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 없어요?' '더워지니 80 좋아요 검은색 없어요' …KF80을 둘러싼 소소한 '옥의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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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없어요?' '더워지니 80 좋아요 검은색 없어요' …KF80을 둘러싼 소소한 '옥의 티'
  • 박홍규
  • 승인 2020.05.0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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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이나 회색 없어요? 80 말고 94 주세요. 근데 값은 왜 같아요?"

1주 1인당 3매로 마스크 공급이 늘어나면서 요즘 약국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작은 실랑이다. 특히 가격에 예민한 이들이나 화장 때문에 흰색 사용이 주저되는 여성들은 당연히 갖고 있는 의문 중 하나다. 

"4인 가족이라 1달에 4만8000원이 꼬박 나갔다. 그런데 이제는 7만2000원이 나가야 한다. 그런데 80을 주면서 가격은 왜 내리지 않는지 궁금하다. 비교적 여분이 생겼지만 언제 어떻게 될지 몰라 당분간은 계속 사둬야한다. 온라인에서는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진관동 원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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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화장을 해야한다. 립스틱은 바르지 않더라도, 아무리 조심해도 흰색은 몇 일 쓰지 못한다. 이제 공급이 원활해졌으니 진한 색깔을 확대시켰으면 좋겠다" (신림동 박소연) 

'품절 대란'에서 공적 공급으로, 다시 1인당 3매로 마스크 구매가 원활해졌다. 그런데 갑자기 KF94에서 KF80으로 마스크 등급이 다운되면서 크고 작은 불만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에 일선 약국의 약사들은 "날씨가 더워진다. 그래서 KF80가 더 좋을 수 있다"며 지역 주민들을 달래고 있다. 

이런 실랑이는 사실 정부의 홍보 부족 때문이다. 작은 '옥의 티'가 발생한 것이다. 정부는 업체들에 KF80 마스크 생산을 권장해왔다. KF80은 KF94에 비해 필터 사용량이 20% 적어 생산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KF94 선호는 여전히 높다. "아무래도 차단율이 높은 게 안전하지 않겠냐"는 그 동안의 학습과 판단 때문이다. 약사들도 이를 일부 수긍한다. 그러나 여름 날씨로 접어들면서 "더워도 마스크를 해야 한다. 94는 산소 투과율이 낮아, 더 덥게 느껴질 수 있다. 지하철 등 다중 이용 공간에서는 94가 좋겠지만, 그 외 환경에서는 80으로도 충분하다. 어린이나 노약자에게는 더욱 그렇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마스크 가격 인하에 대해 정부는 현재 계획이 없는 상태다. 더 많은, 안정적인 공급에 방점을 찍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6일 생활 방역 시작과 더불어 13일 고3 우선 등교 등 학교 개학 등을 생각한 정책이다. 그동안의 성공적인 방역을 이뤄낸 것을 보면 믿고 따르는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이미 'KF80 만으로도 감염예방이 충분하다'는 내용의 포스터를 제작해 홍보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익숙치 않다. 약국에 포스터를 배포하는 정도로는 많은 국민들이 알기 어렵다. '세균 여과율이 똑같이 95% 이상'이라는 과학적 근거를 다룬 다양한 콘텐츠와 영상을 온라인과 방송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그래야 불필요한 오해와 불신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빨갛고 파란 색이나 펭수 마스크, BTS 마스크는 없나요? 누가 누군지 잘 모르겠어요"  곧 학교 갈 희망에 부푼 초등학생 민원 중 하나다. 

박홍규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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