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 코인' 타려던 롯데리아, '빚투 의혹'에 철렁…마무리 됐지만 어딘가 찜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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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 코인' 타려던 롯데리아, '빚투 의혹'에 철렁…마무리 됐지만 어딘가 찜찜해
  • 김상록
  • 승인 2020.10.06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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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 '밀리터리 버거'
롯데리아에서 출시한 '밀리터리 버거'. 롯데리아 제공

롯데리아가 신제품 '밀리터리 버거' 광고에 출연한 이근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출신 예비역 대위의 '빚투 의혹'이 터지면서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이근 대위가 뒤늦게 빌린 금액을 갚으면서 마무리 됐지만 그 과정에서 나타난 석연치 못한 해명으로 인해 이미지 하락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군대 체험 예능을 표방한 유튜브 콘텐츠 '가짜 사나이'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이근 대위의 마케팅 효과가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롯데리아는 군대에서 먹던 이른바 '군대리아' 버거를 재현한 '밀리터리 버거'를 지난달 28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버거용 빵, 소고기 패티, 슬라이스 햄, 양배추 샐러드, 딸기잼, 소스를 식판에 담아 취향대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군필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군대리아'를 재탄생시킨 것이다.

초반 반응은 뜨겁다. SNS 상에서 '밀리터리 버거' 인증샷이 다수 올라왔으며 이근 대위가 나온 광고는 100만뷰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지난 2일 이근 대위에게 2014년 200만원을 빌려줬지만 아직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SNS에 공개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근 대위의 '빚투 의혹'을 제기한 A 씨는 2016년 민사소송 판결문을 공개했는데 판결문에는 "2016년 6월 7일 피고(이근 대위)는 원고에게 200만원과 이에 대해 2016년 4월 27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명시돼 있다.

이근 대위는 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돈을 빌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100만~150만원의 현금과 스카이다이빙 장비 및 교육등으로 변제했다"며 반박했다. 그러자 A 씨는 이근 대위와 나눈 전화통화 녹취록까지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A 씨가 이근 대위에게 "어제 입금하기로 했는데 입금좀 해달라"고 말하자 이근 대위는 "내가 내일 모레 브라질에 1주일 정도 가는데 갔다와서 지불하겠다. 매월 1일에 돈이 들어온다"고 했다.

며칠 뒤 A 씨가 "원래 오늘 100만원 입금 하기로 했잖아요"라며 재차 변제를 요구하자 이근 대위는 "알아. 알아. 그런데 1일까지 기다려야해 내가 해외에 있는 동안 송금을 못해"라고 말했다. 녹취록을 통해 이근 대위가 돈을 갚지 않고 회피하려 한 게 아니냐는 시선이 불거지자 그는 결국 꼬리를 내렸다. 

이근 대위는 5일 "과거 A 씨와 여러 차례 금전 거래를 하면서 (돈을) 갚았다고 착각했다"며 "A 씨와 직접 만나 대화했고 A 씨의 주장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이 점에 대해 A 씨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법원에서 정한 채무 비용 모두를 정확하게 변제했다"며 "다시 한번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켜 모든 분께 죄송하다"고 했다.

이근 대위가 A 씨의 주장대로 채무가 있음을 확인했으며 모두 변제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근대위 ROKSEAL' 유튜브 채널 캡처

이근 대위는 A 씨의 최초 폭로가 나온 뒤 돈을 갚았다며 반박했지만 보다 구체적인 증거가 공개되자 뒤늦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했다. 200만원이라는 그리 크지 않은 금액을 6년 동안 갚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던 이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기 충분하다. '가짜 사나이'에서 교육생들에게 "인성에 문제 있어?"라는 발언을 자주 하며 인성을 강조했던 이근 대위의 모습과도 거리감이 느껴진다.

그를 광고 모델로 기용한 롯데리아는 사건이 해결됐다고 판단했는지 이근 대위 마케팅을 이어갈 예정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한국면세뉴스에 "SNS 및 언론에도 보도되었듯이 당사자간 원만하게 해결되었다는 것으로 밝혀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광고운영 변경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엄밀히 따지면 우여곡절 끝에 해결된 것이지 원만하게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이근 대위의 '빚투 의혹'을 접한 다수 네티즌들은 "잘나가다 인성 꽝으로 몰락하네",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빚을 갚았을까?", "법원까지 간 일을 갚았다고 착각했다고 할 수 있나? 논란이 되니 갚은거지", "눈 가리고 아웅한 이근이나 그걸 그대로 받아들인 롯데리아나...앞으로 롯데리아 먹는 일은 없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애초 '밀리터리 버거'는 맛과 품질에 중점을 두기보다 '군대리아'를 먹어 본 이들의 호기심 자극과 더불어 이근 대위의 인지도를 활용한 '단타성 제품'에 가까워 보인다. '밀리터리 버거'를 먹어 본 네티즌들은 다소 비싼 가격(단품 6400원, 세트 8100원), '군대리아'에서 맛볼 수 있던 우유와 스프가 없고 가성비가 좋지 않다는 점 등을 문제 삼고 있다.

맛이 있으면 가격이 비싸더라도 사먹을 만한 가치가 있겠지만 '맛'에 있어서도 좋은 평가는 찾아보기 힘들다. 결국 군복무 당시 먹었던 추억의 맛을 살리지도, 햄버거의 맛을 극대화 시키지도 못한 어설픈 흉내내기에 그친 셈이 됐다.

롯데리아가 '밀리터리 버거'를 장기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면 이근 대위에게 기대어 반짝 상승세만 노리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품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소비자들의 의견에 보다 귀를 기울여야 한다. 

당장은 이근 대위가 나오는 광고를 보고 호기심에 한번 쯤 '밀리터리 버거'를 먹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후에도 소비자들이 '밀리터리 버거'를 계속 찾을지를 생각해 봤을 때는 '물음표'가 떠오를 뿐이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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