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白 동대문면세점, 코로나 악재 뚫고 오픈…빅4 진입? '두타 향기'부터 지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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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白 동대문면세점, 코로나 악재 뚫고 오픈…빅4 진입? '두타 향기'부터 지워라
  • 김상록
  • 승인 2020.02.20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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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동대문 시내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현대백화점이 유통 업계를 집어삼킨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결국 시내면세점 2호점을 오픈했다. 저조한 매출을 못 견디고 철수한 두산의 자리에 그대로 들어간 만큼 만큼 패배의식을 깰 수 있는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동대문 면세점을 기반으로 롯데, 신라, 신세계에 이어 면세점 '빅4' 진입을 노리는 현대백화점의 승부수가 통할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두산이 지난해 10월 면세점 특허를 반납한 뒤 두산과 두산타워 내 면세점 부지를 5년간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서울 중구 장충단로 275 두산타워 6~13층에서 운영되는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의 면적은 1만5551㎡(약 4704평). 영업 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당분간 낮 12시부터 오후 9시까지만 운영한다. 

6~8층은 영럭셔리관, 9~11층은 K패션·한류관, 12층은 K뷰티관으로 구성되며 명품·패션·뷰티·전자제품 등 국내외 브랜드 330여 개로 채워진다. 13층은 사은품 데스크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6층 영럭셔리관

앞서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오픈 축하 행사 및 대규모 집객 행사는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식 행사가 없는 만큼 오픈 첫날에 볼 수 있는 화려한 축제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직접 알고 찾아가지 않는 한 지나가는 길에 면세점이 새로 들어섰다는 것을 알기는 어려워보였다.

기자가 면세점을 방문한 시간은 이날 오후 12시 30분쯤이었다. 점심 시간임에도 유동 인구는 그리 많지 않았다. 1층 안내 데스크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차분하게 고객을 맞이했다.

럭셔리관으로 이루어진 6층은 비교적 한산했다. 입구 에스컬레이터에서 몇몇 관계자와 직원들이 대기하고 있었으며 흔히 '오픈빨'이라 불릴 정도의 인파는 없었다. 이 곳에는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가', '알렉산더 맥퀸', '구찌' 등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3대 명품'으로 불리는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가 빠진 것은 아쉬운 부분.

7층에서는 '불가리', '에스티로더', '크리니크' 같은 화장품 브랜드를 볼 수 있었다. 6층 럭셔리관에 비해 관광객들이 종종 눈에 띄었지만 활기찬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7~8층 영럭셔리관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7~8층 영럭셔리관

8~10층 역시 고객이 많다는 느낌은 없었고 직원들은 매장 디스플레이, 청소 등 준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듯 했다. 9층은 '영패션-아이웨어', 10층은 '캐주얼패션'으로 소개를 하고 있는데 두 개층의 다른 점이 크게 와 닿지는 않았다. 각 층에 중복되는 브랜드가 있었고 매장 분위기 또한 흡사했기 때문이다.

3월에는 K뷰티와 기념품, 식품 등을 판매하는 '한류 콘텐츠관'(11층)이 오픈한다. 이 매장에는 '레고' 단독 매장도 면세점 최초로 문을 열 예정이다. 4월에는 겐조·마크제이콥스·발리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들어선다. 이날 매장 곳곳에는 '(브랜드 이름) OPENING SOON'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공간을 볼 수 있었다. 이미 오픈한 매장 사이 사이에 있어서 다소 생뚱맞고 어딘가 완성되지 않은 인상을 주기도 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에 입점을 앞둔 브랜드가 소개되어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동대문점 개장을 통해 올해 매출 1조6천억원을 달성하고, 향후 3년 내 면세점 매출을 2조원대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숙원 사업이 허황된 꿈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면세점 매출 하락세, 면세점 후발주자라는 핸디캡 등 눈 앞에 놓인 과제 해결이 시급한 상황. 첫 해 적자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규모의 경제로 불리는 면세점 운영에서 장기적인 투자로 세를 키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면세뉴스에 "솔직히 두산이 사업을 접은 자리에 들어오는 건데 잘 될리가 있겠나"라며 "우리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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