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피플] 롯데면세점 부점장 김정은 “서비스는 감성 스킨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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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피플] 롯데면세점 부점장 김정은 “서비스는 감성 스킨십이다”
  • 김선호
  • 승인 2016.11.18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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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점→월드타워점→본점 경력 쌓은 현장전문가 인터뷰 “문화 차이 이해”
“물고기 떼가 왔을 때 어부는 망을 던져야 한다”...최초를 위한 발자취 등

롯데면세점 김정은 부점장은 18일 한국면세뉴스와의 만남에서 “서비스는 감성 스킨십이다. 면세점 직원들은 직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먼저이나 고객을 감동시켜 다시금 발길을 이끌게 하는 것은 바로 공감과 교류다”라고 말했다. 그는 1989년에 면세점에 입사, 지금까지 30년 가량 소비자에 함께 동거동락(同居同樂)한 사연을 풀어놨다.

d1118_002 사진=김선호 기자/ 롯데면세점 김정은 부점장

“2001년 9·11테러·탄저균 사건이 있던 때가 기억난다. 당시 관광객 한 분이 면세점에서 인기 있던 백삼 가루 제품을 구매했었다. 그리고 이를 지인들에게 택배로 보냈는데 ‘탄저균 사건’으로 하얀 가루가 담긴 봉투·택배는 조심해야 된다고 해 난처한 적이 있었다”

“인터넷면세점을 면세업계 최초로 오픈(2000년대)했을 때 컴퓨터 사용이 낯설었던 소비자들이 있었다. 장바구니(인터넷 쇼핑리스트)에 담아놓고 구매했다는 소비자들도 많았다. 그래서 구매절차를 상세히 설명해주며 안내해준 적도 있었다”

“비행기만 타면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을지 알고 이를 문의하는 소비자도 많았다. 제주도를 가는 데 면세품을 왜 구매하지 못하냐는 항의도 받았다. 면세점 이용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때라 이해를 하며 소비자 안내를 도왔다”

유통산업 속에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았던 때다. 한류가 확산됨에 따라 일본인 관광객에 이어 중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면세시장의 규모 또한 급속히 성장했다. 그러나 성장하기 이전부터 현장을 지켜온 면세점 직원들이 경험을 쌓아온 덕에 지금의 면세산업이 가능했던 점도 거론하지 않을 수없다.

김정은 부점장은 입사때 롯데면세점 최영수 전 대표와의 만남을 얘기했다. “그 분이 직원들에게 많이 했던 말씀 중 하나가 ‘어부는 물고기 떼가 들어왔을 때 망을 던져야 한다. 잡을 것도 없는 데 헛수고를 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롯데면세점에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해 운영 중이던 당시에 지금의 면세산업 성장을 예견한 듯했다.

일본어 전공이었던 그는 중국인 관광객 응대를 위해 중국어를 배웠다. 한·일 월드컵이 열린 2002년의 얘기다. “한·일 월드컵 당시에 롯데면세점에서 ‘중국어 반’을 만들어줬다. 3달가량 공부를 해서 간단한 회화를 익혔는데 덕분에 간단한 안내방송도 했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d1118_003 사진=김선호 기자/ 롯데면세점 김정은 부점장이 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국어를 배운 덕에 그는 중국인 관광객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도 됐다. “2000년대 초반 당시에 중국인 관광객이 소리를 치며, 현장이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다. 소비자가 안정이 되지 않아 사무실까지 데려와야 하는 상황이었다. 관광객의 말을 들어보니 소란을 피운 것이 아니라 단지 같이 온 친구를 찾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의자를 안내해주며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중국어로 말했다. 그러자 얌전히 의자에 앉았다”

성조가 강한 중국어로 인해 오해가 생긴 것이다. 김정은 부점장은 그 ‘해프닝’을 문화의 차이라고 밝혔다. 일본인은 뭔가를 요청하는 것을 꺼리고 조심스러워하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그들 또한 ‘소통’을 원한다.

롯데면세점 본점에서 근무하던 그는 2014년 10월에 월드타워점으로 발령이 났다. 롯데면세점 잠실점이 월드타워점으로 이전해 새로 오픈을 하던 시기였다. “본점에서 월드타워점으로 발령이 나도 저를 찾아오는 해외 고객 분들이 있었다. 반갑고 고마웠다. 그리고 아침 산책 중에 매장에 방문해 고구마를 주고 갔던 동네 주민 분들도 생각난다”며 회상했다.

그리고 2016년 6월을 끝으로 그는 다시 본점으로 돌아오게 됐다. “월드타워점에 일하던 직원들 중 상당 수는 인근 지역에서 사는 여자 분들이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다 같이 열심히 일했는데 안타깝다”며 “이번 특허심사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29년 간 면세점 근무를 하며 여러 힘겨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마다 생각나는 것은 ‘직원’이라고 설명했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나의 신조이기도 하다. 남을 공감하고 서로 얘기를 하다보면 배우는 것이 많다. 상대방 얘기를 듣다보면 해결점이 나올 때도 많다. 그러면서 날마다 변화하는 것 같다. 직원들과 같이 하다보면 정도 쌓이고, 새로 입사한 분들도 그 분위기 속에 동화돼 함께 한다는 기분이 든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면세점과 동화되어 온 그는 고객 서비스는 곧 감성의 스킨십이라고 설명했다. “대화를 하고 싶어하는 고객 분들이 많다. 콜센터에 전화해 상담을 요청하는 고객들의 사연을 듣다보면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말을 경청해줄 수 있는 사람인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해외 여행객에겐 자신의 말을 들어줄 사람이 간절하다. 그는 소비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들어주는 지점이야 말로 관광객의 재방문을 이끌어낼 수 있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경험과 노하우가 ‘통(通)’하는 곳, 면세점. 소비자를 응대하는 면세점 직원들은 ‘감정 노동’으로 힘겨워하고 있다. 이를 풀어나갈 수 있는 지점 또한 현장의 ‘공감’에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면세점 업무는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알 수 있다. 면세점에 관심을 두고 일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글로벌 회사라는 부분을 인식하고 외국인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문화를 인식하고 이해한다면 세계 1위를 점하고 있는 한국 면세점에서 근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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