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한파] 신라아이파크면세점 ‘보따리상’ 기승...“남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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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한파] 신라아이파크면세점 ‘보따리상’ 기승...“남일 아니다”
  • 김선호
  • 승인 2017.07.2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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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투명한 면세시장 전망, 루이비통 불발됐으나 펜디
사라진 중국인 관광객 FIT, 신종 ‘보따리상’이 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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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한파_한·중 관계가 악화됨에 따라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감소했다. 지난해 면세점 중국인 매출이 약 70% 비중으로 사드한파의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나 전년대비 매출이 증가하는 등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사드 직격탄에 연약할 수밖에 없는 각 신규면세점 현장을 취재한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한층 기대를 모았던 신규면세점 중 하나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 합작사인 HDC신라면세점은 일찍부터 루이비통 유치설이 만연했다. 그러나 루이비통 유치가 불발된 가운데 ‘사드한파’로 인한 몸살로 더욱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사라진 중국인 관광객 대신 보따리상들이 곳곳을 채우고 있었다.

D0725_002 사진=김선호 기자/ 신라아이파크면세점 매장 전경. 중국인 관광객들이 사라지자 한산한 분위기다.

여행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면세품을 한 가득 사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양 손엔 면세점에서 구매한 제품들로 채워진 무거운 봉투가 들려 있었다. 여행사를 통해 방한한 단체여행객처럼 보이는 이들이 주차장 입구에 도착하자 한 곳에 모두 자신이 들고 있던 면세품을 내려놓았다. 그리곤 면세품으로 가득 담긴 승합차 안에 여행객들이 구매한 제품들을 더 우겨넣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여행사가 관광객이나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을 모집해 일종의 면세점 뺑뺑이를 돌리는 경우가 있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의 경우 항공권을 예매한 뒤 면세점에서 구매를 마치면 항공권을 취소한다”며 “이들은 이를 통해 아르바이트를 받는 것이다. 이후에 면세품이 어디로 가는지는 알 지 못한다. 국내에 저렴하게 유통되거나 해외에서 재판매되는 것으로만 들었다”고 밝혔다.

D0725_003 사진=김선호 기자/ 신라아이파크면세점에서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대량의 면세품을 구매해 주차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D0725_004 사진=김선호 기자/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주차장에서 대량의 면세품이 승합차에 한꺼번에 실리고 있다.

면세점은 이런 여행사·가이드에게 ‘송객수수료’를 지불한다. 관광객을 면세점에 유치한 대가로 여행사·가이드에게 수수료를 주는 것. 이는 단체관광객 매출 비율 일부로 지급하기도 하며, 관광객 인원수에 맞춰 ‘인두세’ 개념으로 수수료가 나가기도 한다. 이외에도 구매 후 선불카드, 할인권 등 ‘페이백’을 통해 추가 혜택을 제공한다.

관세청이 집계한 지난해 면세점 송객수수료는 전년대비 68.8% 치솟은 9,672억원에 달했다. 당시 관세청은 “시내면세점 송객수수료 지급 규모는 단체관광객 매출 증가에 비례해 증가하는 추세이고, 지난해 단체관광객 매출과 송객수수료 규모는 ‘13년도 대비 각각 2,6배, 3.2배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올해는 ‘사드한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자, 매출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면세점은 부담 가중에도 불구 송객수수료를 더욱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정부의 ‘방함 금지령’이 지난 3월 중순부터 시행됐으나 지난 6월까지 전년대비 면세점 총매출 규모는 소폭 성장했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 관계자는 “신라아이파크는 세관에서 지침을 내린 일인당 브랜드 판매수량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운송과정에서 모아서 간 것으로 보이는 데 면세점 주차구역 내에서 오해받을 행위는 자제시키도록 하겠다”며 대량 면세품 구매를 방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면세점 주차장에선 단체관광객들이 구매한 대량의 면세품이 한 곳에 모여 조직적으로 운송되는 현장이 포착된 것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이는 신라아이파크면세점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의 면세점이 면세품 판매에만 혈안이 돼 있다. 면세점을 가게 되면 대량의 면세품이 운송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며 “불합리한 ‘저가 관광’이 문제라고 지적이 됐으나 개선이 안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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