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가 벗겨낸 관광한국의 맨얼굴…면세산업은 위태롭다
상태바
메르스가 벗겨낸 관광한국의 맨얼굴…면세산업은 위태롭다
  • 백진
  • 승인 2015.07.07 14: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광인프라 개발, 서비스 질 향상 없인 중국인 발길 끊긴다
관련기관, 면세산업에 대한 보수적 시각 변화 필요
6월 마지막 주, 여름 정기세일에 들어간 각 백화점들은 메르스 악재 속에서 2~3% 매출신장을 보이며 회복의 신호탄을 쐈다. 주말을 기점으로 메르스 기세가 한풀 꺾이면서 국내 소비시장이 점차 살아나고 있는 것. 그러나 면세업계까지 그 훈풍이 도달하진 못했다. 매출의 대부분을 외국인들, 즉 중국인들이 장악하고 있는 탓이다. 때문에 대대적인 프로모션과 할인 이벤트를 진행해도 좀처럼 회복세에 접어들지 못하는 면세점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국면세뉴스는 국내·외 크고 작은 사건들에 큰 영향을 받는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운 국내 면세산업의 현실을 진단해 보고, 업계가 외부충격 유연성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1.학계의 주문 ‘메르스에 포위된 면세업계, 출구전략 있을까’
2.업계의 역할 ‘생존을 위한 다변화 전략, 빅데이터 분석부터 시작해야’
3.정부‧기관의 협조 ‘업계부양 위한 해결책, 결국 이곳에서부터 시작’


d_0707_001


면세사업은 해외로 출국하는 자를 대상으로만 하는 특수 사업이기 때문에 관광산업과의 연결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메르스 때문이 아니더라도 최근 구매력을 가진 중국인 관광객들은 일본이나 명품의 본고장인 유럽지역으로 여행지를 바꾸는 경향을 보여 왔다.


국내 면세산업이 최대 실적을 냈던 작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한국관광문화연구원/2014년 2월)’에서 밝힌 중국인 관광객의 만족도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조사대상 16개국 중 14위로 최하위권에 기록됐으며, 재방문율 또한 25.7%에 그쳤다. 반면 일본의 외래 여행객 재방문율은 60%가 넘는다. 실제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여행 시 불만사항 중에선 ‘관광자원 부족’(41.6%) 비중이 제일 컸다. 이어 ‘단조로운 일정과 자율성 부족’(22.1%)이 등이 차례로 꼽혔다.


물론 일본이 중국인 관광객을 대거 흡수하게 된 요인은 엔저 영향이 크다. 그러나 기저에 볼거리 즐길거리와 먹거리, 숙박, 서비스를 다 갖춘 일본의 관광인프라가 깔려있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엔저와 더불어 구매 장소에서 즉시 세금을 돌려주는 관광객 편의 위주의 쇼핑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쇠퇴해가던 일본의 전자거리(아키하바라)는 활기를 되찾았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문체부, 법무부, 외교부 등과 협의해 메르스 관련 방안으로 방한 외국인 비자수수료 면제와 일본비자 소지 시 무비자 입국허용 등을 실시 중이다”고 하지만 한번 발길을 돌린 중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최대 호황기인 여름 장사를 다 접은 셈”이라며 “워낙 외부요인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업계 자체적으로 극복하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의 여파가 회복되기엔 시일이 너무 오래 걸리고 있다는 점. 하지만 해결책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관세청 관계자는 “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알지만, 우리는 특허권을 부여하고 업체가 고시사항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관리‧감독하는 입장”이라며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그러나 면세산업은 유통업 중에서도 재고부담이 크고, 관련법규가 복잡하며, 외부환경에 따른 변수가 많다. 규모가 커진 만큼 유동성도 줄어들게 된다. 때문에 건강하게 업계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선 위기상황 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부의 조치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사례로 면세사업자의 수익악화 주범으로 지목된 인천공항 임대료는 업계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과열경쟁으로 높아진 임대료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업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가 한 달이 조금 넘어간 시점이므로 추이를 더 지켜본 뒤 회복세가 이어지지 못할 경우 임대료 할인이나 다른 방법들을 타진해 볼 것”이라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업계는 메르스와 같은 전국가적 사태에 대한 관광업 별도의 매뉴얼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를 위해선 관광업계 전반에 걸쳐 국내 방한 외국인의 만족도가 낮은 근본적인 원인파악과 그에 걸맞은 해법을 찾아야한다. 단발성 조치로 상황을 모면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민관이 합심, 하나하나 풀어가야 할 숙제가 많다. 업계는 저가의 쇼핑관광을 지양하고, 민관이 적극적으로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인프라를 개발, 여행자 편의 중심의 세제 간소화 등으로 타격 입은 산업복구에 각 주체들이 나서야 한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새로운 이윤창출 분야를 찾기 어렵다보니 최근 성장폭이 컸던 면세업에 집중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입찰역시 업계성장에 긍정적 영향보다 재벌총수들의 자존심 싸움으로 변질된 모습이다”고 안타까워했다. 과당경쟁으로 인한 피해는 결국 업체들에 고스란히 되돌아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내부적 분란보다는 업계가 발전할 수 있는 정책적 요소는 무엇인지, 국내외 현황 분석을 통해 사업의 발전방향성은 무엇인지 업계와 관련 기관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