600원짜리 와퍼 주니어를 2200원에 할인해주는 행사를 할 경우, 본사는 2400원의 할인액 중 223.8원만 부담한다. 6100원짜리 바삭킹4조각+디아블로소스(디핑) 세트를 3000원으로 할인해주는 경우, 본사는 할인액 3100원 가운데 220.4원만을 지원하는 식이다.

버거킹 한 점주는 한겨레에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은 이윤이 남겠지만, 가맹점은 행사에 참여하면 할수록 손해가 난다"며 "행사 참여도 한 가지씩은 할 수 없고, 10~15가지씩 패키지로 묶어서 하기 때문에 매출은 늘어도 수익은 마이너스"라고 했다.

홀(매장) 판매 중심이었던 버거킹이 배달까지 하면서 발생하는 '배달비'(배달팁)도 점주들의 수익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본사가 ‘무료 배달’ 정책을 고수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을 점주들에게 전부 부담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점주들은 모든 매장이 동일하게 내는 물류비도 불합리하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버거킹 본사는 휴무일·물류량 등과 관계없이 모든 매장에 월 162만8000원의 물류비를 부과하고 있다. 점주들은 물류량에 따라 가산금을 내는 방식의 개선안을 제시했지만 본사는 묵묵부답으로 일관 중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버거킹 본사가 공급하는 물품이 아닌 다른 시중 제품을 사용하면 위생점검 시 '버거킹 인증 제품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감점을 해 불이익을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버거킹 측은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버거킹은 "프로모션 진행 여부는 가맹점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으며, 프로모션 진행 시 다양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통해 가맹점에 추가 지원을 하고 있다"며 "또한, 지난 2월 실시된 제27차 가맹점운영협의회를 통해 기존 인센티브제도를 유지한 상태에서 신규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연간 2.0억원 이상의 지원 계획을 안내한 바 있다"고 밝혔다.

배달팁 무료 정책에 대해서는 "가맹점사업자들의 요청사항을 신중하게 검토했고, 최근 개별 가맹점사업자가 희망할 경우 배달팁을 도입할 수 있도록 정책을 개편했다"며 "지난 2월 버거킹 가맹점사업자들께 구체적으로 배달팁 도입 방안을 안내해드리고 관련 의견을 수렴한 이후, 3월부터는 약 20여개 가맹점이 매장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배달팁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버거킹은 또 "국내 버거킹 가맹점사업자들은 버거킹 아시아 태평양 가맹본부에서 진행하는 매장 점검을 받아야 하는데, 저희가 해외 버거킹 가맹본부의 점검 항목 자체를 수정할 권한이 없다"며 "권장 품목을 사용하지 않아 매장 점검에서 감점될 경우 그로 인한 아무런 불이익이나 제재가 없도록 하는 방식으로 조치하고 있다"고 했다.

물류비 관련해서는 "업계 현실상 물류업체들과 정액제가 아닌 배송량을 기준으로 물류비를 책정하는 방식으로 물류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저희는 2018년 공정거래조정원 분쟁조정합의를 철저하게 준수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할인 프로모션 시 별도 인센티브 제도 도입, 중도계약해지에 대한 위약 내용 완화, 광고비 실적 내역 공개 등 합의서 준수를 위한 조치를 완료하고, 상생을 위한 노력을 지속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면세뉴스는 버거킹의 이같은 입장을 확인 후 추가 질의를 했다. '3월부터 자율적으로 배달팁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전에는 자율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것인가', '프로모션 진행 여부를 가맹점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고 했지만 점주 입장에서는 사실상 프로모션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 아닌가', '"일부 사안에 대한 합의문까지 작성했지만, 본사는 이를 따르지 않고 있다"는 점주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인가' 등의 질문이다.

버거킹 측은 전날 "문의한 내용을 확인해서 답변을 전달하겠다"고 했으나 21일이 되자 "추가로 말씀드릴 사안은 없어서 어제 전달드린 공식 입장으로 확인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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