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힘들어도... 면세산업 뭉쳐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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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힘들어도... 면세산업 뭉쳐야 산다
  • 백진
  • 승인 2015.06.26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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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위기관리 능력 시험대에 오른 면세업계
과거 사스(SARS), 신종플루와 더불어 메르스까지…유사한 상황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어
반면교사 삼아 비상상황 시뮬레이션 분석, 후속대책 마련 등 논의 시작돼야

“예방하는 것 말고는 최선의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메르스로 인해 준 ‘임시휴업’ 상태에 들어간 관광업계가 토로하는 이야기다.

시기와 외부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에 취약하고, 항공‧쇼핑‧요식업‧숙박업 등과 긴밀한 연결고리를 가진 관광산업의 특성상 이번 메르스 사태가 가져올 피해가 도미노처럼 연쇄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직접 영향권에 든 면세업계도 풀기 어려운 큰 숙제가 던져졌다.

24일 한국관광공사에서 밝힌 방한 외국인 여행취소 누적인원이 13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는 예약을 해두었거나 항공권을 구매하는 등 자료가 남아있는 부분에 한한 것으로, 현지 반응은 더욱 심각하다.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7~8월 여름 성수기 시즌이 제일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한 중국인 가이드는 “중국에서도 한국이 메르스로 혼란스럽다는 것을 매일 방송하고 있어 한국방문을 자제하는 분위기”라며 “여름휴가에 한국여행을 계획했던 많은 중국인들이 일본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올해 초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추월했고, 5월까지 집계된 방문객 수 차이는 160만 명에 달한다. 메르스가 이 격차를 더 벌려놓고 있다. 특히 화장품 매장 등 중국인들이 주로 찾는 품목들은 이용객이 70% 넘게 줄고, 매출은 60%이상 떨어졌다. 시내면세점 특허 추가 허용으로 매출 증대를 기대하는 상황에서 메르스가 찬물을 끼얹은 것.

사진=백진 기자/ 메르스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워커힐 면세점 사진=백진 기자/ 메르스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워커힐 면세점.

면세업계 관계자는 “2003년 사스 때만 해도 내국인과 외국인 비율이 절반씩은 됐기 때문에 내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하는 방법을 썼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인 비율이 7할이다. 시즌별 상품 등 재고관리에 있어서도 큰 손해를 보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면세점 관계자 모두가 “사태가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입을 모아 얘기했다. 한 면세점 홍보담당자는 “내부적으로도 많은 고민을 하지만, 뾰족한 대책이 안서는 상황”이라며 “관광공사와 협업을 통해 해외에 한국에 대한 이미지 향상 캠페인을 전개한다거나,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에 사회 환원 활동하는 부분 등에 좀 더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들의 말처럼 현재 업계는 메르스 사태를 타개할 만한 묘수가 없는 상황이다. 한국유통학회장 안승호 교수는 “발병과 확산도 문제지만, 안전과 위생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대만은 외국인 관광객이 메르스에 걸리기만 해도 1억 원을 배상하겠다고 했다. 절대 안전에 대한 자신감 아니겠나.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사망 시에 1억 원을 보상하겠다는 등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못했다”며 “국가적 위기상황에 대응책마저 부실해 관광업계는 물론 유통 등 관련업계에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업계가 나서서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안승호 교수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가 관건”이라며 “업계는 홍보‧사회봉사 활동 등 총력을 기울여 지금의 부정적 이미지를 바꿔나가는 데 주력해야 하고, 철저한 위생관리와 감시, 고객층의 다변화, 해외영업 확대 등으로 여러 환경에서도 리스크를 줄이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적극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평소 잘 훈련된 위기관리 시스템이 기업이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얼마나 큰 도움을 주는지 주목해야 한다. 2001년 911테러로 창사 이래 최대 고비를 맞았던 모건스탠리는 자사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통해 사망자 수를 대폭 감소시킬 수 있었으며, 평소 각종 비즈니스 자료에 대한 백업시스템을 가동해 사업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었다. 긴급 시 비즈니스 상시 운영 체계, 위기 커뮤니케이션, 분산관리, 조기경보 등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통해 모건 스탠리는 고객들에게 더 신뢰받는 기업이 됐다.

이처럼 업계가 마냥 앉아서 사태가 진정되기만을 기다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어쩌면 메르스가 가져온 위기는 반대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또다시 이런 상황이 닥치더라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도록 반면교사 삼아 관광산업 등 관련업계의 마케팅 전략과 밀접하게 움직일 수 있는 탄력적인 대응체계가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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