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목베개로 와디즈펀딩 돌풍 '주식회사전성기' 세 대표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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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목베개로 와디즈펀딩 돌풍 '주식회사전성기' 세 대표를 만나다
  • 김윤미
  • 승인 2019.12.28 20: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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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목베개를 들고 포즈를 취한 주식회사전성기의 세 대표들. 왼쪽부터 마준표-강효석-정동수 대표
차량용 목베개를 들고 포즈를 취한 주식회사전성기의 세 대표들. 왼쪽부터 마준표-강효석-정동수 대표

"흔히 동업은 안된다고들 하는데, 각자 100만원 씩 내서 자본금 300만원으로 시작했어요. 셋 다 40대 중반을 훌쩍 넘어 이런저런 경험도 많이 했고 사는 곳까지 비슷해 자연스럽게 의기투합하게 됐어요. 무엇보다 각자 잘하는 전문분야가 달라서 뭔가 중년창업 협업의 성공모델을 만들고 싶었어요."

'주식회사전성기' 공동대표 강효석, 마준표, 정동수(가나다순, 하다보니 나이순이기도 하다). '주식회사전성기'는 아직 법인사업자명이 아니다. 예비스타트업의 브랜드명이다. 세 명의 중년사업가가 만든 '주식회사전성기'의 첫작품 '차량용 목베개'(일명 매니저 베개)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와디즈'에서 말그대로 '대박'을 쳤다. 펀딩 첫날인 지난 10일 공개되자마자 1000%를 달성했고 펀딩이 끝난 22일까지 목표 4000%를 넘었다. 총 600명의 고객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전성기 차량용 목베개'를 예약 구매했다.  

전문분야 다른 중년 세명이 만나 '시너지'...와디즈 첫 펀딩 '대박'

강효석, 마준표, 정동수 대표의 첫 만남은 '불과' 작년 봄, 한 창업스쿨 교육에서였다. 3개월 교육기간 중이나 이후 동기 정례모임 때도 나이가 비슷하고 사는 곳이 가까워 뒷풀이가 끝나면 같이 택시를 탔고 동네에서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뭉치게 됐다. 

세 명 다 소위 '산전수전'을 겪었고 정동수, 마준표 대표는 이미 자신의 회사를 운영 중인 사업가였다. 정 대표는 홍보마케팅사, 푸드컨설팅사 등 사업체 경영 경험이 풍부하다. 그런데 창업스쿨 수강을? 새삼 궁금했다. 

강효석 대표는 20년 넘게 대기업에 근무하면서 신규사업기획을 주로 하다보니 자기 사업에 대한 갈망이 컸다고 한다. 마 대표는 여러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2년 전 처음 창업을 했지만 좋은 제품을 만들고도 어떻게 마케팅을 하고 홍보를 해야할지 몰라 도움이 절실했다고 한다. 창업, 사업 면에서는 가장 잔뼈가 굵은 정동수 대표마저도 자신이 제대로 사업을 잘 하고 있는지 알려줄 '좌표'가 꼭 필요했다고 털어놨다.

"혼자 하다보니, 회사가 쫙 성장을 하면 괜찮은데, 내가 잘하는건지, 앞으로 잘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힌트나 지도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라고요. 또, 스타트업을 하는 젊은 친구들과 만나 에너지를 받고 싶은 마음에 창업스쿨을 찾게 됐어요."(정동수 대표)

오목교에서의 도원결의. 다리 밑에서 포즈를 취한 세 대표들
오목교에서의 도원결의. 다리 밑에서 포즈를 취한 세 대표들

주식회사전성기의 첫 타자 '차량용 목베개'는, 창업 1년 만에 메모리폼 경추베개을 개발해 시판한 바 있는 마준표 대표의 경험이 녹아있는 제품이다. '베개 덕후'이기도 한 그는 어떻게 하면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지 실질적 제작 공정과 루트를 훤히 꿰고 있는 이 분야 전문가였다. 그러나, 2%, 아니 20% 이상 부족한 구멍이 있었다. 

"분명히 품질에 자신 있는 제품을 만들었는데 어떻게 소비자에게 다가가 제품을 알려야 할 지 모르겠더라고요. 고객을 끌어들이는 마케팅과 홍보 역량이 필요한데 도움 받을 곳이 없었어요. 1인 기업으로 창업을 했는데 도저히 혼자 할 수가 없더라고요. 더구나 지금은 마케팅 트렌드 변화가 정말 빨라서 제품이 좋아도 팔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됐어요."(마준표 대표)

마 대표의 두 번의 와디즈 펀딩은 괄목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리고 와디즈 도전만 이번이 세번 째였는데 '삼세판' 만에 드디어 '대박'을 쳤다. 경영컨설턴트, 전략전문가인 강효석 바른전략연구소장, 홍보마케팅전문가 정동수 대표와 함께 한 협업의 결과였다. 마 대표는 "시니어 창업자들은 아무래도 (2,30대에 비해) 트렌드에 느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각 분야의 경쟁력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들이 같이 고민하고 협업하면서 만들어가는 게 해법일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각자였던 셋이 하나로 뭉친 후엔 그야말로 제대로된 '협업'이 이뤄졌다. 전문분야에 따라 자연스럽게 역할분담이 이뤄졌지만 모든 과정이 '공유'되고 결정도 늘 함께였다. 제작 담당은 마 대표지만 공장에 같이 가서 확인하고 상담하고, 홈페이지 담당인 강 대표가 밤새 초안을 만들면 같이 수정하고, 제품 배송을 할땐 같이 조립하고 포장하는 식이었다.

"우리도 전성기 맞고 고객들도 전성기 맞았으면"

'전지적 매니저 시점' '매니저 목베개'... 감각적인 홍보 콘셉트도 잘 맞아 떨어졌다. 와디즈 펀딩 페이지에는 실제 배우 매니저가 제품 모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같은 홍보 방향과 모델(?) 섭외 등은 정동수 대표의 몫이다. 홍보전문가이자 푸드컨설팅사 (주)씨디에스를 이끌고 있는 정 대표는 영화, 드라마 속 푸드디렉팅을 통해 엔터테인먼트업계와도 연이 닿아있다. 

이 홍보마케팅 역량이라는 날개를 달고 날 수 있었던 것도 시작은 결국 제품 기획력이다. 처음 시장에서 '쓴맛'을 봤다 할 지라도 회생의 아이디어 역시 시장에서 나온다. '베개 덕후' 마준표 대표는 '우연히 차안에서 쉴 때 사용해봤는데 정말 편했다'는 첫 제품 고객의 피드백에서 이번 '차량용 목베개'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여기에 경영컨설턴트 강효석 대표의 전략이 더해졌다. 중요한 것은 제품의 콘셉트와 타이밍이다. 메모리폼 소재로 매트리스, 토퍼, 쿠션, 베개 등 뭐든 만들 수 있지만 과연 어떤 제품을 어떤 시기에 어떤 콘셉트로 내놓을 것인가 하는. 

"네이버 광고 키워드 검색량 통계를 보면 올해들어 차량용 목쿠션 검색량이 급증하고 있더라고요.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얘기죠. 시기 적절한 만큼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놓으면 승산이 있겠더라고요. 우리들의 케미를 시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온 거죠."(강효석 대표)

와디즈 측의 제안도 있었단다. 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 비해 남성 이용자가 많고 주요 연령대가 30대 중반이어서 자동차 용품에 대한 수요가 많은 데 비해 제품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 수요예측이 적중한 셈이다. 

첫 발걸음이 산뜻했던 만큼 다음 행보가 더 궁금하다. 

"가능성은 다 열려 있습니다. 만들어놓은 샘플도 여럿이고요. 단기적으로는 처음 선보인 차량용 목베개를, 고객님들의 의견을 반영해 업그레이드해 와디즈 앙코르로 내놓는 방법도 있어요. 다만, 메모리폼 기반 다양한 수면용품, 리빙용품 중에서 주식회사전성기 만의 독특한 기술과 콘셉트의 제품을 내놓아야 하는 게 관건인거죠. 저희가 가격으로 승부하거나 대기업과 똑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긴 어렵긴 때문에 더 고민해야 하는 거고요."(마준표 대표)

"와디즈 펀딩이 이제 막 끝나는 시점이라(인터뷰 당시) 고객들이 제품을 받아 쓰시고 난 후의 반응을 보려면 좀 더 시간이 걸려요. 실제 제품을 쓰고 좋아하는 팬이 생겨야 그 다음 고민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동안 샘플은 많이 만들었지만 신중하게 다음 행보를 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정동수 대표)

"일단 주식회사전성기 법인 설립을 진행해야 할 것 같고요(웃음). 주식회사전성기는 건강과 휴식, 안전을 모두 포함하는 브랜드가 될 것 같습니다. 정 대표의 전문분야인 푸드 쪽도 포함해서요. 다 열려 있습니다. 이름처럼 저희 셋도 전성기를 맞고 고객들도 전성기를 맞았으면 하는 비전을 담고 있습니다. 또, 중년이지만 각자의 전문역량을 모아 새로운 중년창업 성공모델을 만들어나가고 더 큰 그림을 그려나가겠다는 꿈도 있어요. 제대로된 협업모델을 만들어 잘하는 거 서로 도우면 혼자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하하."(강효석 대표) 

사진=주식회사전성기

김윤미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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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2019-12-28 20:37:59
전성기 세분 창업가의 멋진 도전을 축하하고,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