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노조 파업, 이재용 '무노조 폐기' 후 처음
상태바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파업, 이재용 '무노조 폐기' 후 처음
  • 이인상
  • 승인 2021.06.26 1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금 인상 중요하지만 사측 협상 태도가 더 문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간부 6명이 21일부터 아산 탕정2캠퍼스 OLEX동 식당 앞에서 사측의 교섭 태도를 규탄하며 닷새째 24시간 천막농성 중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 계열사에서 처음 발생한 파업이다. 그룹 전 사업장에 나비효과를 불러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태풍의 전조가 될까? 농성에 들어간 디스플레이 노조 간부들은 올 초부터 사측과 임금교섭을 해왔다. 그러나 노조가 요구한 임금인상관련 자료가 공개되지 않으면서 사측의 불성실한 교섭 태도를 문제 삼으며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쟁의활동 찬반투표를 진행, 조합원 91%가 찬성해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고 파업을 시작한 것이다. 

노조는 임금 인상률 6.8%를 요구했지만 회사는 노조 출범전 직장협의회와의 기본 인상률 4.5% 이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에 노조는 관련 임금인상 자료를 공개하라며 50건을 요구했다. 이에 회사는 보안상의 이유 등으로 요구한 자료의 7건만 노조에 공개했다.

노조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임금인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노사협상 태도가 더 문제다”며 “임금인상과 관련된 직원 평가 등 노조가 확인하고자하는 자료를 공개한다면 언제든지 협상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회사는 "대화 창구를 열어두고 있다. 노조 측이 응할 경우 언제라도 교섭을 재개할 의향이 있다"고했지만 노조의 요구자료 공개 등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상태다. 

이에 노조는 파업이 간부에 이어 대의원, 조합원 전체로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긴장감은 고조될 전망이다. 

한편 노동계에서는 이번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파업이 테이블에서 협상력을 높이고 삼성에서도 쟁의에 돌입할 수 있다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수가 조합원인 노조가 조업 차질이나 중단없이 첫 파업이라는 상징성을 확보했고, 사측과의 협상에서 목소리를 키우게 됐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이번 파업은 삼성디스플레이 창사 이래 첫 사례다. 또 이재용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원칙 폐기 선언 후 처음 발생한 파업이다. 삼성의 노사문화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되는 꼭지점이다. 

사진=KBS뉴스 캡처

이인상 기자 kdf@kdfnews.com


관련기사
더보기+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