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경영권 놓고 1조원 규모 인수전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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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경영권 놓고 1조원 규모 인수전 가열
  • 김형훈
  • 승인 2015.02.2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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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금호산업 인수의향서 제출
다른 대기업도 컨소시엄 형태 참여 가능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을 놓고 신세계 등이 뛰어든 인수전은 결과에 따라 재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금호산업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을 지킬지 아니면 정용진 부회장의 신세계나 다른 대기업 또는 사모펀드가 금호산업을 인수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까지 차지할지 주목된다.

금호산업은 2014년 시공능력평가 20위인 중견 건설업체로 시장가격은 5천억원대다. 하지만 국적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 인수금액은 1조원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 제출 마감일인 25일까지 인수의향서를 낸 것으로 확인된 곳은 신세계를 비롯해 중견 건설사 호반건설과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 자베즈파트너스, MBK파트너스, IMM 등 사모펀드 4곳까지 모두 6곳에 이른다.

신세계는 면세점 등 기존 사업과 항공업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김경기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사모펀드를 통한 컨소시엄 형태의 참여는 추후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면서 "면세사업을 키우려 하는 신세계는 (의향서 제출로) 금호산업 인수 의지를 강하게 표명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세계와 함께 인수 후보군으로 꼽힌 롯데나 CJ의 움직임도 관심사다. CJ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롯데는 제출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롯데는 면세점, 호텔 등의 사업에서 항공업과 시너지를 꾀할 수 있으며 CJ의 경우 CJ대한통운과 아시아나항공을 연계한 물류 사업의 효율화를 노릴 수 있다.

면세점과 호텔업을 하는 호텔신라도 이부진 사장이 홍기택 산업은행장을 만났다는 소문을 계기로 인수 가능성이 거론됐다. 하지만 호텔신라 측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전에 참여할 계획도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금호그룹과 마찬가지로 호남이 기반인 중견건설사로 이날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호반건설도 관심을 끈다. 호반건설은 한때 금호산업의 지분을 6.16%까지 높였다가 일부를 매각해 지분율을 4.95%로 낮췄다.

박삼구 회장과 법적 분쟁을 벌이는 동생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도 인수의향서를 내지는 않았지만 사모펀드와 제휴해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 등에 관심을 두고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하는 곳은 많지만 박삼구 회장으로서는 금호산업을 기필코 되찾아야 하는 처지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08%를 가진 최대주주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의 지분 46.00%를 갖고 있고, 금호터미널의 지분 100%, 금호사옥 지분 79.90%, 아시아나개발 지분 100%, 아시아나IDT 지분 100% 등도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을 놓치면 금호타이어 하나만 남기고 그룹이 공중분해 되는 상황이다.

박 회장은 인수전에 뛰어든 경쟁자들이 써낸 최고가와 같은 금액으로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주식 '50%+1주'를 살 수 있다.

하지만 자금 부족이 최대의 난관이다. 박 회장이 동원 가능한 자금은 1천500억원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은 전략적 또는 재무적 투자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인데 경쟁자들이 높은 가격을 낼 수록 자금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는 이날 오전 그룹 전략경영실 회의에서 금호산업 인수전과 관련해 "의연하게 대처하자"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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