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위기" 국내 면세 산업, 차이나 리스크 급부상...정부, 정책 지원 체계 구축해야 [비욘드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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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위기" 국내 면세 산업, 차이나 리스크 급부상...정부, 정책 지원 체계 구축해야 [비욘드 코로나]
  • 황찬교
  • 승인 2021.06.1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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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가져온 지각변동에 관광 및 면세점 산업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관광 코리아는 80년대로 후퇴했다. 이런 와중에 중국 정부는 해외로 나가는 중국 관광객의 발길을 중국내로 끌어들이면서 국내 면세점 산업의 차이나 리스크가 급부상하고 있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지난 10일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면세점협회, 한국관광학회, 한국관세학회 등과 공동으로 '면세산업의 장기적인 발전 전망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토론회에 참석한 김재호 인하공업전문대학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 되기 시작한 2020년 2월 이후 면세점 업계는 심각한 매출 절벽에 시름하고 있다. 지난 2019년 한해 동안 16조원 가량의 매출과 2000억여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나 지난해 매출은 8조600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고 영업이익도 4000억원 가량 손실을 기록했다.

면세점 업계 종사원은 심각한 고용 불안을 겪고 있다. 종사원수도 지난 2019년 3만5000여명에서 2만여명 수준으로 43%나 급감했다. 

이에 정부는 침체된 면세점 산업의 활력 제고를 위해 출국장면세점 영업료 약 4740억원과 특허수수료 약 223억원 감면, 내수통관 및 제3자 반송 허용,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한시적 허용 등 지원 정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면세점 업계의 매출 절벽 해소에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반면 중국 정부는 내수시장 활성화 정책에 따라 하이난 성을 요충지로 결정하고 과감하게 다양한 규제 개선을 단행했다. 기존 면세한도를 3만위안(510만원)에서 10만위안(1710원)으로 상향하고 판매품목도 38종에서 45종으로 확대했다. 이는 전세계 주요 면세점 중에서 유일하게 CDFG(China Duty Free Group)만 매출액이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다. CDFG 지난해 매출액은 66억 유로(약 9조원)로 전년대비 8.1% 성장했다. 반면 지난해 면세점 매출 1위였던 스위스의 듀프리는 전년대비 71.1% 감소했다.

문제는 하이난 성이 끝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성에도 하이난 성과 같은 중국 정부의 혜택을 등에 업은 면세점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코로나19 이후 기타 동남아 관광객이 국내 면세점이 아니라 하이난 면세점 같은 중국 면세점으로 발길을 돌릴 수도 있다.

김재호 교수는 "정부는 국내 면세점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책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일환으로 그는 "면세사업 중장기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현재 매출액 기준의 특허수수료 부과 방식을 영업이익 기준으로 부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주변국의 면세한도 규정과 경제성장 등을 반영해 내국인 구매한도를 폐지하고 한시적으로 외국인 대상 온라인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젊은층을 겨냥한 SNS 마케팅이나 지역 맘 카페 홍보, TV방송 프로그램과의 연계를 통해 면세점이 단순히 쇼핑공간이 아닌 문화 공간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국민인식 전환 마케팅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계관광기구는 코로나19가 가져온 전 세계 관광산업에 대해 "1950년 이후 최악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면세점 업계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보자'고 했던 고(故) 이건희 회장의 혁신과 도전 정신이 정부에 필요한 시기다.

황찬교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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