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미치다 3탄]'모나코' 유유자적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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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미치다 3탄]'모나코' 유유자적 여행
  • 서미희
  • 승인 2016.12.29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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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 남프랑스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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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를 설명하는 두 단어는 아마도 ‘화려함’과 ‘고급스러움’이 아닐까?


밝고 화려한 분위기가 넘치지만 한편으로 사치의 극을 달리는 나라. 모나코 항(港) 쪽은 높은 빌딩과 요트들로 화려하다. 서울 못지않은 인구 밀도를 자랑한다고. 다른 행정지역들은 오래된 건물의 낡은 지붕이 빼곡하다. 항구 쪽과는 대조되는 또 하나의 모습이었다.


700년의 역사를 지닌 모나코는 면적1.95㎢ . 인구 약 3만 명의 바티칸 시국 다음으로 작은 소국으로 프랑스 땅에 둘러 싸여있다. 모나코를 통치하고 있는 현 대공인 ‘레니에 3세’가 은막의 여왕 ‘그레이스 켈리’를 왕비로 맞아 모나코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렸다. 헐리우드 배우에서 한 나라의 왕비가 돼 모든 여자들의 '로망'을 완벽하게 실현한 여자. 비교적 젊은 나이에 1982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죽었다. 영화같은 생을 살다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왕비.

20 사진=서미희기자 / 열대 식물이 가득한 모나코 정원

꼭 가야 하는 곳을 찍고 다음 목적지로 달려 가는 일정을 소화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다. 모나코를 가다 보면 중간에 '에즈'를 지나 간다. 보통은 에즈를 갔다가 모나코도 간다. 우리는 에즈는 가지 않기로 했다. 지친 우리 세 명에게 선물 같은 하루를 선사해주고 싶었다.


물론 중동에 있는 ‘모로코’와 헷갈릴 수도 있다. 심지어 나는 지명 'Monaco'로 도배된 그곳에 가서도 모로코 모로코 하며 떠들고 다녔더랬지.

ss22 사진=구글 지도 / 모나코와 모로코 지도

남프랑스 니스에서 버스로 한 시간이면 도착하는 ‘모나코’.


프랑스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지만 모나코는 남프랑스의 분위기와 다른 모습이다. 여유와 휴식이 느껴지는 남프랑스보다는 조금 더 화려하고 밤이 더 빛날 것 같은 도시 느낌이다.


공용어는 프랑스어. 통화는 유로화를 쓴다. 프랑스와는 국경도 따로 없고 검문이 없어서 프랑스에서 국경을 넘었다는 기분이 안 들었다. 모나코는 나라라기보다는 프랑스의 한 휴양 도시 같은 느낌이다. 모나코는 관광수입과 국영 도박장 카지노에서의 수입이 국가의 중요한 재원이 되어 세금을 걷지 않는다. 병역의 의무도 없는 나라다.

17 사진=서미희기자 / 모나코에 위치한 호텔

비싼 차들이 즐비하다.


여행지에서 유독 바쁜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들 중 한 명이었다. 걸음도 빠르고 밍기적거리는 시간도 아까워 눈에 무엇이든 담기 바빴던 시간들. 영국에선 그렇게 다니다가 휴양지로 유명한 남프랑스로 오니 몸과 마음이 어색해져버렸다.


제자리걸음에도 신발 밑창은 닳기 마련. 여기서마저 '바쁜 사람'으로 살고 싶지 않다는 바람이 이제서야 번뜩이듯 나를 찾아왔다.

img_9978 사진=서미희기자 / 폴 샌드위치 간판

그래서 버스도 늦게 탔다. 일부러 저기 멀리 보이는 버스를 보고 뛰지 않았다. 그냥 가게 내버려 둔 채 우리는 맥도날드가서 콜라도 마시고, 쇼핑할 수 있는 센터가 보이면 안에 들어가서 아이쇼핑을 실컷 했다. 배가 고파지면 눈에 들어오는 '폴 빵집'에 들어가 바게트를 싼 값에 사서 베어 물며 걸었다.

img_9970 사진=서미희기자/ 소박한 멋이 느껴지는 'PAUL' 빵집

'여행'의 정의는 각자가 내리면 된다. 초보든 고수든 간에 여행은 오롯이 자신의 몫이다. 함께 떠나는 여행이 자칫하면 '불행'이 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내 의지와 무관한 발걸음이 될 수도 있어서가 아닐까?


그렇게 점심이 다 돼서야 모나코행 버스를 타고 평안한 뷰를 감상하니 '이곳이 바로 천국'. 한 줄도 읽지 않은 재미있는 소설을 백 권쯤은 품은 사람처럼 설렜다.

img_0235 사진=서미희기자 / 모나코 가는 버스안에서 찍은 도로 옆 가정집

버스 정류장도 미리 안 봐뒀던 탓일까. 어정쩡한 곳에 내려버렸다. 그러나 이 선택은 참 잘한 선택이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대리석 벽으로 투박하게 장식된 오래된 바다 옆 길을 삼십분 정도 걸었다. 사람도 없었다. 날씨 탓도 있지만 부자들은 걷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스포츠카나 외제차(우리 기준)를 타고 쌩 지나간다. 우리는 유유자적 관광 모드를 유지했다.  걸으며 수다도 떨다 보니 모나코 중심지인 '몬테카를로'에 도착했다.

711d 사진=서미희기자 / 바다 옆에 위치한 '몬테카를로'

어느덧 도착한 '몬테카를로'

몬테카를로모나코를 구성하는 4구(區) 가운데 하나. 수도인 모나코 시와는 항구를 끼고 반대쪽에 위치한다. 모나코 공(公) 샤를 3세가 도박장의 개설을 허가하면서 지중해의 관광·휴양지로 유명해졌다. 1866년 스베리프에서 개칭하였다. 모나코의 번화가로 호텔, 극장, 아파트 등이 들어서 있으며, 자동차 경주, 스포츠 축제 등이 열린다.

img_0149 사진=서미희기자 / 카지노 앞에 펼쳐진 열대 식물 정원

바다 구경은 실컷 했다. 한국에서 바다를 보려면 차를 몰고 한시간은 달려야 서해를 볼 수 있다. 내가 사는 서울 기준은 그러하고 바다 물 색도 똥 색깔이다. 그런데 여긴 어쩜 하나하나 물 색깔이 다 다를 수 있는지 신기하다.

img_0166 사진=서미희기자 / 모나코에 정박해 있는 크루즈

내가 바로 '모나코' 유람선이야. 라고 자랑하며 서 있었던 요녀석. 한 시간 정도 걸었는데 이 유람선은 저 자리에 꿈쩍하지 않고 서있었다. 얼마나 큰 걸까? 할머니가 되면 크루즈를 타고 여행하고 싶다고 반 협박 식으로 동행자에게 쇠뇌시켰다. 효과가 있으면 좋겠다. 뚜벅이 여행도 좋지만 '사치 여행'도 일생 한 번은 해보고 싶은 꿈이다.


스타벅스가 보여서 3층으로 걸어 올라갔는데 생각하지도 못했던 '스타벅스 뷰'가 나와서 어리둥절했다. 커피를 주문하고 앉아서 모나코 바다를 내려다 보니 마치 내가 공주가 된 기분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사진을 남기고 갔을까? 나도 그 중 하나가 돼서 인생샷 하나 건져보겠다며 100 장의 셀카를 찍었다.

11 사진=서미희기자 / 모나코 '스타벅스' 매장

모나코 여행기 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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