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래드호텔 피해자측, "사과無, 증거인멸까지...거짓말로 호도"...호텔, "사과했다. 진료도 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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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래드호텔 피해자측, "사과無, 증거인멸까지...거짓말로 호도"...호텔, "사과했다. 진료도 권해"
  • 민병권 박주범
  • 승인 2021.01.28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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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5성급 호텔 직원이 잘못 서빙한 주방세제를 한 고객이 모르고 마신 사건이 발생한 이후, 해당 고객측과 호텔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서울 콘래드 호텔

한국면세뉴스의 취재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전자우편으로 해당 사고에 대한 한 통의 제보가 들어온 후, 한국면세뉴스는 사실여부와 사건개요에 대한 호텔측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통해 질의와 답을 진행했다. 당시 콘래드 호텔 측의 입장과 접수된 제보를 토대로 지난 4일 한국면세뉴스는 서울 유명 호텔 직원이 시럽 대신 주방세제를 서빙해 고객이 이를 마신 황당한 사건을 보도한 바 있다. (한국면세뉴스 2021년 1월 4일 [단독]콘래드호텔, 시럽통에 '세제' 담아 서빙..."직원 실수, 피해 적극 대처 중") 

취재가 시작된 후 해당 뷔페식당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정부 방침으로 1월 한 달간 뷔페식당 영업을 중지한다"고 호텔 홈페이지와 뷔페식당 입구에 공지를 했다. 하지만 호텔이 운영하는 기타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그릴바, 라운지 등은 영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호텔관계자는 "뷔페식당은 고객이 이동을 하면서 다른 고객과 접촉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부득이 일시 영업 중지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업을 하고 있는 여타 레스토랑의 분위기는 고객 몇 테이블이 눈에 띌 뿐 한산한 분위기였다.

뷔페식당 입구에 공지된 일시 영업중지 안내

사건에 대한 기사가 보도된 후 피해자측은 "사과도 없고, 증거도 인멸했다. 무료숙박권 등으로 무마만 하려고 한다"고 분노하고 있는 반면, 호텔측은 "즉시 사과했고, 병원 진료도 수 차례 권했다. 모든 정보는 경찰에 제출했다"고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A씨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뷔페에서 지인들과 식사 도중 직원에게 커피 시럽을 주문했는데, 직원이 세제를 갔다 주는 바람에 A씨가 이를 모르고 마신 사건이 발생했다. 취재 당시 호텔측은 A씨와 일행에게 즉시 사과했으며, 응급실 진료를 권했다고 전했다.

보도 이후 피해자측은 "호텔은 즉시 사과하지 않았고, 바로 병원 진료을 권하지 않았다.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우리에게 '주위 다른 고객들이 알지 못하게 대처해줘서 고맙다'고 할 정도로 피해자와 우리 일행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호텔은 허위 주장과 일부 거짓말로 상황을 호도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한 "신규직원의 실수라는 호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사고 이후 호텔측으로부터 받은 메일을 보면, 5년차 직원이 세제를 우리에게 제공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세제를 마신 후 맛이 이상해 문의했으나 어떤 조치나 설명도 없었다"며, A씨가 스스로 화장실 위치를 물어 음식을 모두 토해낸 후에야 호텔 관리자가 괜찮냐고 물어봤다고 설명했다. 즉시 사과했다는 호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호텔 관계자는 "CCTV에 사고 직후 직원과 지배인이 A씨에게 즉시 사과하는 장면이 찍혀있다. 모든 식당에서는 고객응대 메뉴얼이 있기 때문에 피해자측이 주장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콘래드호텔은 고객이 요청한 CCTV 확인을 개인정보와 사생활 침해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아래는 한국면세뉴스의 질의와 호텔의 답변이다.

사건 당시 호텔측이 잘못 서빙한 세제는 어떤 종류인가?
 
현재 호텔에서 사용하고 있는 세제는 아니었다. 호텔은 조사를 위해 영등포 경찰서에 모든 정보를 제공한 상태다. 자세한 내용은 영등포 경찰서에 문의하길 바란다.

(피해자측은 사고 당시 호텔측이 세제 종류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았으며, 이후 메일을 통해 특정세제 사진만 보냈다고 전했다. 세제 종류를 알아야 향후 치료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초기 치료 시간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 같아 불안하다고 했다)

A씨가 세제 섭취 후 이상함을 호소했을 때 직원은 이를 인지했음에도 단순히 "시럽을 다시 가져와 드리겠다"고 그냥 갔다고 한다.

A씨가 시럽 맛이 이상하다고 했다. 직원은 (시럽을 다시 주문한) 고객 요청에 새로운 시럽을 가져다 드리겠다고 응답한 것이다. 실수로 세제가 제공된 사실을 확인한 후 식음료 매니저는 즉시 사과했다. 병원 검진을 여러 차례 제안했으나 고객이 거부했다.

(피해자측은 세제를 인지한 직원 B씨와 다시 시럽을 서빙한 직원 C씨는 다르다고 확인했다. 즉, B씨가 세제임을 인지했으나 아무런 조치 없이 그냥 자리를 떴으며, 이후 C씨가 시럽을 가져온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진료를 거부한 적이 없으며 일행 식사 후 병원에 가겠다고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피해자측은 호텔측이 식사 테이블을 즉시 치웠다고 한다. 이를 증거인멸이라고 주장하는데, 당시CCTV 영상 등을 제공할 수 있나? 

A씨가 화장실에 간 사이 직원이 바닥에 있는 유리잔을 정리한 것뿐이다. A씨가 돌아와 잔을 요청하자 직원이 다시 가져다 드렸다. 이 정보를 포함한 모든 자료는 영등포 경찰서에 제출된 상태다.

(피해자측은 호텔의 이 설명은 거짓말이라고 했다. 화장실에서 토하고 돌아온 후 테이블 위의 남은 음식들과 식기들이 모두 치워졌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향후 증거물 제출을 위해 일행 짐 위에 놓아둔 세제가 든 잔도 하락 없이 치웠다고 밝혔다)

사고 당일 현장 CCTV 영상 확인을 피해자측이 요청했을 때 호텔측은 처음에 가능하다고 했으나, 이후 거절했다고 한다.

처음에 당직 매니저가 잘못 언급한 것이다. 내부 규정과 보안팀 확인 결과, 개인 정보와 사생활 문제로 CCTV 공개는 허용하지 않음을 확인했다.

(피해자측은 당일 CCTV를 보여준다는 호텔측의 말을 믿었기 때문에 특별히 신고를 하거나 현장조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호텔 지배인이 문자와 메일을 통해 '호텔에서 일어날 수 없는 끔찍한 실수'라고 인정하면서 무료 숙박권과 식사권을 제안했다고 한다.

맞다. 총지배인이 사고를 인정하면서 사과의 표시로 A씨에게 여러 가지 옵션을 제공한 사실이 있다.

(피해자측은 ‘제공’이 아니라 ‘제안’한 것이며, 사고 장소 등을 떠올리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사의 권고를 설명하며 거절했다고 전했다. 이후 호텔측은 여러 번 유사한 내용을 제안해 피해자가 더 힘들어했다는 주장이다)

A씨가 영등포경찰서에 고소한 것에 대해 호텔측 입장은?
 
콘래드 호텔은 현재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개관 이래 처음으로, 콘래드호텔은 이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모든 직원에게 안전과 위생 관련 트레이닝을 강화했다"며, "이번 사고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불편을 겪으셨을 고객님에게 깊이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피해자측은 "사고 이후 호텔측의 해명이나 설명이 자주 바뀐다"라며, "즉시 사과했다는 주장도, 병원 진료를 여러 번 권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라고 밝혔다.

이어 "화장실에서 토하고 나온 후 호텔 관계자가 ‘괜찮냐. 병원가봐야 하지 않나’를 단 한 번 물어봤을 뿐이다"며, "식사 후 (병원에) 가겠다고 하니 그냥 다들 가버렸다. 너무 무책임한 처사였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호텔측이 사고 경위와 세제 등을 증빙해주지 않아 수사요청하게 된 것이다. 당시 보상이나 처벌, 둘다 우선이 아니었다"며, "사고의 사실관계와 경위, 호텔의 관리상태가 위험하다고 판단돼 재발하지 않게 개선을 요구했던 것으로, 이를 호텔에 확인시켜 달라고 요청했으나 이행하지 않아 고소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건의 진실은 추후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호텔의 일부 해명은 이해할 수 없었다. 잘못 서빙한 직원은 신입이라고 했다가, 5~6년차 호텔 직원이 뷔페에 처음 배치되어 신입이라고 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일이 서툴 수밖에 없는 신입직원의 실수라 치부하려 했다는 의구심이 들었다.

어떤 세제인지는 시럽통에 세제를 넣은 직원에게 확인할 수 있는 간단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서를 통해 확인하라고 한 점, 사건 발생 즉시 식사 테이블을 치웠는지, 병원 진료를 수 차례 권했는지와 A씨에게 즉시 사과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CCTV 공개를 거부한 점 등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 내용들은 양쪽의 의견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지점이다.

콘래드호텔은 이 사건이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쟁으로 확산되지 않으려면 해당 영상이나 본인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를 공개해야 한다. '호텔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끔직한 실수'라고 인정한 호텔의 진정성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이를 공개해야 함이 마땅하다.

피해자측 주장대로 호텔이 사건 발생 직후 식사 테이블을 부리나케 치운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한 법률전문가는 “호텔측이 사건을 인정했다고 해서 커피와 세제 등을 피해자의 동의 없이 임의로 치우면 안된다”며, “피해자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증거인멸로 볼 수 있으며 법적으로 이 부분이 인정되면 죗값이 한층 무거워 질 수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사건 이후의 호텔 대응에 분노를 느끼고 있으며, 보상보다는 콘래드호텔이 법적 처벌을 받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012년에 문을 연 콘래드 서울 호텔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5성급 고급호텔이다. SIFC호텔디벨로프먼트 소유인 이 호텔은 서울에서 처음으로 세워진 콘래드 호텔이다. 콘래드의 명칭은 회사 설립자인 콘래드 힐튼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으며, 이후 호텔을 지칭하는 용어가 되었다.

민병권 박주범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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