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 인천공항 '비항공 수익' 점점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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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보다 배꼽? 인천공항 '비항공 수익' 점점 커진다
  • 조 휘광
  • 승인 2019.01.1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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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공항 전체 수익의 62%에서 작년 67% 추산
"공항 본연의 수익구조 벗어난 임대료 장사" 비판
공사 "공항 국제경쟁력 강화에 투자해 선순환 효과"


▲ 인천공항공사가 사상 최대매출 기록을 해마다 갈아치우고 있지만 공항 본연의 항공수익보다 임대료 등 비항공 수익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인천공항공사 제공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지난해 2조6376억원으로 사상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나 항공수익보다 비항공수익에 편중된 수익구조는 오히려 심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기준 인천공항공사의 항공수익은 33.6%인 반면 비항공수익은 66.4%에 달했다. 전체 수익의 3분의2를 비항공수익에서 거뒀다. 한국면세뉴스 집계 결과 이 수치는 2018년 상반기 기준 32.9% 대 67.1%로 오히려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기조는 하반기에도 이어졌을 것으로 예측된다.


■ 2014년 62.1%에서 계속 증가 추세

인천공항공사가 9일 공개한 2018년 주요 재무실적에 따르면 운항 및 여객수익 증가, 상업수익 증가 등에 힘입어 전년대비 약 8.5% 증가한 2조 6,367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항공수익과 비항공수익 비율 등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고 공사 관계자는 밝혔다.

공사 작년 상반기 매출이 1조3352억원(경영공시 자료)임을 감안하면 하반기 매출은 1조3024억원으로 상반기보다 다소 감소했지만 엇비슷한 수준이다. 상반기와 하반기 별다른 수익구조 변동 요인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항공수익 편중 추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졌을 것으로 추산된다.


눈에 띄는 대목은 비항공수익 비중이 오히려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13년 63.6%이던 비항공수익은 2014년 62.1%로 다소 줄어들었지만 그 후로 해마다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공항이 허브 공항으로서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해외 주요 허브 공항처럼 항공수익이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오히려 반대되는 현상이다.

비항공수익은 상업시설료, 광고료, 주차장사용료, 건물토지임대료 등이 포함되며 이 중 '상업시설사용료'는 면세점, 은행, 식음료 등의 임대료다. 

2016년 1조1357억원에서 2017년엔 1804억원(15.9%) 증가해 무려 1조3161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면세점 상업시설 사용료가 18.3%나 증가해 공사 수익 확대의 효자노릇을 했다.

■ 유럽 주요 공항은 항공수익 비중이 60%

이 때문에 면세점 업계를 중심으로 공항 상업시설 임대료가 과도하다는 원성을 듣고 있다. 2017년 사드사태 때 중국노선 여객이 30%씩 감소해도 임대료 조정이 전무해 면세점 업계의 큰 반발을 사기도 했다.

작년 10월 국회 윤호중 의원(더불어민주장)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땅짚고 헤엄치는 면세점 임대료 장사'를 한다는 지적과 함께 공항 본연의 수익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영국 히드로공항 등 유럽 주요공항은 인천공항과 반대로 항공수익 비중이 60%에 달한다는 근거도 내세웠다.

 

■ "공항 환경 변화 대비해 수익편중은 개선 필요"

인천공항공사는 크게 연연하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로 공사의 2018년 수입계획(경영공시 자료)에 따르면 항공수익은 8431억원으로 계획된 데 비해 비항공수익은 1조9228억원으로, 30% 대 70%에 달했다. 계획된 수치보다는 수익구조 편중이 심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 관계자는 "비항공수익으로 신규취항 항공사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항공 네트워크 확장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선순환 효과'가 있음을 강조했다. 해외 공항과의 비교에 대해서는 "공항마다 처한 입장이 다르다. 특히 구미지역 공항과 아시아 공항은 지리·문화적으로 크게 달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과다한 임대료에 못 견뎌 지난해 롯데와 삼익이 인천공항에서 끝내 철수했지만 인천공항은 또다시 사상최대 매출을 올렸다니 아이러니"라며 "앞으로 상업시설 임대료가 이전만 못할 때를 대비해서라도 공항은 지금과 같은 수익 편중은 꼭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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