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치솟는 면세점 송객수수료...“불법유통구조 원인제공”
상태바
[단독] 치솟는 면세점 송객수수료...“불법유통구조 원인제공”
  • 김선호
  • 승인 2017.01.09 17: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면세점→관광객 'Payback' 포인트, ‘대리구매’ 양산
“영수증 사진 찍어 여행사에 보내주면 적립돼 있어”
관련기사: 면세점 ‘송객수수료’, ‘저가관광’ 초래 문제 어디까지 왔나
관련기사: 면세점 ‘송객수수료’는 양날의 칼, 외화내빈(外華內貧) 매출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한국 관광지는 서울과 제주 지역이다. 해당 지역에 위치한 면세점을 중심으로 단체 외래관광객 및 여행사·가이드에게 주는 ‘적립금·포인트’가 저가관광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적립금과 포인트를 통해 저렴하게 구매한 면세품이 불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면세점이 단체관광객을 몰아주는 대가로 여행사·가이드·관광객에게 제공하는 송객수수료가 치솟음에 따라 불합리한 저가관광구조가 음성적으로 양산되고 있는 점이 포착됐다.

j0109_001 사진출처: 중국 사이트 '만한왕'/ 서울 지역 각 시내면세점이 제공하고 있는 구매 '누적금액'별 제공하는 포인트 및 적립금

‘한국 관광’을 안내하고 있는 중국 현지 사이트 ‘만한왕’에선 서울·제주 지역 면세점에서 제품을 구매할 시 ‘페이백’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 특히 롯데·신라면세점을 비롯해 신세계·갤러리아·신라아이파크·두타·동화면세점까지 구매금액별 제공받는 포인트가 적혀져 있다. 롯데·신라면세점 구매자의 누적금액이 2만 달러 이상일 땐 구매금액의 16%를 받을 수 있으며, 타 면세점에선 16.5%가 적립되는 구조다.

송객수수료는 면세점이 여행사·가이드에게 단체관광객을 몰아주는 대가로 지급하는 ‘여행사 수수료, 여행사 인센티브, 가이드 수수료, 가이드 인센티브’로 구성된다. 이를 비롯해 단체관광객에게 제공되는 포인트 및 적립금 또한 광의의 의미에서 ‘송객수수료’로 여겨진다.

자유여행객으로 방한한 중국인이 ‘단체관광객’으로 등록돼 면세점 ‘페이백’이 악용되고 있는 과정이 중국 내에선 상세하게 설명·안내되고 있다. 이를 통해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저가’로 관광을 즐기며, 여행사는 면세점이 제공한 ‘송객수수료’로 저렴하게 면세품을 대량구매한 후 불법유통시켜 수익을 얻고 있다.

j0109_002 사진출처: http://bbs.tianya.cn/m/post-768-1109717-1.shtml/ 해당 게시물 중엔 "한국 가기 전에 여행사에 연락해 항공편명 및 여권을 보내준다. 마중 나온 사람을 공항에서 만나 면세점에 가서 등록하고 제품을 구매한다. 영수증 사진을 찍어 이들에게 보내주면 된다. 그러면 다음 날에 면세점 포인트가 적립돼 있을 것이다. '만한' 사이트가 최초로 면세점 포인트를 대리구매자나 여행사에게 주었다. 전문적인 대리구매자가 그들을 찾는 이유는 가지고 있는 포인트만큼의 돈을 주고 처리가 빠르기 때문이다"라고 적혀 있다.

중국 블로그 사이트에선 방한 중국인 자유여행객이 특정 여행사에 등록하고 면세품을 ‘대리구매’하는 방법이 자세히 설명돼 있다. 해당 게시물에선 “한국 가기 전 여행사에 연락해 항공편명 및 여권을 보내준다. 그러면 무료로 공항에 마중 나오며 면세점에 가서 회원 등록 및 면세품을 구매한다. 그리고 영수증 사진을 찍어 이들에게 보내주면 된다”며 “대리구매 베테랑들은 거의 다 알만한 ‘만한’ 사이트에 등록해 이용한다. 전문적인 대리구매자가 ‘만한’ 사이트를 찾는 이유는 가지고 있는 포인트만큼의 돈을 주며, 처리가 빠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돼 있다.

즉 자유개별여행객이 해당 사이트에 가입해 ‘단체관광객’으로 등록되며, 면세품을 대리구매한 뒤 면세점이 제공하는 포인트 및 적립금이 현금화돼 이용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포인트와 적립금이 쌓인 여행사는 대량으로 구매한 면세품을 재판매해 수익을 얻는다.

한국관광통역안내사협회 김리희 부회장은 “면세점이 여행사(대량구매불법유통업체) 및 무자격가이드에게 주는 ‘송객수수료’가 관광객에게 페이백이 되어 시장 혼란을 야기하는 관광·유통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이를 통해 정상적으로 운영 중인 여행사가 피해를 입게 되며, 최종적으론 넓은 의미의 ‘송객수수료’가 국부유출로 이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2016년 면세점 총매출은 12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양적으로는 규모가 커지고 있으나 ‘질적 성장’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송객수수료’가 자리잡고 있다. 또한 ‘15년 6개이던 시내면세점이 ‘17년엔 13개로 두배 이상 늘어나 출혈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해당 출혈지점이 바로 ‘송객수수료’에서 비롯되고 있는 중이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