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거대 자본 ‘큰 입’, 발리도 ‘꿀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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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거대 자본 ‘큰 입’, 발리도 ‘꿀꺽’하나
  • 김선호
  • 승인 2017.09.2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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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중국 의류업체, 발리 인수 계획”
명품 브랜드 저성장 시대에 탈출구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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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막대한 자본이 명품 브랜드에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 중국의 투자펀드 포춘파운틴캐피털이 프랑스 크리스털 브랜드 ‘바카라’ 지분 88.8%를 미국의 투자펀드 스타우드캐피털 그룹 등으로부터 인수하는 계약 체결이 지난 6월 보도된 데 이어 이번에는 스위스 가죽제품으로 유명한 ‘발리’가 중국 의류업체에 인수될 전망이다. 명품 시장에서 중국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한편 중국 자본은 명품 브랜드 인수계획에 착수하고 있어 유통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6일 “중국 의류업체인 치파랑(七匹狼·Fujian Septwolves Industry)과 푸싱 인터내셔널 기업이 명품 가죽 제조사인 ‘발리’(Bally International AG) 브랜드를 인수할 계획이다”며 “발리 또한 해당 제의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시장에서 다수의 명품 브랜드가 저성장 늪에 빠졌으나 중국 시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중국은 막대한 자본을 통해 ‘브랜드’를 구매하고 있는 중이다.

D0920_002 사진출처: '발리' 브랜드 공식홈페이지/ 발리 브랜드의 콜렉션

발리 브랜드 인수 의사를 밝힌 곳 중 치파랑은 중국 현지에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보유한 의류업체다. 중국 3대 남성 비즈니스 캐주얼 브랜드로 알려져 있으며, 글로벌 컨설팅업체 RTG는 ‘2017년 중국 세대별 브랜드 선호도 조사’ 보고서에서 35~45세 패션브랜드 부문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치파랑은 유명 패션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중국에 세운 칼 라거펠트 차이나 지분 80%를 인수하기도 했다.


중국 푸싱그룹은 ‘발리’ 인수 계획이 보도되자 주가가 11.73% 상승하는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지난 19일 “푸싱그룹이 ‘발리’를 인수 의사를 밝히자 주식이 상승했다”며 “푸싱그룹은 그리스 주얼리 브랜드 ‘폴리폴리(Folli Follie)’와 미국 패션브랜드 ‘센존(St. John)’에도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D0920_003 사진출처: '발리' 브랜드 공식홈페이지/ 발리 상품 중 가방

한편, 국내 유통시장은 한·중 관계가 ‘사드’로 인해 악화됨에 따라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면세점은 지난해까지 고성장을 이뤘으나 올해 3월부터 중국 정부의 ‘방한 금지령’으로 인한 직접적인 타격을 맞고 있는 중이다. 때문에 명품 브랜드에게 한국의 면세점은 중국인의 ‘손 길’을 받을 수 있는 주요 시장으로 여겨졌으나 면세점 소비자의 국적 다변화 전략에 지금까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유통채널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중이다.


때문에 한국과 중국 간의 유통 시장이 엇갈린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 중국 시장은 잠재 소비력으로 명품 브랜드의 눈길을 받으며, 거대 자본을 통해 해외 기업을 인수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유통시장은 중국인 관광객의 빈자리로 인해 한파를 겪고 있다. 또한 해외 명품 브랜드 인수를 떠나 매장 ‘입점’에도 쩔쩔 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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