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기] ‘모래 투성이 하천’, 일본 오타루 유리공예품과 운하에서 퍼지는 관광 멜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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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기] ‘모래 투성이 하천’, 일본 오타루 유리공예품과 운하에서 퍼지는 관광 멜로디
  • 김선호
  • 승인 2016.09.23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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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투성이 하천’ 뜻에서 유래한 지명
메이지 시대부터 발전한 유통의 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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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0923_002 사진=김선호 기자/ 오타루역 전경

홋카이도 삿포로 여행에서 오타루를 빼놓을 순 없다. JR삿포로역에서 오타루역까지 전철로 약 30분이 소요, 그곳엔 유리공예품 상점가가 몰려 있는 거리와 오타루 운하가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타루(小樽)’라는 지명은 ‘모래 투성이 하천’이라는 뜻의 오타나이라 하천에서 유래했다. 오타루나이로 잘못 부른 것이 지금의 ‘오타루’ 지명으로 남게 된 것이다. 오타루는 메이지 시대부터 유통의 거점으로 역할했다. 크고 작은 배들이 운하를 오가며 오타루 항에 정박했으며, 이를 통해 수많은 무역이 일어났다. 현재 오타루 운하는 기능이 쇠퇴해 모습만 갖추고 있으나, 당시의 무역 교점으로서의 번성함을 엿볼 수 있다.

바로 이 오타루 운하를 비롯해 이를 거점으로 생긴 유리공예품 상점가가 일본 홋카이도 여행의 별미를 장식한다. 또한 오타루역에서 나와 운하와 유리공예 상점가로 향하는 길엔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중후한 건물이 공방, 상점, 박물관으로 개조돼 예스러움을 더하고 있다.

◇ JR삿로포역→오타루역, 해안가를 달리는 전철

t0923_003 사진=김선호 기자/ 삿포로역에서 오타루역까지 향하는 전철 안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 전철이 해안가를 따라 달리고 있다.

비가 내렸다. 여행 중에 찾아온 비가 그리 반갑지는 않았다. 우산을 쓰고 JR삿포로역에 도착해 오타루로 향하는 전철에 탑승했다. 신발이 젖어 상쾌한 기분은 아니었으나, 삿포로 도심의 번화가를 떠나 어딘가로 향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거웠다. 반듯하게 지어진 건물들이 창문 밖으로 ‘쓱쓱’하고 지나갔다. 건물들이 차츰 사라지기 시작할 때 ‘바다’가 보였다. 철로 옆으로 파도가 넘실거리고 끝없는 해양의 시작점이 펼쳐졌다.

오타루에 있는 유리공예품과 운하에 대한 정보만 얻고 막연히 오타루역으로 향하는 전철 속에서 예상하지 못한 광경을 보게 된 듯했다. 전철과 철로가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밖 바다의 소리가 창문 틈 사이사이로 비집고 들어왔다. 그리고 묘하게 어울리는 빗소리가 정취를 보탰다.

◇ 오타루역→유리공예 상점가, 오르골당

일본 최대 규모 오타루 오르골당은 오타루의 명물이다. 열쇠고리 오르골부터 스위스제 오르골까지 다양한 오르골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수제 체험 공방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 오르골을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다. 또한 기타이치 베네치아 미술관에선 세계적인 베네치아의 유리공예품을 전시하고 있어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여겨지고 있다.

t0923_004 사진=김선호 기자/ 오타루역에서 유리공예상점가까지 가는 길에서 만난 방직수작업장 'Kazu'.

t0923_005 사진=김선호 기자/ 오타루역에서 유리공예상점가로 향하는 길에 만난 옛 철로.

오타루역에서 유리공예품 상점가와 오르골당으로 향하는 길에선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예전 철로가 그대로 남아 있으며, 방직수작업장 ‘Kazu’가 남아 있어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유리공예품 상점들도 예전 건물 그대로 유지하며 그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예스러운 건물 속에서 반짝이는 무엇인가가 보이기 시작한다면 유리공예품 상점가에 들어선 것이다.

길게 놓여진 상점가를 따라 걸으며 여러 제품들을 보고, 눈에 반하는 것들을 구매하다보면 어느새 길의 마지막을 알리는 오르골당에 도착하게 된다. 오르골당 앞엔 증기시계가 위치해 있다. 시계탑 위에 하얀 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어 그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르네상스 양식의 아치형 창문과 모서리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한 돌과 붉은 벽돌이 어우러져 있다. 전체 무게가 105톤에 이른다. 혹시 그 증기시계가 맞는 지 보고 싶다면 약 15분정도만 기다리면 된다. 15분마다 증기로 5음계의 멜로디 연주가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t0923_006 사진=김선호 기자/ 오타루 유리공예상점 중 하나.

t0923_007 사진=김선호 기자/ 오타루 오르골당 내부 매장 전경.

t0923_008 사진=김선호 기자/ 오타루 오르골당 전경 및 앞에 증기시계에 위치해 있다.

◇ 오타루 운하, 교역의 옛 번성기를 보다

t0923_009 사진=김선호 기자/ 오타루 운하의 모습.

일본 홋카이도의 무역항이 바로 오타루 운하로 대변된다. 선박들의 화물 하선 작업을 위해 1914년부터 1923년까지 일본이 운하를 건설했다. 길이는 약 1.3km, 폭은 40m다. 이를 통해 번성기를 맞이한 오타루 운하는 1986년에 이르러 기능이 쇠퇴했다. 운하 주위에 산책로를 정비하며 오타루 대표 관광지로 거듭나게 된다. 주변 창고는 고급 레스토랑, 유리공예관, 골동품 매장 등이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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