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유통공룡 격돌, 면세대전 여파 더 커진다
상태바
명동 유통공룡 격돌, 면세대전 여파 더 커진다
  • 김선호
  • 승인 2016.07.22 13: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쇼핑1번지서 경쟁 본격화, 시장판도에 영향 미쳐
‘차별화’ 전략, 명동 면세점에 없는 것을 찾아야 생존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명동이 롯데·신세계면세점이 펼치는 면세대전으로 뜨겁다. 롯데면세점이 36년 간 지켜온 명동 ‘안방’에 신세계면세점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신라면세점에 이어 신세계면세점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신규면세점 중에서도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명동의 면세시장 지형이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이 여파가 국내 면세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명동에서 유룡공룡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오픈 초기 일매출 5억원대에서 약 2달이 지난 지금 9~1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36년 간 지켜온 ‘안방’에 경쟁자가 생긴 것이다. 향후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명품 라인이 완비되면 롯데면세점 본점을 위협하는 신(新) 강자로 떠오를 수 있다는 예측도 이어진다.

D072_001 사진=김선호 기자/ 지난 21일 오후, 롯데면세점 본점(왼쪽)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오른쪽) 화장품 매장 모습.

그러나 롯데면세점 본점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간 가장 대비되는 곳이 화장품 매장이다. 롯데면세점 본점은 12층까지 확장 오픈하며 더욱 중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특히 후·설화수 매장은 계산대 수를 늘렸음에도 구매객들이 줄을 지어 서 있을 정도다. 그러나 후·설화수의 판매량이 인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선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동일 브랜드 판매경쟁에선 롯데가 여전히 앞서고 있는 중이다.

○ 면세점, 단체관광객 유치해도 매출성과 미미

면세점의 한숨이 짙어지고 있다. 단체관광객을 유치해도 매출 기대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체관광객 유치를 위해 여행사에 지불하는 ‘송객수수료’는 높아지고 있으나, 정작 면세점 매출 성과가 기대 이하다”라고 전했다.

‘15년 국내 면세점 총매출 중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2%다. 이들이 주로 방문하는 곳이 바로 명동. 이곳에 36년 간 자리를 잡은 롯데면세점 본점에서 주요 매출이 일어나고 있다. 이곳에서 면세상품을 구매한 외래관광객이 타 면세점의 동일 브랜드에선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 이유다.

일례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롯데면세점 본점 후와 설화수 브랜드 제품을 구매한 후 타 면세점에선 동일 상품을 구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중국 내 K-뷰티 열풍으로 면세점 내 화장품 품목 매출이 상당 비중을 차지하나 롯데면세점과 동일 전략을 취할 시 ‘낭패’를 볼 수 있는 것이다.

○ ‘새로운’ 것을 찾아야...차별화 전략

롯데면세점 본점의 매출 상승에 따라 명동과 지근거리에 위치한 신라·신세계·두타면세점이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롯데면세점 본점에서 ‘흘러넘치는’ 관광객을 유인, 명동을 찾은 외래관광객에게 ‘쇼핑 편의’를 제공한다는 전략을 앞세웠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브랜드 차별화를 내세우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라면세점이 새로운 브랜드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K-뷰티를 중점으로 매장 위치를 변화시키는 등 매출 성과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라고 밝혔다.

d0722_002 사진=백진기자/ 지난 21일 신라면세점 서울점 현장. 단체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는 신라면세점이 북적거리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면세점 간 매출 경쟁이 신라면세점에 ‘불똥’이 튈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단체관광객의 지갑이 명동 롯데·신세계에서 열리고 나면 신라면세점 서울점 매출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단체관광객 매출 비중이 높은 신라면세점 서울점엔 치명적인 타격이다. 때문에 신라면세점은 명동 면세점에 없는 새로운 브랜드로 승부수를 두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두타면세점은 K-뷰티에 이어 K-패션으로 차별화를 내세웠으나 성과는 미지수다. 오히려 패션보단 화장품 매장을 꾸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후, 숨37도, 오휘 등의 브랜드에 이어 이번 달부턴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브랜드 매장을 순차적으로 오픈하며 매출 상승을 기대하는 눈치다. 한류 패션타운으로 유명한 동대문 지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올해 상반기 국내 면세점 총 매출이 5조원을 돌파, 연매출 1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연내 각 사들이 차별화 전략 및 매출 성과를 이뤄내지 못하면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명동이 롯데와 신세계 간 매출 경쟁이 본격화될 가운데 이에 따른 여파도 더욱 커지고 있는 중이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