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오픈 20일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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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오픈 20일 '빛과 그림자'
  • 조 휘광
  • 승인 2018.08.0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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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매출 초과달성 순항 중"..."고객응대 미흡하고 길찾기 힘들어"


▲ 7일 오전 8시30분경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입구에서 개점시간을 기다리는 외국인 관광객들. 대부분 중국인 단체관광객으로 가이드 안내에 따라 와서 번호표를 들고 대기하고 있다.


지난 7월 18일 오픈한 뒤 딱 20일만인 7일 오전 8시30분쯤 찾은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파미에스테이션 쪽 입구는 외국인,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관광객들은 가이드와 면세점 직원 안내에 따라 번호표 순서대로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줄잡아 200명은 돼 보이는 것이 오픈 다음날 아침 대기자 수와 비슷해 보였다. 먼저 입장하기 위해 몇시간 전부터 줄을 선다는 중국인 보따리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내국인 고객 비중이 절반을 넘고 매출 비중도 40% 초반대로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면세점 관계자는 "오늘은 평소보다 좀 많은 편이고 개점시간에 100명 정도가 줄을 서는 게 보통"이라면서 "다른 시내면세점과 달리 내국인 고객 비중이 50%가 넘는다"고 밝혔다.


내국인 매출 비중이 높아지면 질 좋은 매출을 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외국인 단체관광객이나 보따리상 대상 영업보다는 고급 개별여행객을 위주로 내실을 중시하겠다는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의 당초 목표에 부합하는 모습이다.


박준홍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장은 "개점효과로 매출이 많이 올랐던 시기가 지나고 하루 10억 언더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7월 매출목표에 7, 8억정도 초과달성했고 내국인 비중이 절반을 넘고 있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강남점은 개점 당시 연말까지 약 6개월 동안 1800억 매출을 달성할 계획임을 밝혔다. 하루 10억원 이상 매출을 해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다. 최근 강남점 매출은 하루 8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그러면 올해 매출목표 달성이 어려워 지는 걸까? 이에 대해 신세계면세점 홍보팀 관계자는 "브랜드가 순차적으로 오픈하면 매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제하고 "명동점도 브랜드가 오픈하면서 계단식으로 매출이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입점 준비가 덜 돼 파티션으로 꽁꽁 가려졌던 몽블랑 등 일부 명품 브랜드 매장도 하나씩 문을 열고 있어 신세계가 당초 밝힌 대로 연말까지는 MD구성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객불만은 의외의 곳에서 나왔다.


#"판매사원 교육이 덜 됐나봐요. 한국어 서툰 직원도 있고, 백화점처럼 응대가 세련되지 않네요"


면세점과 백화점이 나란히 붙어있다보니 상호간에 후광효과가 만만치 않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면세점이 개장한 지난달 18일부터 일주일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외국인 고객 수가 21% 늘었고 매출은 100% 늘었다.


면세점 또한 구매력 막강한 신세계백화점 고객을 흡수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신세계백화점 판매사원들의 매너와 수준급 고객응대에 익숙한 백화점 고객이 면세점을 방문했을 때 컴플레인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글라스 매장을 둘러보던 한 고객은 "직원이 한국말을 잘 못하는 데다 제품에 대해 물어봐도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하더라"면서 "바로 옆에 있는 신세계백화점과 완전 비교된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매장. 판매사원 구인난이 심해지면서 서둘러 채용해 배치하다보니 바로 이웃에 있는 백화점보다 고객응대 수준이 떨어진다는 컴플레인도 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런 고객 불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급히 채용한 브랜드 소속 직원 중에 교육이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 같고 차차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뾰족한 대책은 없어 보였다.


이는 신규 면세점이 개장할 때마다 거듭되는 일로 이번에는 한꺼번에 1000명 가까운 판매사원 수요가 생기다보니 발생한 것이라 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한 브랜드 공급업체 대표는 "판매사원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 경험도 별로 없는 중국인(교포)을 할 수 없이 채용했다"면서 "그러다 보니 매출도 오르지 않아 경험있는 매니저급을 수소문해 놨지만 기존매장에서 놔주지 않아 골치"라고 토로했다. 그는 또 "면세점업체들도 자기 소관 아니라고 나몰라라 말고 대기업답게 실질적인 지원책을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 신세계면세점이 자리잡은 서울 서초동 센트럴 시티 부근 단면도. 강남 한복판이지만 의외로 찾아가기 힘들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옆이라던데…찾아가기 힘들었어요"


신세계면세점은 강남 한복판에 있으므로 '넓은 의미'에서 접근성은 아주 좋은 편이다. 지하철 3개 노선이 교차하는 지점이고 전국으로 사통팔달 연결된 강남고속터미널이 바로 옆에 있다. 그러나 막상 처음 와보는 사람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여론이 적지 않았다.


이쪽 지리를 '조금 아는' 기자도 실제로 강남터미널 지하철 역에서 내렸을 때 헷갈렸던 게 사실이다. 9호선 플랫폼에서 내려 올라가니 3호선쪽과 7호선 쪽으로 환승하는 통로, 그리고 아예 9호선 외부로 나가는 통로가 있었다. 세 곳 중 어디로 가야할 지부터 막막했다.


7호선쪽으로 가는 무빙워크를 탈 뻔하다가 일단 3호선 환승통로를 통과해 지상으로 빠져나왔다. 빙고! '운 좋게 가장 가까운 곳을 선택해 강남고속터미널 쪽으로 들어와 면세점과 연결되는 센트럴시티로 갈 수 있었다. 입구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불편을 호소한 게 이런 것이었을까. 지하철역부터 면세점 센트럴시티 터미널까지 오는 사이에 신세계면세점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은 뜻밖에도 없었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본관과 신관을 지나 JW메리어트쪽에 위치해 있다. 1층 센트럴시티 쪽으로 들어가면 에스컬레이터 뒤편으로 면세점 입구가 나온다. 신세계백화점 쪽에서 가면 백화점을 가로질러 센트럴시티를 거쳐야 면세점이 나온다.


외국인 관광객이 줄을 서서 들어가는 파미에스테이션 쪽 입구를 찾으려니 또 한번 헷갈렸다. 건물 안에서는 가는 길이 없고 4번 게이트를 나와 우측으로 돌아서 어두컴컴한 보도를 지나 오른쪽으로 가야했다.



▲ 파미에스테이션에서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쪽으로 가는 계단 중간에 설치된 표지판. 화살표 방향으로 직진해보니 창고같은 어둠침침한 곳이 나타났다. 저 화실표는 위층으로 올라가라는 뜻이었다.



파미에스테이션 주차장쪽에서 면세점을 찾아오는 길도 험난했다. 군데군데 신세계면세점 표지판이 있었지만 헷갈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층마다 표지판은 있었지만 화살표 방향을 따라갔을 때 '엉뚱한' 곳이 나오기도 했다. 직선 화살표가 직진이 아니라 위층으로 180도 꺾어 올라가라는 뜻이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 가운데 출입구가 가장 많기는 한데 일부 미비한 점이 있을 것"이라면서 "8월 호텔 리모델링이 끝나면 호텔에서 바로 이어지는 통로가 생기고 백화점 3층에서도 직접 연결되는 통로가 나기 때문에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 고속터미널 경부선 방향에서 신세계면세점 피미에스테이션 쪽 입구로 가려면 저 컴컴한 통로를 지나 오른쪽으로 꺽어져야 한다. 통로 중간에는 가림막을 해 놨지만 틈 사이로 호텔 공사중 나온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 더미들이 보였다.



강남점을 처음 방문한 한 고객은 "여러번 와본 사람은 몰라도 처음 찾는 사람으로서는 표지판이 없어 어디가 어딘지 미로같아서 찾기 힘들었다"면서 "신규 오픈한 매장답게 고객이 편안하게 찾아올 수 있도록 디테일에 좀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상한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면세점 오너 영향이 있는 것 같다"면서 "미관도 중요하지만 멀리서 오는 고객이 일단 찾아오기 쉽도록 해주는 게 고객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싶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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