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잔혹사 또? '청주공항 시티면세점' 끝내 영업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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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잔혹사 또? '청주공항 시티면세점' 끝내 영업중단
  • 조 휘광
  • 승인 2019.05.0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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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공사와 임대료 체납 소송 중 '물품 압류' 직격탄
면세구역 둘로 쪼갠 데다 '사드' 이후 영업 부진 극심
여행객, 술·담배 살 수 없어 불편…"대책 서둘러야"


▲ 청주국제공항에서 주류와 담배품목을 취급하는 시티면세점이 영업을 중단했다. 임대료 체납에 따른 물품압류와 판매부진 영향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청주국제공항 시티면세점(주류·담배)이 사실상 영업을 중단했다. 항공노선 감소에 따른 판매 부진과 임대료 체납에 따른 물품 압류로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워진 때문으로 보인다. 면세점 인기 품목인 술·담배를 살 수 없어 여행객 불편도 예상된다.

지난해 5월부터 임대료 체납에 따른 한국공항공사와 소송 와중에도 영업을 이어 온 시티면세점이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 데는 물품 압류가 결정타가 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가 최근 임대료 체납에 따른 물품압류 절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보세창고 물품에 대한 첫 압류가 있었고 조만간 2차 압류도 계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면세점 물품이 거의 바닥나 영업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것 같다"면서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데다 물품 압류로 공급업체는 납품을 꺼리고 매장 재고가 소진되면서 자연스럽게 포기한 것"으로 풀이했다.

시티면세점 관계자는 7일 영업 중단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꼭 물품 압류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라고만 말해 여운을 남겼다. 자세한 입장을 듣기 위해 경영진과 연락을 취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 "대구공항·제주공항도 면세점은 한 곳 뿐"

일각에서는 작은 지방공항에 면세점을 두 개 구역으로 쪼개 특허를 내준 결정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한다.

현재 인천·김포·김해공항을 제외하고 복수사업자가 영업을 하고 있는 공항은 청주가 유일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물며 제주공항·대구공항도 단일 사업자인데 청주공항이 복수 사업자로 나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단일 특허가 적절하다는 것을 업계는 물론 공항당국도, 관세청도 인정하는 것이지만 자칫 불거질 수 있는 특혜와 불공정 시비 때문에 총대를 메지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대로 두 곳으로 특허를 나눠 주면 누가 들어와도 또 죽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장 여행객들이 청주공항에서는 술과 담배를 구매할 수 없게 됐다"면서 "고객 불편 해소를 위해 임시로라도 판매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공항 면세점은 판매를 중단한 주류·담배 구역 DF1과 향수·화장품을 파는 DF2로 나뉘어 있다. DF2에는 두제산업개발이 운영하는 청주국제공항면세점이 지난 3월 30일 그랜드 오픈해 영업 중이다. 품목이 한정적인 데다 항공노선 축소로 매출이 하루 수백만원에 그칠 정도로 부진을 겪고 있다.


■ 임대료 체납으로 한국공항공사와 명도 소송

청주공항 시티면세점은 임대료 체납으로 지난해부터 한국공항공사와 명도소송(임대료 체납 등으로 자리를 비워달라는 소송) 중이다. 지난해 5월부터 임대료를 내지 못해 한국공항공사의 철수 요청을 받았으나 응하지 않아 소송을 당했다.

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는 체납에 따른 계약해지는 무효이고 임대료 절반을 감액하라는 판결을 내려 시티면세점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양측 모두 이에 반발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당시 17억원에 달했던 임대료 체납액을 절반으로 줄여주라는 판결에도 불구하고 시티면세점은 항소했다. 매출 감소 규모를 감안하면 절반도 과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공항공사의 이번 물품 압류는 1심 당시 법원이 내린 6억5000만원 지급명령에 따른 조치다. 공사 관계자는 "법원 판결 이후에도 전혀 임대료를 납부하지 않아 현재 미납금액이 13억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시티면세점 임대료 체납 이유는 중국인 여행객 감소 와 정액제 임대료 부과방식 때문이다 . 사드 사태 이후 중국인 여행객이 줄어들면서 매출이 격감했지만 임대료는 고정돼 면세점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2016년 62억원이던 시티면세점 매출은 2017년 22억원으로 3분의1 토막 났고 지난해에는 27억원으로 다소 회복했다. 올해는 1분기 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3% 증가했지만 2016년 수준 회복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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