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렛 어택' KT&G 대책있나?" 서울환경운동연합, '꽁초 오염' 책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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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렛 어택' KT&G 대책있나?" 서울환경운동연합, '꽁초 오염' 책임 요구
  • 김상록
  • 승인 2019.11.1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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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서울사옥 근처에 걸린 현수막.
서울환경운동연합이 KT&G 서울사옥 근처에 건 현수막.

"담배를 생산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담배가 만들어졌으면 담배 꽁초를 재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달라는 요구를 기업에 하는 것이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이 KT&G, 한국필립모리스,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 재팬토바코인터내셔널코리아 등 한국담배협회 회원기업에게 경고를 날렸다. 길거리에 투기된 담배꽁초로 인한 환경 오염이 심각하기 때문에 기업은 담배꽁초를 수거해 재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서울환경운동연합의 주장이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11일 정오 서울 강남구 대치동 KT&G 서울사옥 앞에서 '시가렛 어택' 담배꽁초 생산자 책임제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는 생산되는 담배꽁초의 3분의 2, 약 4조개의 담배꽁초가 무단투기 되고 있다. 버려진 담배꽁초는 해안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쓰레기 1위로 나타났다. 이렇게 해양에 흘러 들어간 담배꽁초는 분해되어 미세플라스틱이 되고 바다거북, 바닷새, 식탁에 오르는 해산물에서까지 발견되고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올해 2월 25일부터 3월 4일까지 흡연자 20세에서 50세 이상 남녀 7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흡연자 담배꽁초 처리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일일 평균 흡연 빈도는 10~20개비가 471명(67.2%)으로 대다수였으며 '담배꽁초를 '쓰레기'라고 생각한다'는 사람은 669명에 해당하는 95.4%가 응답했다. 담배꽁초 수거 등을 위한 책임을 담배회사에게 부여하는 제도의 도입은 574명(87.6%)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이 11일 강남구 대치동 KT&G 서울사옥 앞에서 '시가렛 어택' 담배꽁초 생산자 책임제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이 11일 강남구 대치동 KT&G 서울사옥 앞에서 '시가렛 어택' 담배꽁초 생산자 책임제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담배회사에게 담배꽁초 수거를 위한 수거함 설치, 담뱃갑 안내문구 삽입, 재활용 방식 도입 등의 요구와 함께 중앙정부에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품목에 담배를 포함시키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는 생산업체가 제품 생산 시부터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생산하는 것은 물론 사용 후 발생되는 폐기물의 재활용까지 책임지도록 한 제도다.

이날 서울환경운동연합 최화영 활동가는 "담배 회사 관계자들 양심은 있냐. 국민들 건강에 해로운 담배를 팔면서 뒷처리에는 관심을 안 가지는 것이냐"라며 "최소한 사람들에게 피해는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쓰레기덕질 오거나이저'라는 환경 단체를 운영 중인 고금숙 씨는 ERP 제도에 대해 "이 시대의 요청이라고 생각한다. 페트병은 EPR 제도의 책임을 받고 있다. 냉장고나 세탁기를 사도 나중에 기업이 다 수거해가지 않나. 우리가 판매한 물건은 우리가 수거해간다는 책임을 지고 있다"면서 "우리가 담배꽁초를 줍기만 해서는 막을 수 없다. 제도를 요구한다. 담배필터가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에 들어가야 한다. 이렇게 큰 기업인 KT&G가 못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서울환경연합운동연합에서 제작한 담배꽁초로 속이 가득찬 물고기.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제작한 '담배꽁초로 속이 가득찬' 물고기.
담배꽁초로 속이 가득찬 물고기를 먹는 사람의 모습을 퍼포먼스로 펼치고 있는 서울환경운동연합.
담배꽁초로 속이 가득찬 물고기를 사람이 먹는 사실을 재현한 서울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운동연합 신우용 사무처장은 "근본적인 제도가 필요하다. 기업 내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려는 움직임이 중요하다. 담배꽁초를 재활용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기업들은 그런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어떻게 보면 KT&G는 국내에서 독과점 같은 기업 아니냐.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도 그렇게 하고 싶은데 관련 제도가 없어서 못 한다는 식의 핑계를 댈 것이다. 두고 볼 일이다. 이번에 안되면 다음에 또 오면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KT&G 관계자는 한국면세뉴스에 "담배에 사용되고 있는 필터는 전세계 모든 담배회사가 활용하고 있는 재료이고 현재까지는 대체품이 없는 실정이다. 담배에는 갑당 24.4원의 폐기물부담금이 부과되며 당사는 지난해 기준 연간 약 500억원을 납부하여 국가 재정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국내 영업 중인 외국계 담배기업까지 포함할 경우 약 850여억원으로 알고 있는데 이 기금이 해당 목적사업에 적절히 사용되고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환경운동연합은 KT&G 사옥 근처에 '기업도 책임져라', '해양 쓰레기 1위'라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내걸며 지나가는 시민들의 관심을 끌려했다. 

또 KT&G 경비 담당자는 서울환경운동연합을 제지하며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환경연합은 "우리는 항의가 아니라 요구를 하는 것이다. 기자회견을 방해하지 말라"고 대응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사무실 밖으로 나온 근처 직장인들은 기자회견 중인 서울환경운동연합을 슬쩍 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릴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글 · 사진 =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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