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 마스크 "작아서 코가 삐져나와 착용하는 의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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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베 마스크 "작아서 코가 삐져나와 착용하는 의미 없다"
  • 이태문
  • 승인 2020.04.16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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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면 마스크 배포, 그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닛칸스포츠는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지를 위한 면 마스크가 전국 가구 배포에 앞서 전국의 복지 시설에 배포되기 시작했다며 시설 관계자들의 사용 소감을 전했다.

규슈(九州)지방에 있는 치매 노인시설 관계자는 “이달초 도착한 면 마스크를 직원들이 착용해 본 결과 아베 총리가 당초 썼던 것과 같은 타입으로 사이즈가 작다”고 밝혔다. 

신문은 개호(간병, 돌봄) 시설의 업무에는 난청이 있는 사람의 귀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말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얼굴을 덮을 수 있는 마스크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한 남성 직원은 "작아서 턱까지 가리려고 하면 코가 삐져나오고 만다. 지금 쓰고 있는 일회용 부직포 마스크가 떨어지면 직접 만들려고 한다”고 털어놓았다.

이 시설에서는 현재 일회용 부직포 마스크를 사용 중이지만,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 빨아서 2회 사용할 정도로 의료 및 복지현장은 심각한 비품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직원들은 "배설물 처리 등을 하기 때문에 위생면에서도 면 마스크는 불안하다"고, 관리직 여성은 "배포하려면 일회용이 좋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에 배포한 면 마스크를 사용하는 직원은 아직 없다고 한다.

다른 시설의 직원도 "업자로부터 우선적으로 마스크를 제공받고 있지만, 앞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면 마스크는 감염 방지 효과가 있을까?"라고 불안감을 토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일 우편으로 전국 5천만 가구에 빨아서 쓰는 면 마스크 2장씩을 나눠주겠다고 발표했다. 마스크 한 장 가격이 260엔(약 3000원)이고, 구입비에 배송비 128억엔(약 1449억 원)을 더하면 총 466억엔(약 5275억 원)의 세금이 투입된다.

실용성도 효과도 없는 면 마스크의 배포는 즉흥적인 전시성 대책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간지 뉴스포스트세븐은 15일 정부가 무상으로 나눠준 천마스크의 사용 여부를 묻는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아베표 마스크를 쓰겠다’고 답한 사람은 24.1%에 그쳤고, 쓰지 않겠다는 응답자는 75.9%를 차지했다.

바이러스 예방효과도 없고, 쓰기 불편한 천덕꾸러기 면 마스크에 막대한 예산을 쓰기보다 마스크와 방호복 제조에 투입해 생산량을 늘려 의료붕괴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본의사회는 1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요코쿠라 요시다케(横倉義武) 회장이 "N95 마스크와 페이스쉴드 부족으로 감염환자를 대응하지 못하는 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의료종사자가 감염됨으로써 의료붕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또한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郎) 오사카시 시장은 14일 의료현장에 방호복이 부족한 사태를 언급하며 "가정에 사용하지 않은 비옷이 있는 사람, 재고가 여유 있는 사람은 부디 오사카시에 연락해 달라. 구입하겠다. 손으로 만든 수제 페이스쉴드라도 있으면 받고 싶다"고 호소하면서 "의료현장은 쓰레기봉투를 쓰고 치료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글 = 이태문 도쿄특파원 gounsege@yaho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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