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요기요–배달통 '배달의 공룡' 결합심사, 조성욱 공정위원장 취임 일성에 '답'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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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요기요–배달통 '배달의 공룡' 결합심사, 조성욱 공정위원장 취임 일성에 '답' 있어
  • 민강인
  • 승인 2019.12.19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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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11월 모바일 배달앱 순이용자수 그래프. 코리안클릭
2019년 6월~11월 모바일 배달앱 순이용자수 그래프. 코리안클릭

 [민강인의 딴지딴짓] SK브로드+티브로드, LG유플러스+ CJ헬로 '조건부 승인' 가늠자? 

코리안클릭 모바일 배달앱 순이용자수 11월 자료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요기요' 그리고 '배달통' 등 3개 회사가 관련 업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7.3%'다.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독일계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 지분 100% 인수한다면 배달앱 시장은 독과점을 넘어서 사실상 ‘독점’ 시장이 된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의 반발은 물론이거니와, 여러 보도를 통해 자영업자들과 배달앱을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독점시장이 되었을 때 각종 수수료가 인상될 것이고, 치킨 할인쿠폰은 사라질 것이며, 배달 종사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가 더 거세질 것이라는 등의 우려가 몰아치고 있다. 

지난 9월 10일 조성욱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했다. 조위원장의 취임사에서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 기업결합심사와 연관될 만한 내용을 추려 봤다.

"갑을 관계에서 발생하는 불공정행태 개선과 함께 특히 구조적 문제를 완화하는 데 힘쓰겠다" "기술유용처럼 중소·벤처기업이나 소상공인에 대한 불공정행위를 철저하게 감시·제재해야 할 것" "애플, 구글, 네이버 등 플랫폼 시장지배적 사업자들의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제재를 한 뒤, 이를 바탕으로 시장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제도 개선도 하겠다"

"혁신이 이뤄지는 시장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당국으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겠다.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자의 독과점 남용 행위를 제재해 시장 혁신을 촉진하겠다" "특히 개별 사건에 대한 조사와 제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여러모로 모색하겠다"

공정위는 조성욱 위원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인터넷 플랫폼 기업에 대한 결합심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심사에의 첫 단계이자 가장 핵심적인 판단기준은 ‘시장 획정’이다. 배달앱 시장을 PC와 스마트폰으로 통한 배달 주문으로만 볼 것인지, 동네 중국집에 전화로 주문하는 것도 포함할 것인지가 포인트다.

다시 조 위원장의 취임사로 돌아가 보자. 갑을 관계, 불공정 개선, 철저한 감시와 제재 등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말을 빼자. 그리고 취임사를 다시 보면 일말이나마 답을 찾을 수 있다. 네이버 등 포털 같은 플랫폼 기업들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라고 못 박고 있으며, 정보통신기술 사업자의 독과점 남용 행위를 제재하겠다고 했다. 조위원장은 이런 말은 곧 있게 될 배달의민족, 요기요, 그리고 배달통의 기업결합심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 여길 수 있다.

하지만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안다'고 했다. 말의 말미는 항상 '시장 구조 바꾼다''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유도한다''시장 혁신을 촉진하겠다'로 끝난다. 여기에 답이 있지 않을까. 모바일이나 PC, 동네 중국집 등의 점유율에 따져 시장 획정하고 독과점이냐 아니냐를 볼 것이 아니라, 결합을 승인하게 되면 미래 국내 ICT 시장과 인터넷 플랫폼 시장에 혁신과 구조적 변화가 궁극적으로 이뤄질 것인지를 우선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다.

3년 전 공정위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현 CJ헬로)의 기업결합을 불허했다. CJ헬로비전이 진출해 있던 전국 23개 유선방송권역 가운데 21개 권역이 독점화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 조위원장 취임 후 지난 달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그럼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을까? 바로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본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 매체에 “한 마디로 유료방송시장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큰 구조적 변화가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SK텔레콤이 CJ헬로를 인수하려고 할 때와 지금은 근본적으로 시장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은 미래 플랫폼 시장에 변화를 가져올까? 가져올 수 있다면 답은 정해져 있다고 봐야할 것 같다.

민강인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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