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에 붕 뜬 아시아나' 현대산업개발, 인수 재검토 산은에 요구…의지 변함 없다지만 정몽규 회장 "집을 계약했는데 홍수가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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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에 붕 뜬 아시아나' 현대산업개발, 인수 재검토 산은에 요구…의지 변함 없다지만 정몽규 회장 "집을 계약했는데 홍수가 나서..."
  • 김상록
  • 승인 2020.06.0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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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 하자는 요구를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 전했다. 단 '인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9일 "인수상황 재점검 및 인수조건 재협의 등 한국산업은행 및 계약 당사자들 간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공적으로 종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사태에도 국내외에서 기업결합 승인을 위해 필요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자금 조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인수 계약 체결일 이후, 계약 체결 당시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인수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인수 가치를 현저히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이 명백히 발생되고 확인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이 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해 2019년말 기준 2조8000억 원의 부채가 추가로 인식되고, 1조7000억 원 추가 차입으로 부채가 4조5000억 원 증가했다는 것이다.

또 "부채비율은 2020년 1분기말 현재 계약 기준인 2019년 반기말 대비 1만6126% 급증했으며, 자본총계 또한 2020년 1분기말 현재 2019년 반기말 대비 1조772억 원 감소하여 자본잠식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두 달 간 약 11회에 이르는 공문 등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등의 정확한 현재 재무상태 및 전망 등 중요한 자료의 제공을 포함하는 인수상황 재점검과 인수조건 재협의를 요청하였으나,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공식적 자료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인수와 관련한 중대한 상황들에 대한 재점검 및 재협의를 위해서 계약상 최종 기한일 연장에 공감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단, 최종 기한일이 연장되는 경우에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계약상 진술보장 위반, 확약 불이행 등에 따른 책임이 면제 또는 감면되는 것은 아니며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관련 권리가 변경되거나 제한되지 않는다"고 했다.

끝으로 "COVID-19 펜데믹으로 인해 항공업계가 전대미문의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비전을 유지하며 유상증자, 사채발행 등을 통한 인수자금 조달, 국내외 기업결합신고 진행 등 아시아나항공 및 계열사의 인수를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M&A에 그룹의 사활이 걸려있는 만큼 HDC현대산업개발은 모든 이해관계자와 주주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재계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충분히 가능한 요구다. 인수 의지가 변함이 없다는 말을 믿는다면, 당연한 얘기다. 인수 가격을 낮추고 싶지 않겠나? 계약 당시에는 코로나 사태를 생각지도 못했었고"라며 "그러나 계약금 2500억원을 포기하는 '용단을 위한 포석'일 수도 있다. 그 정도로 거기(아시아나)가 엉망이고, 감정도 시들해진 상태"라고 전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지난 4월께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기 직전 사석에서 그룹의 총수이자 실질적인 오너인 HDC 정몽규 회장이 "집을 계약했는데 홍수가 난거야. 물이 빠지고나서 보니 골격만 남았는데...(집주인이) 뭐라도 좀 갖춰줘야.." 라는 생각을 밝혔다고 전했다. 특히 HDC 입장에서는 "급하지 않다, 관망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아시아나 인수 관련한 카드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 넘어갔다. 산은 등 채권단의 다음 카드에 대해 모두들 궁금한 형국이 됐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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