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포럼, 이언주 前 국회의원 초청 '한국정치에서의 여성정치' 주제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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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포럼, 이언주 前 국회의원 초청 '한국정치에서의 여성정치' 주제 특강
  • 허남수
  • 승인 2020.11.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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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가부장적 정치문화에서 중진급 여성 리더를 많이 길러내기 위해선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도 견고하게 존재하는 남녀차별적 '유리천장'의 타파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역중견언론인들의 인문학 모임인 세종포럼(총무 안재휘)은 10일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목련실에서 이언주 前 국회의원(변호사, 행동하는 자유시민 대표)을 초청해 '한국정치에 있어서 여성정치'라는 주제로 특별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강연에서 이 전 의원은 "그동안 여성은 정치의 대상이었지 주체가 된 적이 없었다. 여전히 정책결정 등을 담당하는 상층부에는 여성의 비율이 적다. 유엔에서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을 적어도 30%까지 확대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17대 국회 이전까지만 해도 6% 정도에 머물던 것이 17대와 18대에 13%대에 이르렀고, 이번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여성 국회의원 수도 57명(지역구 29명, 비례구 28명)으로 전체의 19%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는 OECD 회원국의 여성 의원 비율(2017년 기준 28.8%)보다 약10% 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더우기 거대 여야 정당의 지역구 여성 후보 공천비율은 민주당 12.6%, 미래통합당 11.0%에 불과했다"며 전근대적인 남녀차별적 정치문화를 꼬집었다.

이 전 의원은 "정치권은 여성을 공천하고 싶어도 경쟁력있는 후보를 찾기 어렵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거짓말이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의 경우 지역구 여성 후보의 당선률은 무려 62.5%였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24명이 출마해 무려 80% 가까운 19명이 당선됐다. 결론적으로 여성이 엄청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여성들의 경우 연대의식이 약하고 리더 즉, 대장이 되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가부장적 정치문화인 '유리천장'은 분명히 존재하며, 여성 정치인들을 마치 꽃이나 장식품처럼 여겨 대변인이나 초선, 보조 역할 등에는 잘 배려하지만 정작 비중있는 정치 리더가 되려고 하면 엄청난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며 3선 이상 여성 의원이 전혀 없는 남성우월적 정치문화 개혁의 당위성을 지적했다. 

이어 "기존 정치에서 여성들은 조직을 유지하는데도 어려움이 매우 많다. 여성들은 학연, 지연, 혈연 등이 남성만큼 강하지 못하다. 같은 여고동창이라도 동창생들이 전폭적으로 밀어주는 문화가 거의 없다. 여성들은 또한 개인주의적이고 가족중심적이다보니 정치자금이나 위법한 것에 대해 대범하지 못하다. 여성들이 정치의 주역으로 나서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여성의 힘과 역할에 대한 자각과 실천이 절실히 요구된다. 정치개혁적 차원에서 많은 여성 정치인들이 배출되고 중진 여성정치인들이 많아질 때 한국 정치문화는 바뀔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전 의원은 "앞으로의 사회는 융합의 시대, 문화의 시대, 수평적 시대로 슈퍼우먼처럼 멀티플레이어가 돼야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여성 리더가 최소한 어느 정도 비중이 있어야 우리사회가 정상적으로 발전 가능한 만큼 여성 리더와 여성의 개혁적 장점들이 널리 확산되고 보편화돼야 한다. 따라서 여성 리더 자리에 오르거나 그런 역할을 하는 여성들은 사명감을 갖고 향후 리더로 성장하고자 하는 여성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연대의식이 필요하다.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는데 한시적으로나마 시스템을 통해 도와야한다.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 아니라 여성의 장점들을 살리면서 능력을 키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년 서울과 부산시장 재보궐선거와 관련 이언주 전 의원은 "우리 공직사회가 나이가 많아지고 지위가 높아질수록 무의식 중에 성(性) 인지 감수성(gender sensitivity)이 더욱 낮아지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면서 "이른바 이번 '젠더선거'의 절대과제는 여성과 남성의 출발선이 달라서는 안되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있는 '불평등의 고착화'를 타파하지 않으면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는 결코 세워질 수 없다"고 역설했다.     

사진=세종포럼

허남수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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