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사드배치’...면세산업 영향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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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사드배치’...면세산업 영향 얼마나?
  • 김선호
  • 승인 2016.07.1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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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韓 경제보복 전망, 면세점에 ‘치명타’ 예상
‘15년 외국인 총매출 중 85% 중국인 관광객

중국 외교부는 “한·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를 강력히 반대한다. 국제 정세를 복잡하게 만드는 행동을 중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난 8일 공식 발표했다. 또한 한·중 갈등관계가 심화, 중국이 한국에 경제적 제재조치도 예상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국내 면세산업엔 ‘치명타’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OI_002 사진=김선호 기자/ 서울 주요 시내면세점에 중국인 관광객으로 북적거리고 있는 현장.

 

‘15년 국내 면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 매출은 4,475,749,983달러(한화 약 5조 1,493억원)로 총매출 중 55%를 차지한다. 또한 외국인 매출 중 85%를 차지하는 상당한 비중이다. 면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제외하면 매출 반토막이 난다.

중국 정부의 경제제재 조치가 강력하면 할수록 작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도 더 심각한 타격이 생길 수 있다. ‘메르스’ 여파로 작년 3분기 면세점 매출은 12년 만에 감소세를 보인 바 있다. 당시 한국관광공사는 작년 5월 29일부터 6월 8일까지 방한예약 누적 취소자가 약 5만 4,4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메르스 사태로 국내 면세산업이 위기에 처했었다. 단기적인 매출 감소세를 보였으나, 이번 ‘사드배치’ 결정에 의한 한·중 갈등관계는 면세점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우려스럽다”고 전망했다.

· 중국 공항·항만 등 통관심사 강화?

JH_001 자료출처: 문화체육관광부 ‘2015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보고서 중 한국 선택시 고려 요인에 따른 순위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자국으로 돌아갔을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이 공항·항만 등에 위치한 세관(해관)이다. 쇼핑관광을 즐기는 이들에게 면세한도는 1인당 5000위안(한화 약 88만원)이다. 통관심사가 강화되면 해외를 찾은 중국인들의 쇼핑지출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1인당 쇼핑지출 감소 시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치가 전폭적으로 늘지 않는 이상 면세점 매출 성장은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서울 지역에 신규면세점 4곳(신라아이파크, 갤러리아, 신세계, 두타면세점)이 오픈한 데 이어 신규특허 4개가 추가된 상황이다. 즉, 파이가 늘지 않는 상황에 업체 간 ‘파이 갉아먹기’가 심화될 전망이다.

단체 중국인 관광객의 집객력을 높이기 위해 면세점이 인바운드 여행사에 지불하고 있는 ‘송객수수료’ 또한 높아질 수 있다. 때문에 초기 투자비용을 감내해야 했던 신규면세점에겐 상당한 영업손실로 이어질 수 있으며, 면세산업 전반에선 상당한 적자를 감수해야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중국 내 통관심사 강화조치만으로도 ‘장밋빛’ 전망을 이어가던 면세산업이 장기적 침체기에 접어들 수 있는 위기에 놓인다.

· 방한 관광상품 통제 등 중국인 관광객 하락 예측

중국 정부가 나서 방한 관광상품을 통제, 중국인 관광객 수를 제한할 수도 있다. 방한 관광상품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모집할 수 있는 주요한 수단이다. 면세점 매출 중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관광공사 ‘2015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단체관광객 1인 평균 지출 경비(2,080,3달러) 중 쇼핑비(1,551.5달러)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 또한 최근 발행한 ‘방한 쇼핑관광객 보고서’에서도 “쇼핑관광객은 중국 등 아시아 7개국 출신 비중이 95.5%에 달한다. ‘15년 기준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가장 높다”고 전했다.

d0707_001 자료출처: 현대경제연구원 쇼핑관광객 관련 보고서

 

FIT(개별자유여행객) 대상 ‘비자 발급’ 지연 및 제한, 단체관광객은 방한 관광상품 통제로 방한 관광시장에 중국 정부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면세점 매출 뿐만 아니라 쇼핑관광지(명동·동대문 등)의 유통상점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해당 조치가 실현되면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은 인근 주변국인 일본, 태국 등으로 발길을 향할 수 있다. 한·중 갈등관계로 인해 주변 해외 관광지가 ‘반사이익’을 얻게 되는 셈이다. 또한 중국인 해외 소비를 자국으로 돌리기 위한 공항·항만 입국장면세점 신설 및 휴양지 하이난 섬에 면세사업 육성하는 등의 ‘리다오 면세정책’이 국내 면세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 중국 네티즌의 반발...젊은이도 한국에 등 돌리나

관련기사: 한·미 ‘사드배치’ 결정…中네티즌 ‘한국에 부정적 인식’ 드러내

한·미 ‘사드배치’ 결정에 관련한 중국 내 언론보도에 중국 네티즌들도 ‘반한(反韓)’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해당 기사의 댓글에는 “우리(중국)의 안전에 위험이 생겼다”, “한국과 미국의 이번 결정은 중국의 ‘항의’를 존중하지 않은 결과다. 한국을 믿을 수 없게 됐다” 등이 달렸다.

온라인 사이트를 주로 이용하는 층은 젊은이들이다. 이들도 온라인상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대를 하고 있는 중이다. ‘반한 감정’이 격화되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길 수 있다.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통제가 없더라도 관광객 수치가 급감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중국 네티즌은 ‘예측불허’다. 반한 감정이 ‘혐한’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개연성은 있으나 어디로 불똥이 튈 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그 불똥이 관광시장으로 옮겨 붙을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우려가 나오고 있을 뿐이다.

한편, 한·미 ‘사드배치’ 결정으로 문화체육관광부 ‘2016 한국관광의 해’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국인 관광객 8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걸림돌이 생김만큼 이에 대한 대책 및 이미지 개선이 필요한 시점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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