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샬롯홈 기습종료에 고객 AS는?...신동빈 회장 신년사 핵심가치 '고객신뢰'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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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샬롯홈 기습종료에 고객 AS는?...신동빈 회장 신년사 핵심가치 '고객신뢰' 어디로
  • 황찬교
  • 승인 2021.01.19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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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과거의 성공 경험을 과감히 버리고 최고경영자(CEO)부터 달라진 모습으로 혁신을 추진하라. 저부터 변화의 선두에 서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올해 처음 계열사 사장단과 마주한 자리에서 던진 말이다. 신 회장은 화두로 '혁신과 실행'를 주문했다.

신 회장이 체감하고 있는 위기감은 깊다. 최근 몇 년간 고강도 변화를 주문하고 있는 그는 이번에도 사장단을 향해 격려보다는 질타에 비중을 두고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부진한 경영지표와 그간 탄탄한 경쟁력을 쌓아왔다고 자부했던 핵심역량이 유례없는 코로나19로 여지없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오프라인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이후 10개월간 114개 점포를 닫고 직원 1994명을 줄였다.

롯데는 지난해 4월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을 출범하면서 약 3조원을 투입했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롯데온의 애플리케이션 월 사용자 수는 112만명으로 1위인 쿠팡(2141만명)의 5.2% 수준에 그친 것은 이에 대한 '방증'이다. 

그래서 신 회장은 "미래 관점에서 비전을 수립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환경에 부합하는지 수시로 재점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말미에 "고객과 사회로부터 받은 신뢰를 소중히 지켜나가며, 긴 안목으로 환경과의 조화로운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이 각 사장단에게 주문한 롯데만의 경쟁력과 핵심가치는 연초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롯데쇼핑이 지난해 1월 야심차게 선보였던 음성 주문 인공지능(AI) 스피커 샬롯 홈 서비스를 다음달부로 종료한다. 말로 쇼핑을 하는 보이스 커머스의 테스트 베드(실험장) 역할을 기대했으나 생각보다 이용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샬롯홈은 스피커에 주문할 상품을 말하면 화면에 선택 가능한 제품이 뜨고 주문으로 연결된다. 롯데백화점과 롯데슈퍼, 롯데홈쇼핑, 롯데리아에서 판매되는 상품과 서비스를 주문·이용할 수 있다. 이어 롯데시네마 예매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었다. 또한 샬롯홈은 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해 국내 스타트업과 기술제휴를 맺고 날씨와 요리 레시피, 교육뉴스 등 18가지 콘텐츠를 샬롯홈을 통해 선보일 계획이었다.

롯데쇼핑은 당시 샬롯홈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손바닥 2개를 맞붙여 놓은 크기의 이 스피커가 롯데그룹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DT혁신(Digital Transformation)의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신동빈 회장이 언급한 '혁신'이 롯데에서 구현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15일 롯데쇼핑은 샬롯홈 서비스 고객들에게 오는 2월 7일부로 기존에 제공하던 서비스와 AS(사후관리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국내 음성 인식 기능이 이용자의 모든 언어를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고도화 되지 않은 데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빠르고 정확한 주문이 가능해 많은 이용자들이 샬롯홈을 쇼핑 보다는 태블릿 PC로 이용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샬롯홈의 권장 소비자 가격은 45만원이지만 중고나라, 당근마켓 등 중고 시장에서 4~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용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롯데쇼핑 측이 "유튜브, 시계, 알람, 타이머 서비스는 계속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AS를 더이상 제공하지 않아 고장나도 수리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면세뉴스는 고객에게 제공한 샬롯홈 회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롯데쇼핑 홍보실에 문의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가 없었다. 

사진=롯데그룹

황찬교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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