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여객선 보고도 포탄 발사..."화포 방향 바꿔 발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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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 여객선 보고도 포탄 발사..."화포 방향 바꿔 발포했다"
  • 민병권
  • 승인 2021.06.02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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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166명을 태우고 울릉도 사동항을 출발해 포항을 향해 가던 여객선 주변에 난데없이 포탄 4발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일 MBC뉴스는 현대중공업이 해군 호위함을 군에 인도하기 전 함포 성능 평가 발사시험을 위한 사격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선사 관계자는 "배 전진 방향 쪽으로 100~150미터 전방에 포탄 같은 게 떨어지면서 물기둥이 올라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통상적으로 동해상에서 함포 사격과 같은 훈련을 할 때는 한 달 전쯤 미리 해당 지역을 통과하는 여객선사에 훈련 사실을 통보하는데, 정작 함포 격발 시험이 있었던 사고 수역의 여객선 2척은 이런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포항지방해양청에 군함 함포 성능 실험과 관련한 사격 계획을 사전에 통보했다'는 입장이라 양측 주장이 혼선을 빚고 있는 양상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군함의 대공 사격 평가를 진행하기 위해 사격 시험 중이었다"며, "여객선 2척이 사격구역으로 접근해 항로 변경을 요청했지만, 한 척이 사격 구역으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객선을 맞히면 당연히 안 되니까 함정이 화포 방향을 바꿔서 여객선 쪽으로 가지 않도록 해서 사격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격구역 내 민간 여객선이 접근했을 경우 경고 방송과 함께 모든 사격 시험을 중단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화포 방향을 바꿔 여객선 쪽으로 가지 않도록 발포했다'는 현대중공업의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해군과 함께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시운전과 사격을 진행했지만, 이번 시험으로 여객선 승객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보도를 접한 시민 A씨는 "국민의 안전을 지켜줄 국방 자산이 자국민 여객선 격침이란 오명을 가져올 수 있는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의설명은 도저히 이해되질 않는다"고 전했다.

또한 사전 시운전 계획이 통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사격구역에 어떻게 여객선 2척이 진입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사고 경위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사진=MBC뉴스캡처

민병권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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