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농심 건면의 배신? 칼로리 적지 않고, 나트륨 더 많아...양 적으니 '가볍게 먹어라'? 농·삼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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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농심 건면의 배신? 칼로리 적지 않고, 나트륨 더 많아...양 적으니 '가볍게 먹어라'? 농·삼모사
  • 박주범
  • 승인 2020.06.17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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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이 최근 선보인 '신라면 건면' 컵라면이 실제 칼로리는 원래 '신라면' 컵라면과 큰 차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각종 광고에는 마치 칼로리가 훨씬 더 낮은 것처럼 표현해 일각에서 과장 과대광고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신라면 컵라면의 중량은 114g이다. 칼로리는 490kcal로 1g당 칼로리는 4.3kcal이다. 반면 신라면 건면 컵라면의 중량은 77g이고 칼로리는 285kcal이다. 1g당 칼로리는 3.7kcal이다.

두 컵라면 1개당 섭취 칼로리에서 건면이 원조 신라면보다 205kcal가 적은 것은 사실이나, 이는 단순히 농심이 건면의 양을 적게 제조해서 생기는 차이일 뿐이다.

농심 광고 장면

이럼에도 불구하고 농심은 최근 건면 광고에서 마치 칼로리가 상당히 적고 다이어트에 좋은 것처럼 표현해 소비자가 혼동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건면의 한 TV광고는 두 여성 친구가 출연하는데, 한 여성이 친구에게 "우리 컵라면 먹고 갈래?"라고 물었을 때 친구는 속으로 '컵라면? 먹을까? 말까? 아 어떡하지?'라고 고민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누가 보더라도 이 여성은 라면을 먹으면 살이 찔 수 있다는 점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때 다른 여성이 나타나 "이럴 땐 건면!"이라면서 자막으로 '가볍다'라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 농심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이 광고의 타이틀은 '[슬기로운 건면생활] '가벼움'에 '간편함'을 더하다! 신라면 건면 사발!'이다.

다이어트에 유리하다는 점을 은연 중에 강조하고 있는데, 소비자는 이 광고를 보고 칼로리가 기존 신라면보다 훨씬 더 낮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농심 광고 장면

하지만 컵라면 건면은 기존 신라면 컵라면보다 단위무게당 칼로리는 불과 13% 정도 낮을 뿐이다.

봉지라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신라면 봉지라면은 120g에 500kcal이다. 1g당 4.17kcal이다. 건면 봉지라면은 97g에 350kcal으로 1g당 3.61kcal이다. 단위무게당 칼로리를 신라면과 비교하면 컵라면과 똑같이 13%가 낮다. 

다만 지방과 포화지방 함유량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신라면은 지방이 16g, 포화지방이 1g인 반면 건면은 지방 3.6g, 포화지망 1g으로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에서 '가볍다'라고 강조한 점이 '저지방'이라면 광고에 표시를 분명히 했어야 한다. 대부분의 소비자가 생각하는 라면 광고에서 '가볍다'라는 의미는 칼로리가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살이 잘 찌지 않고 다이어트에 유리하다고 해석하기 때문이다.

또한 건면은 지방만 낮추었을 뿐, 만병의 근원 고혈압의 가장 큰 적인 나트륨의 단위무게당 함량은 오히려 건면이 훨씬 높다. 신라면 봉지라면의 1g당 나트륨은 약 15mg이고, 건면은 약 18.4mg이다. 건면이 단위무게당 나트륨이 18.5% 정도 더 높다.

서울 시내 한 마트에 진열된 라면

건면이 출시되자마자 구입한 한 소비자는 "당연히 칼로리가 신라면보다 훨씬 더 낮을 줄 알았다"며 "그리고 나트륨 함량이 이렇게 높을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내가 고혈압 전단계인데 이 사실을 알았다면 절대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농심은 광고 내용에 대해 "소비자들이 라면 한 그릇을 먹었을 때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를 표한 것일 뿐"이라고 전해왔다. 

농심 해명의 의미는, 건면은 신라면보다 양을 적게 만들었으니 '가볍게' 먹으라는 것이다. '조삼모사'가 아니라 '농,삼모사'가 순간 떠올랐다. 

사진=농심 광고

박주범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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