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시강 "차서준, 다음 생에 꼭 행복했으면…'비밀의 남자'는 배우 인생 성장시켜준 작품"
상태바
[인터뷰] 이시강 "차서준, 다음 생에 꼭 행복했으면…'비밀의 남자'는 배우 인생 성장시켜준 작품"
  • 김상록
  • 승인 2021.02.27 0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준이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한 사람으로서 정말 고생했고, 이제라도 편안하게 행복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전해주고 싶어요. 사랑한다는 말도 함께요." 

배우 이시강(34)은 지난 10일 종영한 KBS2 일일 드라마 '비밀의 남자'에서 DL 그룹 후계자 차서준 역을 맡아 열연했다.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으나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는 여리고 상처가 많은 캐릭터. 주인공인 강은탁(이태풍, 유민혁 역) 못지 않은 존재감을 뽐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친형처럼 믿고 따랐던 유민혁, 진심으로 사랑했으나 이뤄질 수 없었던 여인 한유정(엄현경), 쇼윈도 부부로 지낸 아내 한유라(이채영), 유민혁의 친모를 살해해 법의 심판을 받게 된 어머니 주화연(김희정) 등 얽히고 설킨 인물들 간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2011년 보이그룹 키노를 거쳐 10년 만에 어엿한 배우로 성장한 이시강이다.

'비밀의 남자'는 사고로 일곱 살의 지능을 갖게 된 남자 이태풍이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남은 뒤 한유라, 주화연에게 복수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해 9월 첫 방송 후 21.3%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일일 드라마는 월·화, 수·목 같은 평일 미니시리즈에 비해 경쟁이 덜한 편이지만 20%대의 시청률은 분명 주목할만한 기록이다.

한국면세뉴스는 최근 이시강과 진행한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비밀의 남자' 종영 소감과 향후 계획을 들었다.

Q. 촬영을 마친 기분이 어떤가요? 코로나 때문에 애로 사항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촬영 환경이었기 때문에 힘들었어요. 하지만 모든 스텝분들, 배우 분들과 호흡이 잘 맞았고 분위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아무도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고 무사히 마쳐서 너무 다행이죠. 시청률도 잘 나와서 기분 좋게 촬영에 임할 수 있었어요."

Q. 전작 '해피 시스터즈'에서 연기한 민형주가 대기업 본부장이었는데 '비밀의 남자' 차서준 역시 재벌그룹 후계자 본부장입니다. 외적인 배경이 비슷한 캐릭터를 연이어 맡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두 사람 모두 재벌이긴 하지만, 재벌이라는 부분을 겉으로 내세우고 다니는 성격이 아니에요. 차서준은 악역 포지션으로 들어왔던 캐릭터였는데 그런 점은 민형주와 많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이후 차서준을 연기할수록 본성이 너무 착한 캐릭터라는 것을 깨달았죠. 작가님이 회를 거듭할수록 마음이 따뜻한 인물로 만들어주지 않으셨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Q. 실제로 차서준과 같은 재벌그룹 후계자로 태어난다면 어떨 것 같나요?

"아직 겪어보지 않았지만 상상만 해도 너무 좋은데요. 마다할 이유는 없죠 하하."  

Q. 차서준을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무엇인가요? 차서준이 불쌍하고 안타깝다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많습니다. 연기 하면서 댓글이나 시청자 반응은 자주 봤나요?

"'진심'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유정이에 대한 진심, 부모님에 대한  진심, 아끼는 형에 대한 진심…이런 것들이 잘 쌓여야 서준이가 악역으로 비춰지더라도 거기에 납득할만한 이유가 생길 거라고 봤거든요. 매 순간 진실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분들이 차서준 캐릭터가 안쓰럽고 불쌍하다며 동정표를 주신 것 같아요" 

Q. 시청률에는 만족하나요? 드라마가 인기를 얻은 비결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요?

"드라마 전개가 워낙 빠르고 흥미를 끄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조금 황당한 설정도 있었지만요. (웃음) 배우들끼리 30프로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얘기 했는데 저희 예상대로 반응이 좋아서 너무 기뻐요.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성실하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성적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모두에게 피해가 되지 않으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고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대사를 몇가지 꼽을 수 있나요?

"마지막에 서준이가 죽는 장면은 기억에 평생 남을 것 같아요. 대본 보면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서준이가 죽기 직전 유정에게 ‘나 너 만난 거 후회 안해.’ ‘늘 받기만 했는데 주는 게 행복하다는 걸 너 때문에 알게 됐어. 고마워~.’라고 말하는 장면도 잊을 수 없어요.
서준을 연기하면서 심적으로는 조금 힘들었던 만큼, 다음 작품에는 더 행복한 역할을 맡았으면 좋겠어요."

Q. 상대역인 엄헌경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뻔한 말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정말 최고였어요. 현경이 누나가 저보다 한살 많은데, 나이가 비슷해서 더욱 빨리 친해질 수 있었어요. 저희는 서브 주인공인데도 불구하고 서준 유정이 꼭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Q. 차서준은 한유라와 결혼 했음에도 한유정에 대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는데 이런 복잡한 상황을 연기하기가 어렵지 않았나요? 실제 그런 상황에 놓인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 것 같나요?

"애초에 결혼을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결혼을 할 수 밖에 없다면 최대한 빨리 이혼을 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달려가는거죠."

Q. 후반부에 차서준이 유민혁을 구하려다 교통 사고로 숨졌어요.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들었나요?

"처음에는 납득할 수 없었고 너무 슬펐는데 그래도 나 하나의 희생으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킬 수 있다면이라고 생각하니까 의외로 담담하게 받아들여지더라고요. 
비록 서준이는 죽었지만 하늘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지 않을까요." 

Q. '비밀의 남자'는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나요? 

"배우 인생에 있어서 큰 성장을 하게 해준 감사한 작품이죠. 서준이의 여러가지 감정선을 연기하느라 공부가 많이 됐고 이전보다 한 단계 더 올라간 기분이 들어요. 
서준이는 제 마음 속에 영원토록 남을 것 같습니다."

Q. 휴식기 동안 무엇을 하며 지낼 예정인가요? 

"제대로 쉬지 못하는 스타일이에요. 이번에는 마음 편하게 푹 쉬어보려고요. 휴식이 끝나면 다시 운동을 시작하고 재정비해서 좋은 작품에 임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고 싶어요. 의사, 변호사, 사이코패스 등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들이 너무 많아요. 앞으로 연기할 시간은 많을 테니 조급해하지 않고 재미있게 연기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사진=에이코닉 제공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관련기사
더보기+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